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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보영 Sep 14. 2017

두 번째 여행, 다시 길에 나서다

부자여행 : 춘천편 #01

초등1학년 아들과 함께 떠난 여행을 정리해 사진과 함께 내가 운영하는 블로그에 포스팅을 했다. 


지극히 개인적이고 별볼일 없다고 생각한 이 포스팅이 대형 포탈사이트의 메인에 걸리는 바람에 내 블로그는 때아닌 방문객 폭탄을 맞았다. 많은 사람들이 댓글을 달아주었고 우리 여행에 대해 공감하기도 하고 격려해 주기도 했다. 따지고 보면 하루 1,600원정도의 돈을 석 달 정도 모아 떠난 여행이었다. 작은 액수로 부담이 없으면서도 아들과 멋진 추억을 만들 수 있어서 더 의미있는 여행이었다. 


사람들의 격려로 힘을 얻은 우리는 다시 여행에 오르기로 했다. 진우한테 또 여행을 가자고 했을 때 진우가 힘들고 재미없어서 안간다고 하면 어쩌나 걱정했다. 하지만 진우는 여행 제안에 진심으로 기뻐하며 좋다고 어서 가자고 했다. 나로서는 의외였다. 힘들고 재미없어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좋다고 하니 난 다음 여행이 벌써부터 기대되었다.


두 번째 여행지는 어디로 정할까. 우리나라는 정말 가보고 싶은 곳 천지였다. 그곳이 어디든 우리나라는 멋진 역사와 문화가 넘쳐나는 나라임에 분명하다. 며칠을 고민한 끝에 이번 여행지는 춘천으로 정했다.여행지를 춘천으로 정한 것에는 많은 이유가 있었지만 주요하게 작용했던 것은 춘천으로 가는 기차가 2층 열차라는 점이었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2층 객차가 있는 itx-청춘은 2012년 2월부터 용산과 춘천을 연결하는 급행좌석형 열차다. 도시와 도시를 연결하기 때문에 출퇴근 시간대와 그외의 시간대에 정차하는 역의 수에 약간 차이가 있는 점을 제외하고는 일반열차와 비슷하다. 하지만 서울에 거주하며 춘천에 직장을 다니는 사람들도 많을 정도로 속도는 꽤 빠른 편이다. 게다가 이 열차의 일부는 객차 구조가 2층으로 되어 있어 특별한 열차라고 선전하고 있었다. 호기심 많은 아이를 데리고 한 번쯤은 이용해 볼 만한 열차라 생각한다.


전주여행을 다녀오고 여행의 즐거움이 채 가시기도 전에 우리는 새로운 여행에 대해 계획했다. 장소는 춘천으로 정했고 itx-청춘도 적당한 시간대에 예매해 두었다. 물론 2층으로. 숙소는 이번에도 게스트하우스로 하기로 했다. 하지만 춘천이 다른 관광지처럼 많이 발전한 것은 아니었던 터라 게스트하우스가 많지는 않았다. 적지만 알찬 게스트하우스를 고르려고 틈만나면 인터넷검색에 들어갔다.


그러다가 우연히 재미있는 게스트하우스를 발견했다. 옛날 여인숙이던 곳으로 시내와는 다소 떨어져 있었다. 그런데 그 곳은 춘천의 청년 몇 명이 합심해서 손수 리모델링을 해 게스트하우스로 변신시키고 청년들 스스로 운영하는 곳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분위기도 젊었고 현대적 감각이 곳곳에 뭍어있었다. 그리고 재미있는 점은 매일 밤 막걸리파티가 열린다는 것이다. 첫 여행에서는 파티가 공식적으로 없었고 나이차 나는 내가 참여하기가 좀 껄끄러웠지만 공식적인 파티라면 그런 부담이 적을 것 같아 나도 약간 들뜬 마음에 그곳으로 숙소를 정한 것이다. 


여행 장소와 교통편 그리고 숙소가 마련되었다. 그 때가 2월 마지막 날이었다. 이제 막 초등학교 2학년이 되려는 아이와 함께 다시 길에 나설 준비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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