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컥과 버럭을 지탱하는 인내근과 멘털코어
버텨내는 근육
울컥과 버럭은 감정의 큰 근육이다.
그러나 그 대근육이 제 기능을 하려면,
그 아래에서 중심을 잡아주는 작은 근육이 필요하다.
바로 ‘인내근’과 ‘멘털코어’.
인내근은 지구력을, 멘털코어는 균형을 담당한다.
울컥 이 올라올 때 우리를 버티게 하는 건 인내근,
버럭이 터지려 할 때 중심을 다시 잡게 하는 건 멘털코어다.
나는 가정폭력 피해아동상담 봉사를 다닌 일이 있다. 가정폭력 피해아동들은 부모와 분리되어 '블라인드' 시설에서 생활한다. 한 시간이 넘는 거리였지만 내 도움이 아이들에게 닿을 수 있다면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매주 1회 그 시간에는 내 모든 걸 집중해서 그 아이에게 맞추었다.
그렇게 수개월 아이를 만나던 어느 날, 심한 무력감을 느끼며 돌아오던 날의 향기를 기억한다.
한 시간 남짓의 상담 시간 내내, 아이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심지어 30분은 눈을 감고 있었다. 그런 시간 속에서 나는 과연 무얼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으로 시작해 돌아오는 길 내내 무력감에 울컥했던 기억을 꺼내본다.
그게 마지막이었다. 그 아이를 만나는 시간.
나는 그때 어떠한 감정근육이 부족해서 그 시간을 버티고 견디지 못했을까?
그건 바로 나를 버티게 해주는 '인내근'이 부족해서였다. 인내근이 단단했더라면 그러한 울컥으로 또다시 도망치는 일은 생기지 않았을 터인데 말이다. 그렇게 인내근을 키우는 훈련이 필요하다.
인내근 강화 루틴 (만족지연 훈련)
“지금 당장 하고 싶지만, 5분만 미루자.”
즉각적인 만족(핸드폰 보기, 간식 먹기, 충동적 말하기)을 ‘5분만 뒤로 미루는’ 습관을 통해 전전두엽(이성 뇌)의 개입 시간을 확보한다.
뇌는 이 5분 동안 ‘자기 억제 신호’를 연습한다.
실전 루틴
울컥할 때: “3초만 기다리자”
먹고 싶을 때: “5분만 뒤에 먹자.”
SNS 보고 싶을 때: “댓글 확인은 10분 뒤에.”
‘참는 힘’이 아니라 ‘지연’을 통해 인내근의
기초 지구력을 강화한다.
나는 상담봉사에서 느낀 무력감의 울컥을, 지연을 통해 한번만 더 그 아이를 만나는 시간으로 채웠더라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으로 남긴 채 이러한 배움과 깨달음을 얻어본다. 그날의 나는 ‘도와주지 못하는 나’를 미워했다. 하지만 지금 돌아보면, 그 시간은 내가 ‘버티는 법’을 배우는 첫 수업이었다.
멘털코어는 ‘감정의 복근’과 같다. 무너지지 않게 만드는 내면의 중심축. ‘자기 조절’의 핵심인 것이다.
멘털의 코어가 단단한 사람은 웬만한 자극에도 자세를 고수한다.
나는 대한민국의 여느 평범한 가장이다.
아들 셋을 혼자 오롯이 양육하는 가장이자, 엄마이며, 울타리이자, 스승이다. 이러한 내가 되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나는 연약했고, 여자로만 살아왔으며, 또한 용감해지고 싶은 욕구는 전혀 없었다.
그런 내게 교통사고처럼 혼자 모든 걸 책임져야 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되었을 때 가장 어려운 것이 멘털의 코어가 약함이었다. 서른 살이 되기까지 '울컥' 뒤에 숨어 '버럭'은 내놓지도 못한 채로 살아오던 내가 10년의 결혼생활을 정리하고 40대를 맞이했을 때의 나는 여전히 약했다.
태풍이 오는 날은 밤새 한숨을 자지 못한 날도 있었다. 덜컹거리는 유리창을 바라보며 '그만 좀 넘쳐줘. 나 너무 무섭단 말이야'라고 속으로 외친 날이었다. 그렇게 소파에서 쪽잠이 들고일어난 아침은 거짓말처럼 맑은 하늘과 깔깔대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맞이했다. '휴~'
이런 '휴~'를 반복하는 날들을 쌓아갔다.
멘털코어는 거창한 각오나 용기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다. 매일 조금씩 '휴'를 쌓다 보면 내일의 '휴'를 알기에 오늘을 버틴다. 그렇게 코어를 쌓는 '휴'의 날들을 위해 어떤 멘털을 장착하는 것이 좋을까?
멘털코어 강화 루틴 (긍정적 미래사고)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한 염려를
> '지금'으로 바꾸는 연습
집중해야 하는 것은 '지금'이다.
태풍 때문에 창문이 깨지고 우리 집에 위험이 닥치면 어떻게 하지?라는 염려는 '지금' 우린 안전해라고 사고하는 것처럼 말이다.
태풍이 오는 밤은 무섭다.
하지만 그다음 날 아침의 맑은 하늘을 몇 번이나 겪다 보면 안다.
“이것도 지나간다.” 멘털코어는 거창한 용기가 아니라, ‘휴~’를 반복하며 내일의 나를 믿는 힘이다.
우리는 '지연'이라는 인내와 '지금에 집중'하는 멘털로 장착하는 소근육 발달을 매일 실현해야 한다.
이러한 연습을 바탕이 되어야 '울컥'과 '버럭'이라는 대근육을 단련시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