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방 손님이야기] 당신은 구석 자리는 어디인가요?
#1. 책방 손님 이야기
몇 번 퇴사학교에서 강의한 적이 있다.
예전 강의에 만난 분이 지난주 책방을 찾아와 반갑게 이야기를 나눴다.
직장을 다니다 퇴사하고 한동안 인생의 다음 스텝에 대해 오랜 시간 고민해왔고...
그 중 하나가 책방 오픈인데... 강의를 듣고 힘을 얻어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
커피 마시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서점 이름이 궁금해 물어봤다.
코너 스툴이예요
스툴은 작은 의자라고 알고 있지만, 코너 스툴이 뭘 뜻하는지 모르고 있었는데
권투경기 중 사각 링에서 3분간의 격투 후 선수가 잠시 쉬는 코너가 코너 스툴이라고 한다.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와 좋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둘 중 한 명은 쓰러져야 살아나올 수 있는
피할 곳 없는 치열하고 살벌한 사각 링
그리고 외로운 자신과의 싸움...
물러설 곳 없는 링 위에서 유일하게 쉴 수 있는 나만의 구석 자리 휴식 공간...
그러고보면 권투는 우리 삶과 닮았다.
입시를 위해 취업을 위해 달려온 인생...
취업 후에도 잠시 쉴 여유는 없다.
쉬고 싶지만, 주위의 시선과 기대, 요구 속에 계속 뛰어야 하는 우리
그런 치열한 삶 속 싸움에서 나만의 구석자리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코너 스툴 한 곳쯤 가지고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손님들이 바쁜 삶 속 잠시 쉴 수 있는 공간, 그런 책방을 만들고 있지만
이 분 또한 자신 인생의 코너 스툴을 스스로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