2025 12 22 월

2학년 2학기

by Chris Paik 백결

오늘은 아침 6시부터 학교에서 춤 연습을 했다. 6시는 너무 이른 시간이어서 학교 건물은 아직 잠겨있고, 우리는 급식실 앞 큰 거울 앞에서 연습했다. 진짜 준내 추웠다. 손이 어는 것 같았다. 그래도 춤을 좀 추다 보니 몸에서 열이 나긴 했지만 힘들어서 좀만 쉬면 바로 체온이 떨어져서 추웠다. 다시는 이렇게 연습하고 싶지 않다. 밖에서 연습할 수밖에 없었던 게, 아침 6시에 누가 인핏 연습실을 먼저 대실을 한 것이었다(누군진 모르겠지만 열정 인정이야).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2시간 동안 밖에서 벌벌 떨며 춤추고 배고파서 편의점에서 과자를 사 먹었다. 9시가 되어 종례도 아니고 조회가 겨우 끝났는데 졸리고 피곤했다. 누가 내 고생한 것 좀 알아줬으면 좋겠다.

축제가 곧이었기 때문에 학급 부스 꾸미기를 슬슬 시작했다. 신문지를 묶어 창문에 붙였다. 우리 학급 부스는 공포 방탈출이라서 외부의 빛을 전부 차단해야 했기에 신문지를 두 겹 세 겹 써가며 바깥에서 빛이 아예 안 들어오게 했다. 그래도 다음날 환기는 해야 했기에 창가 쪽 뒷창문엔 신문지를 안 붙였다.

방과 후에 공연 리허설이 있었다. 하…, 할 말이 많다. 우선 첫째로, 우리가 분명 음원을 수정해서 제출했는데 이번 오디션에서는 그게 반영이 안 됐다. 그래서 MONEY와 O.O 사이에 간격 시간이 더 짧았고, 우리가 준비하던 것보다 O.O가 먼저 재생되어 부랴부랴 안무를 맞추느라 대형도 엉망이었다. 근데 사실 수정 음원으로 했어도 대형은 개판이었을 것 같다. 승현이랑 지현이가 부딪히는 걸 내가 춤추면서 직접 봐버렸다. 그걸 보자마자 힘이 쭉 빠지고 하기 싫어졌다. 짜증이 났다. 나도 중간에 휘청거렸다. 이렇게 하다간 실제 공연에서도 이 꼴이 날 듯하다. 제발 그러지만 않았으면 좋겠다.

리허설이 끝나자마자 나는 다이소에 갔다. 칠판등에 붙일 빨간 셀로판지를 확인해 보니 예상과는 다르게 아주 두껍고 길이가 짧았기 때문에 빨간 셀로판지를 새로 사야 했다. 그렇게 다이소에 갔는데 셀로판지가 없다고 한다. 요즘 드는 생각인데 다이소에 뭔갈 사러 가면 그 물건이 다이소에 있었던 적이 없다. 분명 진열된 물건은 많고 다양한데 내가 필요한 것만 쏙쏙 골라서 없는 것 같다.

어쨌든 그렇게 빈손으로 다이소에서 나와 집에 가면서 근처에 문구점이 있나 검색해보니 근처에 알파 문구점이 있었다. 근데 왔던 길을 돌아서 가야 했다. 그래서 돌아갔다. 계속 걷고 걸어서 알파 문구에 도착해보니 바로 옆에 아까 그 다이소가 있었다(…). 근데 더 비참했던 건, 알파 문구에서도 빨간 셀로판지를 안 파는 것이었다. 그래서 결국 집까지 걸어갔다! 집에 도착하니 다리가 너무 아팠다. 집에 엄마 아빠가 없었다. 침대에 누워 유튜브를 보다 보니 엄마 아빠가 집에 들어오셨다. 엄마 아빠도 내가 셀로판지가 필요하다는 말을 듣고 근처 대형 다이소를 돌다 왔는데 셀로판지는 없었다고 한다. 이제 다이소는 믿지 않기로 했다.

그 후 저녁을 먹으러 갔다. 무슨 ‘코지’에 간다고 해서 나는 카페에 가는 줄 알았지만, 코지하우스라는 고급 레스토랑이었다. 연말 분위기로 아주 따뜻하게 잘 꾸며놓았고 음식도 맛있었다. 파스타를 먹고 있는데 직원이 찾아와서 우리가 시킨 폭립이 다른 테이블에 먼저 나갔다고 죄송하다고 했다. 그래서 우린 괜찮다고, 천천히 준비해달라고 했더니 잠시 뒤 그 직원이 다시 찾아와 피자 쿠폰을 주었다. 아빠는 직원이 돌아간 뒤 그 자리에서 친절함의 중요성에 관해 설명해주셨다.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선 오랜만에 가족들끼리 웃고 떠들었다. 즐거웠다.

아, 그리고 요즘 빠진 노래가 있다. 새로운 장르에 빠진 듯하다. 좋다.

♪ flwrs (feat. 김뜻돌)/예현(YEH)

시험도 끝나고 요즘 할 게 없어서 오랜만에 도서관에서 디자인 책을 빌려 읽었다. 얇은 책이긴 했지만, 점심시간과 사문시간 동안 앉은 자리에서 다 읽었다. 기존에는 막연하게 ‘디자인’을 할 거라는 생각만 했지, 정확한 방향성을 구체적으로 확립하지 못했는데 이번에 책을 읽으며 그 방향성을 좀 잡아놓은 것 같다. 레이아웃을 쌓는 편집 디자인, 그리고 브랜드 디자인. 그 둘을 접목한 많은 작품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물론 그럴 시간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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