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합리적인 측면을 무시해서는 안 되는 이유
코끼리는 태어나면 다리에 쇠사슬을 묶어 기둥에 걸어 두면서 기른다.
답답함에 이를 벗어나기 위해 몇 번 시도해 보지만,
곧 그게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아차린다.
그러고는 이를 숙명으로 받아들인다.
그러고는 어른 코끼리가 되면 쇠사슬을 풀어놓는다.
그래도 코끼리는 여전히 쇠사슬에 묶여 있다고 여긴다.
쇠로 만든 사슬이 아니라 마음의 쇠사슬인 것이다.
그래서 사람의 조종을 받으며 일생을 고단하게 살아간다.
[출처] 행동 뒤에 숨은 심리학 -이영직 지음, Sb출판-
사람들도 이런 `마음의 쇠사슬`을 가지고 살고 있다.
이런 `마음의 쇠사슬`이 사실이고 진실인 것처럼 말이다.
신경과학자들은
인간의 의사결정 과정에는 두 개의 시스템이 작용한다고 말한다.
의식과 무의식이다.
의식은 현재의 상태를 나타내주는 계기판 같은 것으로
의식 자체만으로 사람을 움직이지는 못한다.
여기에 반하여 무의식은 인간의 욕망과 감정을 만들어내는 시스템이다.
[출처] 행동 뒤에 숨은 심리학 -이영직 지음, Sb출판-
라고 말하고 있다.
우리의 의식은
자신이 한 행동에 대해서 이유를 만들어내는 장치일 뿐
자신의 행동을 무의식의 명령인 줄 알지 못한다.
[출처] 행동 뒤에 숨은 심리학 -이영직 지음, Sb출판-
는 것이다.
그러면서 의식은 늘 자신의 행동에 대해 합리화하고 있는 것이다.
말하자면 무의식의 명령에 따르는 것이 의식이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비합리적인 무의식이 작동하여 사람들을 움직이도록 하고서
이성과 의식으로 하여금 이유를 만들어내도록 하는 것이
우리들이 말하고 있는 합리적인 사고라는 말이다.
실은 우리가 모르기 때문에 무의식인 것이지 실제로는 원인과 이유가 있는 의식인 것인지도 모른다.
따라서 사람들이 모르는 것을 사람들이 무의식이라고 부르고
아는 것을 의식이라고 부를 뿐인 것이다.
또는 모든 것의 결과에는 원인과 이유가 없이 작동되고 있을 수도.
어쨌든 사람들은 아직까지 알 수 없는 이러한 무의식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아무튼 이런 심리 구조를 심리학에서
<무의식적 편향>이라고 명명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무의식적 편향`은
로미오와 줄리엣, 젊은 베르테르처럼 그 불같은 사랑에 장애물이 생길수록
오히려 감정은 더욱 격렬해지고 목숨까지 버리는 결단을 하도록 한다.
[출처] 행동 뒤에 숨은 심리학 -이영직 지음, Sb출판-
는 것이다.
사랑에 빠진 로미오와 줄리엣, 베르테르에게는
상대방을 향한 뜨거운 마음 외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고 보이지 않을 것이다.
감정에 따르게 되고 직관에 따르게 된다.
이성적인 울부짖음은 외면하면서 말이다.
꼭 사랑에 대한 감정만 그러한 것은 아닐 것이다.
노동자의 투쟁에서 몸에 불을 질러 분신자살을 시도하는 것도 이런 맥락과 같을 것이다.
모든 사람이 다 그럴 것이다.
이성적으로 합리적으로는 아니라고 외칠지라도
비이성적으로 비합리적으로 그렇게 해야 하는 순간이 한 번씩은 있었을 것이다.
아인슈타인이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라고 말을 했다는데
어쩌면 이 세상은 주사위 놀이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완전히 랜덤인 주사위 놀이가 아닌
양자역학이 밝힌 확률에 의해 정해진 일정한 범위 안에서 이루어지는 주사위 놀이인 것이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그 경계 안에서 예측할 수 있고 추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인간은 이성적인 존재지만 합리적인 존재는 아니다.
[출처] 행동 뒤에 숨은 심리학 -이영직 지음, Sb출판-
라고 말한 것처럼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하는 선택은 비합리적인 측면이 반드시 있다는 말이다.
이처럼 사람들의 심리 속에 무의식적이고 비합리적인 요소가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합리적인 것만 찾는 것보다 비합리적인 직관적인 요소도 결코 무시해서는 안 될 것이다.
철학자들의 논리는 이성에 의한 합리적인 과정으로
어떠한 개념을 추론하고 있다.
그런데
심리학자들은 사람들의 행위들이 이성에 의한 의식적인 합리화의 과정보다
무의식적인 비합리적인 작용이 더 크다고 말하고 있다.
우리가 바둑이나 태권도 등을 배울 때
바둑의 정석을 배우고 태권도의 기본 권법을 배운 후 응용하는 것처럼
또는 과학의 이론이 여러 가지 변수를 제외하고 기본적인 변수로만 이론을 세운 후 응용하는 것처럼
철학도 무의식에 의한 변수를 제외하고
합리적인 이성으로만 이론을 세워
여러 가지 무의식과 비합리적인 상황에 응용하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한마디로 하면 철학은 정석이고 기본 권법인 것이다.
응용하기 위한 이론이다.
따라서 철학의 이론을 응용하여
심리학의 이론을 제대로 설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경제학이 철저하게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사고에 의해 세워진 이론이라면
이제 여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가 비합리적인 경제 활동에 대한 이론을 연구해야 할 것이다.
인간의 심리를 바탕으로 경제를 연구하는 `행동 경제학`이 있는데
`행동 경제학`이 무언가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