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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십일페이지 Feb 24. 2017

TO. 51페이지 사장님께...

책방 손님 이야기


아마 작년 여름이 막 끝나고 가을이 느껴질 무렵~

책방 처음 문을 열고 처음으로 찾아온 손님이었다.



직장생활 하며 많은 인턴 친구들과 일하고 봐와서 그런지

굳이 물어보지 않아도 딱 봐도 취업을 준비하는 4학년이구나 감이 왔다.



첫 손님이라 기억도 하고 있지만

이때 처음으로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아 주위에 대학교도 많고 자취하는 친구들이 많은데
단순히 책 판매 뿐 아니라 저 친구들에게 도움 줄 일이 없을까?



주변에 직장인 지인들을 불러 이 친구들 자소서도 좀 봐주고 고민이 있음 같이 들어주고 조언도 해주는 모임을 진행했다.


막 오픈한 책방 홍보가 시급하던 시기에 진행한 행사라 당연히 모임에 많은 사람이 오진 못 했지만...

위에 소개한 서점에 처음으로 방문했던 그 대학생 손님이 이 모임에도 참여했다.


고민도 들어주고, 조언도 해주고~ 다른 시각에 대한 이야기도 해주며 많은 이야기를 나눴는데~

이 친구가 오늘 학교 졸업을 했다.






졸업식이 끝나고 감사하다며 책방을 찾아와 엽서와 간식거리를 선물해줬다.

엽서엔 빼곡하게 쓴 장문의 글이 있었다.

고민의 시기에 마침 책방을 만나 너무 행운이었다고

덕분에 좀 더 용기를 내고 나를 위한 결정을 할 수 있었다고...


....

고마운 게 정말 많아서 이렇게 펜을 들게 되었어요.
진로 문제로 고민하던 때에 51페이지를 알게 된 것은 정말 행운이었던 것 같아요

대학원 진학과 취업 사이에서, 어쩌면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조금 더 천천히 갈 것이냐, 당장 현실에 맞추어 살 것이냐 하는 선택지를 고민하면서 현실을 선택하려던 제가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할 수 있었던 이유와 용기를 51페이지를 통해 얻었거든요.

주변에선 다들 대학원 진학에 대해 부정적이었지만 51페이지에서의 대화는 처음으로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대해 그리고 시간에 대해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어요.

...

늦지 않았다, 조급해하지 않아도 괜찮다, 조금 더 멀리 보는 선택을 할 필요가 있다.
친구들보다 늦을까 봐 전전긍긍하던 제게 조금은 객관적으로 스스로를 보게 되는 여유를 갖도록 격려해주셨어요.

사장님과의 대화 그리고 자소서를 봐주신 직장인분의 조언, 또 다른 손님과의 소통은 제가 살고 있던 학생이라는 사회와 많이 달라서 처음엔 불안했지만, 그로 인해 이런 용기가 생겼습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향해 나아가다보면
언젠가 도착해있을 미래가 이제는 기대가 돼요!
내 행복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여유를 깨닫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항상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었는데 이렇게 졸업식 날 하게 되네요!
꼭 다시 놀러 올게요!



난 그저 작은 책방에 앉아 

책을 팔고

문을 열고 들어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필요한 사람에겐 나의 경험을 이야기 해주기도 하고 조언을 해줄 뿐인데


나의 이런 작은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니~


대형서점에선 느낄 수 없는

작은 서점에서만 느낄 수 있는 그런 감정 아닐까?



오늘은 

더는 손님이 오지 않아도

더는 책이 팔리지 않아도 기분이 참 좋을 것 같다.

(아내와 우리 딸에겐 혼날 일이지만.... )



자 이제 남 앞가림이 아니라 내 앞가림만 잘하면 문제없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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