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TJ의 5월 어느 날 브런치

by 누리달


5월은 참 편안한 계절이다.

햇빛, 바람, 더위, 추위, 풍경.. 그 어떤 것도 과하지 않고 조화로운 계절. 그 조화에서 오는 온화한 기운을 느낄 수 있어 참 좋다.


창 밖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 보는 재미가 있었던 레스토랑 구석 자리에서, 오며 가며 인사만 하던 사이였던 그 분과 오늘 처음 브런치를 함께 했다.

긴 대화 시간 동안 나를 많이 드러내지도, 적게 드러내지도 않았지만 뭔가 모를 편안함이 있었다.





사람들과 긴 시간 수다를 떨고 집에 온 날은, 세수할 때부터 하루간 쌓인 뭔지 모를 찝찝함과 더부룩한 기분이 밀려오는 편이었다.

분명 수다 떨 땐 깔깔대며 재미있었는데, 누군가 의미 없이 내게 던진 말들 그리고 그 파도에 휩쓸려 보낸 말들을 주워 담고 싶은 심정일 때가 많다. 그럴걸 알면서도 그런 자리만 있다 하면 입술은 쉬지 않고 해가 지면 금세 주워 담고 싶어질 말을 쏟아낸다.


점점 나이가 들며 타인의 나와의 ’ 다름’을 이해하게 되면서도 모순처럼 최대한 다름은 피하고, 부딪히고 싶지 않고, 내가 타인의 다름을 이해해야 하는 불편한 상황은 오지 않았으면 한다. 그러나 내가 마주하는 일상은 늘 다름과의 싸움의 연속이지만. 말이다.


그래서인지 오늘은 대화는 마치 5월의 봄날과도 같이 느껴졌다.

결이 비슷한 사람이었다. 그래서였다.

처음 만나는 자리에 불편하고 다소 무례한 질문도 없었고, 자기 생각을 강한 색깔로 내뿜지도 않았다. 나의 생각과 행동을 본인 기준으로 판단하고 함부로 조언하는 법도 없었다. 난 안다. 그렇게 하기 위해 한 마디 한 마디 전에 재빠르게 생각회로를 돌려야 한다는 것을.

그러다 우리는 서로의 똑같은 면을 발견했을 때는 오래된 친구처럼 하하하 웃어보기도 했다. 심지어 처음 찾아간 브런치집도 성공적.


그렇게 우리의 대화는 5시간이나 지속되었지만

오늘 밤엔 심적 더부룩함은 없다.

나와 결이 같은 사람을 찾아 오랜만에 흐뭇한 하루.


우리는 ISTJ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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