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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우 Jun 25. 2024

아무렇게나 그려보기 시작하다

내 그림은 내 그림이야

 싫증이 날 때 그림을 그리면 안 된다. 그럼 더 싫증이 나 그림을 그리기 싫어졌다. 그림 학원을 그만두고 나서 난 내 그림이 어떻게 나와야 할 지 고민했다. 그래서 몇 번이나 다른 사람의 그림을 찾아보고 참고하고 베껴보기도 했다. 그때마다 나온 그림들은 애법 만족스러웠다. 그리고 1분이 지나면 그림을 삭제하고 싶었다. 


 

그간의 연구 과정들

 물론 이 그림들이 싫은 건 아니다. 다만 방향을 잡지 못했다. 이런 방식은 더 그림이 멋져 보이나 내가 담고 싶은 걸 담지 못했다. 예술이든 뭐든 간에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난 이런 방식에 질려했다. 

 

 그러다 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아무 생각없이 쓴 소설이었는데, 어느새 나는 시간에 관해 적고 있었다. 그때, 영감이 왔다. 시간에 대해서. 


 나의 단편집이나 다른 글을 보면 알겠지만 난 죽음에 좀 가까웠던 사람이다. 나의 팔엔 흉터가 몇 개 있다. 자랑하려는 건 아니고 부끄럽다. 다만 이렇게 죽음에 가까워졌던 기억을 더듬어 난 죽음의 섬뜩함과 할아버지가 떠난 날 느낀 죽음의 고요함을 느꼈다. 그래서 그런 감정을 끌어냈다. 그게 잘 담겨있는지는 모르겠다만 그런 그림을 그리겠다고 마음을 먹고 나자 마음은 평온해지더니 그림이 나오기 시작했다.

알몸의 모래시계

 그렇게, 나는 아무렇게나, 그러나 규칙있게 그려내는 것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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