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오도르, 내 아이야. 이 할미가 해주는 이야기를 잘 간직해 두렴.
먼 우리의 조상은 하늘에서 왔다고 했던 말 기억하니? 그래. 이 세상이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무렵에 조상님들은 빛나는 배를 타고 내려와 축복의 의식을 준비했단다. 축복의 의식은 세상이 살아 숨 쉴 수 있도록 너른 대지에 생기 가득한 생명체를 뿌리고, 태양과 달 자매를 짝지어 세상이 눈을 뜨고 감아야 할 시간을 알려줬지. 메마른 땅에는 잉태할 생명들의 소금궁전을 지었단다. 모든 게 순조로이 준비되어 갔지.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땀 흘려 일궈 나갔어. 그 광경은 정말 대단했단다. 다만, 하늘의 왕은 한 가지 만족스럽지 않았던 게 있었지. ‘지루하군…’
그러다 왕은 재미있는 발상을 떠올렸지. 너무나 완벽해 보이는 저 아래 세상에 몰래 어떤 어두운 ‘감정’의 결정체를 소금궁전 안에 숨겨두었다고 해. 그 감정은 바로 ‘사랑’이었어. 소금궁전에 사는 생명체들은 그 사랑과 가장 가까운 친구가 되었지. 태어나면서부터 함께한 그 감정들 때문에 세상에는 점차 욕심과 배신이 난무하고 싸움이 벌어지기 시작했어. 그게 바로 인간세계의 시작이었다. 인간들의 끊임없는 싸움들에 조상님들은 점차 지쳐갔다. 자신들이 애써 만들어낸 완벽한 세계가 점차 무너져 가는 것이 느껴졌어. 소금궁전에 터를 잡고 함께 지내던 태양과 달 자매들도 이제 더 이상 인간들과 함께하고 싶지 않아 졌지. 이때부터 세상에는 빛과 어둠의 균형이 흔들리기 시작했단다. 빛이 드리워야 할 곳에 어둠이 내려앉고 포근한 어둠이 있어야 할 곳엔 작렬하는 뜨거운 빛이 내리기 시작했다. 세상에 위기가 시작되었어. 하늘의 사람들은 다른 하늘로 가버렸다. ‘사랑’ 또한 어디론가 숨어버렸단다. 사라진 사랑의 결정체를 찾으려 아주 많은 인간들이 온 세상을 뒤지기 시작했지. 대지는 불바다가 되었고 소금궁전은 무너져 내려버렸단다. ‘사랑’은 자신의 존재 때문에 세상이 망가져가는 게 참을 수 없이 괴로웠다. 그래서 사랑은 달에게 찾아갔단다. 달 에겐 특별한 힘이 있었는데, 자신을 깎아낸 조각조각들을 흩뿌리면 온 세상이 잠이 드는 신기한 힘이었다. 특별한 힘이지만 스스로를 희생해야 했기에 함부로 쓸 수 없는 힘이었지. ‘사랑’은 달에게 부탁했어.
“소금궁전 터에 당신의 조각을 뿌려주시오, 부탁입니다”
괴로워하는 사랑의 결정체를 집어 들고 달은 이렇게 말했어.
“너를 삼켜 세상의 혼란을 잠재우고 나를 깎아 그곳을 잠재우겠다.”
달이 그곳을 찾아갔을 땐 소금궁전 터는 혼란을 틈타 끝이 보이지 않는 웅덩이가 되어 있었다. 옛 기억을 떠올려 찾아간 장소였지만 소금 궁전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지. 하는 수 없이 달은 너른 바다 위에서 하늘을 쳐다보며 이렇게 말했어.
“하늘의 왕이 소금궁전에 숨겨둔 또 하나의 존재를 나는 알고 있다.”
‘….? 그게 무엇입니까..?’ 달이 삼킨 사랑이 졸린 듯 물었어.
“그 존재는…” 달은 잠시 말을 멈추고, 바다 위로 흩뿌린 자신의 조각들을 바라보았단다.
“사랑이 깨어날 때, 그 존재도 함께 깨어나리라.
그는 잊힌 기억 속에서 태어나, 세상의 균형을 되찾을
마지막 열쇠가 될 것이다.”
구름도, 바람도 달의 조각을 물어 온 세상에 퍼뜨려 그렇게 세상은 잠시 깊은 잠에 들었단다.
알겠니? 아이야, 기억해 내거라. 너는 하늘의 왕의 피를 이은 사랑의 조각을 지닌 존재라는 것을.
본 설정들은 핀터레스트 출처의 아트그림, 사진들을 보고 영감을 받아 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