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

by 농부사랑

한 사람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데 성장기에 롤 모델이 될 한 사람을 만나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그 사람이 꼭 많이 배웠거나 고위직에 있거나, 부와 명예를 소유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자기 자리에서 자신의 몫을 다하는 사람이면 된다. 긍정의 마인드로 어려운 여건도 꿋꿋하게 헤쳐나가며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한 사람, 젊은 시절에 그 한 사람을 만나는 것은 행운이다.

<자코미누스> 그림책에서 주인공에게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한 사람은 할머니 베아트릭스인 것 같다. 할머니는 추락사고로 크게 다친 손자에게 "다리 좀 절뚝이면 어때? 남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닌데"라고 말씀하셨다. 이런 긍정 마인드의 할머니로 인해 주인공은 불편한 다리에 얽매이지 않고 당당하게 자신의 삶을 살아내지 않았을까 싶다.


주인공 자코미누스는 자신이 별로 크지 않고, 빠르지 않고, 높이 뛰어오르지 못해도 좌절하거나 절망하지 않았다. 여러 약점이 있음에도 할머니처럼 고차원적인(철학적인) 생각을 하며 자신이 있어야 할 자리를 찾았고 할 일을 해냈다. 그는 때로는 고난과 역경을 통해 더욱 단단해지고 성숙하여 주위에 행복바이러스를 퍼뜨리는 어른이 되어갔다.


돌아보니 나에게 그 한 사람은 고모부셨다. 시골에서 겨우 초등학교만 졸업하신 고모부께서는 서울에 올라와 작은 회사에 다니셨다. 고모는 회사 앞 무허가 판자촌에서 구멍가게, 쌀가게, 연탄가게를 동시에 하셨는데, 고모부는 12시간(2교대) 근무를 마치고 또다시 연탄배달, 쌀배달 일을 하셨다. 160cm, 60kg도 안 되는 작은 체구로 정말 성실하게 일평생을 사셨다. 고모님은 지금도 돌아가신지 5년도 더 지난 고모부를 생각하며 눈물을 글썽이신다. 아내에게 존경받는 남편, 좋은 아버지, 성실한 직장인, 정말 최선을 다해 사셨던 고모부, 그는 나의 롤 모델이셨다.


원래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이 많이 불편한 나였다. 장점보다 단점, 약점을 잘 보는 사람, 공감능력이 많이 떨어지는 사람, 분위기 파악을 못하는 사람, 함께하고 싶지 않은 까칠한 사람이었다. 그런데 신앙생활 30여 년이 지나보니 내가 많이 달라지게 되었다. 상대의 장점을 찾아 칭찬 격려하고자 노력하고, 나의 약점도 크게 부담 갖지 않고 드러낼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정말 놀라운 변화다.


요즘은 고향친구, 옛 직장동료, 신앙친구 등 다양한 사람들이 가끔씩 불러낸다. 언제 가능한지 나에게 먼저 묻고 모임 날짜를 잡기도 한다. 내가 빠지면 안 된다며 배려해 주는 친구들이 있고 그들과 함께 할 수 있어 인생후반전이 행복하다.


여러가지로 부족하지만 특히 인문학적 소양이 많이 부족한 사람이다. 이과 출신에 기본적인 문학서적들도 거의 읽지 않았다. 지금도 주로 신앙서적만 읽기에 편향적인 사고에 갇힐 수 있다. 그런데 이번 인문적 삶을 위한 에세이 창작교실(인생나눔교실)은 나의 약점을 보완하는 계기가 될 것 같아 감사하다.


나도 누군가에게 중요한 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뭐 하나 특별히 잘하는 건 없지만 편하게 일상의 삶을 나누고 싶은, 그 한 사람이고 싶다. 나 뿐만 아니라 나로 인해 또다른 한 사람도 그렇게 살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교회에서 신앙서적으로 소그룹을 인도하며 적극적으로 소그룹을 인도해 보라고 권한다.

(2024. 8. 17. 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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