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처음 글을 쓰고자 했을 때는 도대체 어떤 주제를 가지고 글을 써야 하나 너무나도 막막했다.
처음 시작은 읽고 있던 책에 좋은 글귀들이 보일 때면 그대로 메모만 하는 정도였다. 하지만 남의 글을 메모만 한다고 해서 그 글이 온전하게 내 것이 되는 것은 아니었다.
책에서 말하는 내용들은 백번 옳으신 말씀이라(내 기준에서는) 주변 사람들에게도 그 좋은 이야기들을 알려 주고 싶은 마음이 한가득이었다. 그러나 내 기억력이란 것도 한계가 있다 보니 책을 읽을 당시에만 그 내용들이 머릿속에 남아 있을 뿐이었다. 금액만 잠깐 찍혔다 순식간에 사라져 버리는 내 월급 통장처럼 나에게서 오래 머무는 법이 없었다.
그리고 내 입을 통해서 나온 말이었지만, 그것이 나의 생각인지 책을 쓴 저자의 생각인건지도 애매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책의 글을 옮겨 적지만 말고 내 생각도 같이 적어보자.'
그래서 내 생각을 적으면서 나의 철학으로도 발전시켜 보고자 생각했다. 하지만 나의 생각을 긴 글로 적어 보려고 하니 막상 뭘 어떻게 적어야 할지 도저히 할 말이 생각나지 않았다. 나는 평소에 말이 많은 사람도 아니고, 말을 조리 있게 잘하는 사람도 아니니까 말이다.
논리 정연하게 말하는 것도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 글까지 쓰겠다고 하니 처음에는 머릿속이 백지장처럼 새하얄 수밖에 없었다.
일단 쉬운 얘기부터 쓰는 게 낫겠다 싶었다. 어떤 글을 쓰는 게 쉬울까 고민하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기억에 남는 일들을 하나씩 떠올려 보았다. 50년 나의 인생이 눈앞에 휘리릭 지나갔다.
'그래! 일단 나의 이야기를 적어보자. 쉽지 않은 인생이었지만 쓰기도 쉽고 할 말도 많잖아. 어차피 내 인생 이야기니까'
그리고 힘들었던 지난날들과 함께, 내게 큰 위로와 격려가 되어 주었던 책들도 같이 떠올랐다.
그렇게 내 지난날들에 대한 이야기와 더불어서,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 책 속의 조언들까지도 나의 관점에서 적어 보면 좋겠다 싶었다.
이렇게 내가 겪은 경험과 생각들을 매일 조금씩이라도 써내려 간다면, 내가 책을 통해 얻을 수 있었던 위로와 격려가, 내 글을 읽은 누군가의 삶에도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되었다.
계속 글을 쓰고 쓰다 보면 나조차도 미처 몰랐던 '나'라는 사람에 대해서도 더 자세히 파악할 수 있게 될 때가 있다.
내면의 나라는 존재는 나와는 또 다른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 굉장히 신선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 내면의 나라는 존재는 나의 남은 생을 함께 해줄 수 있는 좋은 친구가 되어 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