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담보 대출과 마이너스 통장의 대출금 상환을 위해 시도했던 앱테크, 부동산, 주식 등의 모든 일들이 더 이상 금전적으로 큰 성과가 없다는 생각이 들자 마음이 조급해지기 시작했다.
급여 이외에 조금이라도 더 벌어보자 해서 했던 일들은 대출금을 갚을 정도의 수익은커녕, 몸뿐만 아니라 정신까지도 지치게 할 뿐이었다.
'아놔! 그냥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있을 걸 그랬나?'
머릿속에서는 월급뿐만 아니라 월급 이외의 현금 수입, 이 2가지 모두를 간절히 원하고 있었지만, 월급 이외의 수입을 얻기 위해 뭔가를 하면 할수록 그들은 나에게서 도망가기 바빴다. (왜? 뭐! 나한테서 냄새 나?)
아무리 해봤자 손에 남는 것 하나 없다는 생각 때문에 나는 깊은 좌절감에 빠져 들 수밖에 없었다.
'도대체 운이 없는 거야? 아니면 능력이 없는 거야?'
도무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잘못된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마음먹은 대로 풀리지 않는 현실과 나 자신의 무능함으로 인해 생기는 크나큰 자괴감 때문에 하루하루 사는 것이 고달프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할 때쯤이었다.
문득 혼자서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 막막한 현실에 대한 뾰족한 해결책을 찾을 수 없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치면서 떠오른 한 가지 아이디어가 있었다
"해답을 찾기 위해서는 책을 읽어야 한다!'
맞다. 나는 그 해답을 얻기 위해 책을 읽기로 한 것이다.
분명 책에는 내가 왜 돈을 벌지 못했는지, 어떻게 하면 돈을 벌 수 있을지에 대한 해답이 적혀 있을 터였다.
일단 집에 있는 책을 집어 들었다. 집에는 읽든 안 읽든, 언제든 책이 굴러 다녔다. 뜨거운 냄비 받침대로도 썼던 그 책들 말이다.
책은 일단 내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바로 접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집에 꽂혀 있는 책이 아니더라도 아파트 내 커뮤니티 센터에만 가도 주민들이 기부한 책들이 꽤 많이 있었다. 내가 안 본 책들이 이렇게 많나 싶을 정도로 종류도 다양했다. 게다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에 도서관까지 있어서 책은 손쉽게 볼 수 있었다.
이렇게 현금이 절실히 필요했던 내게 책 읽기는 현금 한 푼 들이지 않고도 현금을 늘여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현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예전보다 더 많은 시간을 들여 책을 읽게 되었다.
그런데 현금을 조금이라도 더 벌기 위해 읽던 책에서는, 나에게 자꾸 돈을 좇지 말라고만 했다.
'아니! 난 돈이 필요하다고요!'
하지만 돈은 내가 좇으면 좇을수록 달아나기 때문에 돈이 나를 따라오게 만들어야 한다고 책은 말했다.
'아! 이 또 무슨 강아지 응가하는 소리지? 내가 무슨 자석도 아닌데 무슨 수로 돈이 나한테 딱 붙게 해야 한다는 거야?'
다시 책들은 나에게 계시를 내렸다.
'너를 가치 있는 사람으로 만들라.'
아.. 넵...
그 말씀이셨군요...
나를 가치 있는 사람으로 만들어야 돈이 따라온다는...
나를 가치 있는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내 머릿속에 뭐가 들어 있는지 일단은 적어 봐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난 나이 많고 무지몽매한 아줌마에 불과하니까..
그래서 지금 이 순간도 이렇게 아무 말이나 혼자서 지껄이듯 적어 내려가 본다. 어떻게 하면 나를 가치 있는 사람으로 만들 수 있을지 나의 생각들을 정리해 보기 위해... (돈을 벌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다는 것도 우리끼린 비밀이다...)
그렇게 책을 읽고 나의 생각들을 정리하다 보니 글의 앞뒤가 안 맞을 때도 많고, 우리 집 개가 써도 이보다 잘 쓰겠다 생각될 때도 있지만, 이렇게 계속 쓰다 보면 우리 집 개도 언젠가는 내게 박수 쳐줄 날이 오리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