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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U찬스 Nov 07. 2024

나이 50에 책을 쓰기로 한 세 번째 이유


세 번째로 내가 필요했던 금은 바로 '지금'이다.

막상 글을 쓰고 책을 발간해야겠다고 마음은 먹었지만,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책 쓰기라는 일을 반백살 먹은 내가 시작하는 게 맞는 건지, 너무 늦은 건 아닌 건지 하는 생각이 시도 때도 없이 밀려왔다.

그래서 글을 쓰고 책을 내는 일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몇 날 며칠 고민이 되었다.
책을 내겠다는 말을 꺼낸다면 주변에서는 뭐라고 하겠는가.

'야! 이제 하다 하다 책까지 쓴다고 깝죽거리냐? 평범하기 짝이 없는 아줌마가 작가는 또 무슨 작가냐?'

이런 말들이 귀에서 맴도는 것 같았다.
도저히 주변 사람들에게 글을 쓰고 있다는 말조차 꺼내기 힘들 정도로 민망하고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냥 일기 쓰듯 취미로만 글을 쓰고 말아야 할까?'

'아무것도 증명해 놓은 게 없는 내가 글을 쓰다니, 지금이라도 그냥 글 쓰는 것 자체를 접을까?'


온갖 망설임과 두려움들이 시시때때로 몰려왔다.


하지만 난 언제나 롸잇 나우의 정신으로 사는 사람이었다. 어차피 해야겠다는 결심을 마음에 품었다면 고민을 하면 할수록 시작만 더 늦어질 뿐이었다. '내 글을 누가 읽어 주기나 하겠나'라는 자괴감이 들면 들수록, 망설이지 말고 고민하는 시간에 빨리 해버리자 싶었다.

'그래 고민 말고 지금 당장 글을 쓰자.
매일 쓴 글들을 모아서 꼭 책을 출간하자'

이렇게 다짐을 하고는 적은 양이라도 매일매일 빠짐없이 하루의 루틴처럼 글을 써내려 가고는 있다.

하지만 ​희한하게도 틈만 나면 한 번씩 이 싫증이란 것이 치밀어 오르고, 내 선택에 대한 의문이 생기는 거였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내 머릿속에서는 이런 말들이 끊임없이 나를 유혹하고 괴롭힌다.

'내 실력 없는 글을 보고 남들이 비웃을 텐데, 그냥 그만둘까?'

​'이 나이 먹고 내가 뭐 하러 이런 걸 하고 있는 거지? 책을 쓰기에는 내 나이가 너무 늦은 건 아닐까?'

하는 부정적인 말들 말이다.

이런 생각이 들 때마다 나는 '늦었다는 생각 대신 지금 당장'이라는 채찍질로 계속 나를 독려한다.

때로는 나를 꾸짖으면서, 때로는 나 자신을 달래가면서 말이다.
앞으로도 책을 발간하려면 쓸 분량이 한참 남아 있지만, 시시각각으로 다가오는 유혹과 괴롭힘에 정면으로 맞서며 멀고도 험난한 이 책 쓰기라는 긴 여정을 끝까지 완주해 보려고 한다.


사람들은 종종 이렇게 이야기한다.

'모두 일에는 다 때가 있다.'

공부를 해야 하는 때, 결혼을 해야 하는 때, 아이를 낳아야 하는 때 등등 말이다.

이렇게 인생을 살다 보면 다른 사람들이 정해 놓은, 무언가를 해야 할 때들이 참 많게 느껴진다.

그리고 그들은 이야기한다.


'남들 할 때 같이 해야 된다.'

'남들 할 때 해야 후회가 없다.'

​물론 남들 할 때 같이 하는 게 좋을 수도 있겠지만, 남들 할 때가 아닌, 사람은 저마다 자신에게 맞는 '나만의 때'가 따로 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사람에게는 공부해야 할 때가 10대 일 수도 있겠지만 또 누군가에게는 '40대에 늦게 공부를 시작했는데 그게 그렇게 이해도 잘 되고 재미있더라'라는 사람들도 분명히 있다.

​어떤 사람은 결혼을 20대 꽃다운 나이에 할 수도 있겠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30대, 40대, 아니 결혼이라는 것 자체가 아예 필요 없고 나 혼자 지금이라는 이때를 재밌게 살아가는 게 좋다는 사람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출산도 마찬가지이다. 갓 결혼 한 사람에게 '언제 아이 낳냐? 나이 너무 들면 아이 가지기 힘들다'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도 분명 있지만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시기도 사람에 따라 다른 것이다. 아이 안 낳는다고 그 사람을 탓할 수 만도 없다.


​이렇듯 사람은 저마다 자신에게 맞는, 자신에게 적당한 나만의 때가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도 이런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나도 마찬가지로) 넘쳐난다.

나이가 조금 있는 사람이라면 ​'이 나이에 그 일을 시작하는 건 너무 늦은 게 아닐까?' 라던지, 나이가 아직 많지 않은 사람이라면 '나이도 아직 어린 내가 그런 걸 할 수 있을까?' 라던지 각자의 현재 나이에서 다양한 고민들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물음에 대해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한 가지밖에 없다.
누구에게든 자신 만의 때가 있지만, 그 무엇보다도 어떤 일을 시작하기에 가장 적당한 때는 바로 '지금'이라는 것이다.

할까 말까 고민하는 지금도 시간은 흘러가지만, 발을 내딛는 지금 이 순간이 다가올 내 미래를 바꾸어 줄 것이다.

시작하는 순간은 항상 내게는 '지금' 뿐이다.

이렇게 현금, 연금, 지금 이 3가지 '금'이 나이 50에 내가 베스트셀러 작가를 꿈꾸며 이 책을 쓰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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