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을 때 도전해야죠. 아?
INTRO
리미와 나는 아무것도 모르던 쌩신입 시절 진짜 스타트업에 도전했다. 우당탕탕 거리며 매일 고군분투하고 퇴사한 둘의 이야기를 공유하고자 한다. 그래서 입사 첫날에 대한 이야기를 적어본다!
[목차]
0. 회사 들어간 계기
1. 첫인상, 첫 출근
2. 문화는 좋았다. 문화는.
3. 내가 당황했던 부분 = 진짜 프로덕트 이야기
졸업 후 취준이 1년이 넘어가던 쯤, 너무나도 쫄리기 시작했다. 원하던 기업들에 서류는 붙어도 면접에서 계속 떨어졌고 점점 서류 단계조차 떨어지기 시작했다. 거기에 채용이 대폭 줄어들기 시작하면서 준비했던 IT 대기업의 공채는 올해 열지 않는 소식이 들렸다. 그래서 나는 생각에 없었던 진짜 스타트업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이때까진 스타트업에 대해 잘 몰랐다. 그래서 스타트업에 대한 안 좋은 이야기를 듣고 질겁했던지라, 정말 정말 꼼꼼하게 기업을 찾아서 넣기 시작했다. 그렇게 내가 원하던 조건과는 80% 정도 부합했던 곳에서 면접 제의가 들어왔다. 그렇게 들어간 곳이 나의 첫 회사였다.
"안녕하세요.."
어떻게 들어가면 좋을지 고민하다가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들어갔다. 분명 입사일이고, 출근 시간을 알려주셔서 들어간 건데 면접을 봤던 분들은 아무도 계시지 않고 모두가 내 등장에 당황했다.
"누구.."
ㄴㅇ0ㅇㄱ
첫 사회생활이었던 나는 당황했다. '나.. 오늘 입사날 아니었어?'
가볍게 자기소개 후 인사를 드렸고 임시 자리를 알려주셨다. 참고로 당시 회사 규모는 10명이 안 됐다.
돌이켜보면 정말 작았던 회사, 정신없던 내부 상황 속에서 신규 사원을 맞이할 준비조차 안된 스타트업이 참 많다. 정말 바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 스타트업에 들어가는 신입들아 이런 반응에도 놀라지 말 것!)
다행히도 입사 동기가 있었고, 나보다 왠지 어른인 것 같고 사회생활 해보신 분 같은 넉김에 친해지고 싶지만 조심스러웠다. 감사하게도 나한테 먼저 말도 걸어주셨고, 끈끈한 동기애가 생기게 됐다.
하지만 실체를 알아야 한다. 신입들이여, 너무 기대하지 말 것. 중요한 건 프로덕트가 제대로 돌아가는 지다!
우리는 아직 HR팀이 없는 정말 작은 회사였다. 그래서 대표가 직접 회사 문화를 온보딩해줬고, CTO님이 프로덕트 온보딩을 진행해 주셨다.
말로만 듣던 최신장비와 말도 안 되는 복지 (ex : 연차 무제한, 재택 제한 없음 등)를 들으며 '진짜 운영 중인 복지구나'를 느끼며 근로계약서와 스톡옵션 계약을 했다. (대표는 이때까지만 해도 깨어있어 보였고, 쿨하고 멋져 보였다. 아직은 미래를 알지 못한 채...)
퇴사해서 하는 말이지만 디자인 문서는 처참했다.
당연하다. 디자이너가 없었으니까. 아니 있었지만 모두 나갔다.
(1) 디자인 문서 상황
: figma에서 xd로 이전한 상황 (?)
XD가 꼭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Figma가 활성화되고 있는 분위기 속에서 다시 XD로 간 것은 좀 신기했다. 돌이켜보면 디자이너 역할을 대신해 주던 분께서 어도비 프로그램에 익숙하셨기 때문에 XD를 택하신 것 같았다. 하지만 이것이 문제가 아니다. 와이어프레임이 3종류였다. 손그림까지 포함하면 4가지..?
(2) 역시 까봐야 안다. = 말과 실체가 달랐던 상황들
분명 입사 전엔 기획/와이어프레임 단계라 내가 빠르게 합류하면 좋겠다고 했는데 나의 개인사정상 아쉽지만 빠른 합류가 불가능하다고 했고, 입사 날이 다가왔을 땐 와이어프레임은 끝난 상황이라 했었다. 그래서 내가 합류하면 GUI 디자인부터 작업하면 된다고 했는데...
전혀 네버.. 였다.
이 역시 디자이너가 없었다 보니 작업 상황을 진단하고 공유할 사람이 없었던 것 같다. 디자인 역할을 맡고 있던 분께서 공유하시는 말을 CEO가 별도의 확인 없이 OK 했고, 그대로 개발자와 소통 중인 상황이었다. (이것도 돌아보니 드는 생각)
(3) 회사 히스토리 파악하기
히스토리 문서가 정리되어있지 않아 히스토리를 따라가기 정말 버거웠다.
그래서 다짐했다. 나는 다음 디자이너, 팀원을 위해 히스토리를 꼭 기록하리라.
문서들은 전부 개인 페이지에 꽁꽁 숨겨져 있었고 어디서부터 봐야 할지, 누구에게 물어봐야 할지 고됨의 시작이었다. 이것이 정녕 스타트업인 것인가! 험난하겠구만 느끼며 노션을 뒤지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가장 혼란스러웠던 점은
CTO와 다른 COO의 말들... 헷갈림이 시작됐다.
"첫날이라 그런 걸 거야."
같은 말은 단지 "N월에는 개발을 시작해야 해요."였다.
첫 출시 작업치곤 기능이 정말 많았고, MVP와 애자일을 외치는 개발팀과는 다른 상황..
띠용?
내 인생 괜찮을까...? ^.^
그렇게 하루가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