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출근 준비를 하고 있으면, 아침잠이 없는 아이가 어김없이 눈을 비비며 방문을 두드린다.
드라이기를 멈추고 아이를 안아 올리며
“잘 잤어?” 하고 묻는다.
방에 가서 조금 더 누워 있으라 해도, 아이는 “엄마 옆에 있을래” 하며 분주히 움직이는 내 곁에 앉아 종알종알 말을 건넨다.
출근 준비 시간은 늘 빠듯하다.
아이가 잠시 보채거나 투정을 부려도, 차분히 받아줄 여유가 없다. 사실 나 역시 꼭두새벽부터 서둘러 일어나 아직은 잠이 덜 깬 상태다. 머릿속은 오늘 해야 할 일들로 이미 분주하고, 그 와중에 아이가 매달리면 하루가 시작되기도 전에 마음이 무거워지곤 한다.
오늘도 급히 준비를 마치고 거실로 나오니, 아이가 인사를 해주지 않고 투정을 부리며 나를 붙잡았다. 시계를 자꾸만 확인하다가 결국 마음이 조급해져 자리를 뜰 수밖에 없었다.
“엄마 지금 안 가면 늦어. 다녀올게. 좋은 하루 보내.”
말을 남기자마자 아이는 울음을 터뜨렸다.
“웃으면서 인사해야 하루가 즐거운데… 이렇게 되면 엄마 마음이 안 좋잖아.”
울음을 뒤로한 채 집을 나서는 길은 늘 서글프다. 반대로 환하게 웃으며 배웅해줄 때는 마음이 따뜻해지고 발걸음도 한결 가벼워진다.
그래서였을까. 오늘은 일도 잘 풀리지 않았고, 하루 종일 근심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퇴근길에도 해결하지 못한 일들로 마음이 무거워, 집 주차장에서 시동을 끄고 잠시 눈을 감아보았다. 그러나 소란스러운 마음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현관문을 열자마자 아이가 달려 나와 나를 꼭 껴안으며 말했다.
“엄마, 아침에 인사 못해줘서 미안해요. 오늘 좋은 하루 보냈어요?”
응.. 하고 짧은 대답을 하는 순간,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아빠가 시켜서 한 말일지라도, 그 한마디가 오늘 하루 지친 마음을 단숨에 어루만져 주었다.
문득 생각한다.
내가 조금 더 일찍 일어나 준비를 마치고,
아이와 단 5분이라도 온전히 마주할 수 있다면 어떨까. 그 짧은 시간이 아이의 뾰로통한 마음을 달래주고, 나 또한 기쁘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는 작은 여유가 되어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