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무너질 수 있다.

회복의 계절

by 백소라

매일 성공하지 않아도 괜찮다

운동복을 입고 나가는 순간이 '오늘 운동의 성공'이라는 말이 있다.


우리의 트레이닝도 그렇다.

매일 긴장하고 유념하며 순간을 살 수는 없다.

오늘은 너무 바빠서 인지조차 못하고 지나는 날들이 있을 수 있다.

어느 순간엔 나도 모르게 '아차' 하면서 까먹는 순간도 있을 것이다. 매일의 성공을 기대하고 성장만을 바라보기보다, 우리가 인지하려고 하는 이 노력으로 얻은 것이 우리에게 더 나은 내일을 줄 것이라 확신한다.


무너지는 순간

나는 무척이나 씩씩한 아들 셋의 애미이다.

그러면서 청소년들을 사랑하고 아끼는 평범한 어른이며, 매 순간 나의 아이들과 또 만나는 아이들을 통해 배우는 게 많은 부족한 스승이다.


큰아이는 아빠와의 추억이 가득했다. 그런 그 아이에게 아빠의 자리를 비워내게 한 어른들의 이별이 너무나 미안했던 날이 있다. 그 미안함이 후회로 남아 눈물을 흘린 날이 있다. 그날의 그 뜨거운 눈물을 나는 평생 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렇게 무너지는 순간은 누구에게나 온다. 그러한 순간들이 쌓여 지금은 아이에게 용감하게 말한다.


"엄마가 많이 미안해. 너희에게 아빠는 한분이고, 변하지 않아. 그저 생활의 환경이 바뀌었다고 여기면서 엄마 믿고 함께해 줘. 그리고 고마워 "


아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나는 깨달았다.

무너지는 건 실패가 아니라는 것을.

무너진 채로 도망치는 것, 무너진 채로 포기하는 것이 진짜 실패라는 것을.


회복의 시작

운동으로 치면 '근손상' 후엔 반드시 '회복기'가 필요하다. 무리하게 다친 근육을 계속 쓰면 더 큰 부상으로 이어지듯, 감정도 마찬가지다.

무너진 순간엔 스스로에게 회복의 시간을 주어야 한다.

이제는 나를 용서하는 시간을 갖는다.


"괜찮아. 끝난 게 아니니까"


나는 거울 속의 나에게 그렇게 말했다.

그 순간, 마음 한켠에 뭉쳐 있던 죄책감이 조금씩 녹아내렸다.

사실 그동안 나는 ‘강한 엄마’로 살아야 한다는 압박 속에서 내 감정을 허락하지 못했다.

눈물이 나도, 외로워도, “나는 괜찮다”를 되뇌며 버텼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진짜 회복은 울지 않는 데서 오는 게 아니라, 울 수 있는 나를 허락하는 데서 시작된다는 것.

그날 이후, 나는 무너진 나를 일으켜 세우는 방법을 새로 배워가고 있다. ‘다시 일어서기’는 거창한 결심이 아니라 아주 작은 회복 루틴에서 시작된다.


나를 용서하기

나를 안아주기

그리고 나를 인정하기


회복의 가을

아이들과 야외 활동을 하러 갈 때면,

아빠와 다정히 손잡고 가는 친구들을 바라보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곤 한다.

회복을 맞이한 우리는 어떤 모습일까?


"우와 아빠랑 가는 애들 보니까,

너희 부럽겠다 그렇지?"


"네 부러워요!!"


나는 그런 우리 아이들을 누구보다 사랑하고,

대견하게 여기며 존경한다.

부럽다고 당당하게 소리치는 큰 녀석의 목소리에서

나는 '울컥'이 아닌 '감동'을 느낀다.


그리고 이렇게 잘 살고 있는 나를 칭찬한다.

누구보다 내가 나를 말이다.


이렇게 회복을 맞이하는 순간들이 쌓여 우리는 더 단단해진 마음의 근육으로 살아갈 날들을 기대한다.


'회복'은 가을이라는 계절처럼 떨어짐이 새로운 뿌리가 되는 앞날의 결실의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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