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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영화 자주상영에 다녀왔습니다

한국에서의 인도영화 자주상영 & 영화 Vidaamuyarchi 후기

by raSpberRy

자주상영(自主上映)이란?

‘공동체상영’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어원은 일본에서 배급이 쉽지 않은 영화들을 제작자나 단체 등이 직접 극장 대관을 해서 상영하는 것을 이르는 말로 일본 내 독립영화와 독립영화관인 ‘미니시어터’가 활성화되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습니다.


가끔 일본 말고도 다른 미국이나 유럽 주요 국가들에 중국이나 필리핀영화, 일본애니메이션 등이 이런 자주상영으로 상영되기도 하고 인도영화는 직배가 이루어지는 영어권 국가(미국, 영국, 호주 등)를 제외하고 다른 나라에서 역시 이런 자주상영으로 이루어지는데, 그런 다른 나라들을 부러워만 하다가 우리나라에서도 이걸 하는 단체가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일본에서의 인도영화 자주 상영 이야기와 미니시어터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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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K

Indian Movies in Korea의 줄임말로 세 분의 인도 분들이 주축이 되어서 운영하는 비영리 단체입니다. 인도의 영화사들로부터 영화를 수급받아 극장을 대관해 영화를 상영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2019년 《Uyare》를 시작으로 매 년 평균 4편 정도의 인도영화를 자주상영으로 소개해 왔습니다.

(더 주세요~ ��)


2022년 세계적인 흥행을 거둔 인도 간지를 대표하는 영화 《케이.지.에프》의 두 번째 챕터나 고전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타밀어권 흥행 대작 《Ponniyin Selvan》이 이 팀을 통해 국내에 소개된 바 있습니다.


[관련글]

https://blog.naver.com/meridesinet/222724594815


운영진에 따르면 이런 자주상영 말고도 인도영화 수급 관련해서 영화제 등에서도 본인들에게 연락이 온다고 하는데, 기회는 많으면 많을 수록 좋습니다. 2025년에는 이 분들이 바빠지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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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소개 《Vidaamuyarchi》


결혼 20년차에 있는 아르준과 카얄, 사랑할 때는 뜨겁지만 오랜 시간동안 식어버린 관계에 카얄은 사랑하는 다른 남자까지 생겨 결국 이혼을 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그녀를 보내주기 위한 마지막 이별의 여행을 떠나는 아르준, 하지만 고속도로 한복판에서 차는 고장나고 때마침 트럭을 모는 동향 커플인 락시트와 디피카 부부를 만나 이들에게 아내를 부탁하고 아르준은 차를 고친 뒤 약속한 곳으로 찾아갔지만…


영화 《Vidaamuyarchi》는 IMDB 인도영화 250에도 올라있는 2019년 저예산 스릴러 《Thadam》이라는 영화로 찬사를 받았던 마기즈 티루메니라는 감독이 연출했는데 액션 시퀀스 연출 등이 인상적이었고, 조감 시점을 많이 쓰는데 그 덕분에 아제르바이잔이라는 낯선 나라의 수려한 경치를 감상할 수 있었네요. (요즘은 좋은 경치만 봐도 극장에 온 값어치는 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ㅋ)


아쉬운 게 있다면 몇몇 긴장감을 증폭시킬 설정이나 연출을 좀 찰지게 했으면 더 재밌는 영화가 되었을텐데 이 점은 아쉽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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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인 아르준 역을 맡은 배우 아지트 쿠마르는 90년대부터 지금까지 60여편의 영화를 찍으며 타밀어권의 최고 스타로 군림해 온 배우입니다. 레이싱 광이기도 해서 최근까지도 국제 레이싱 대회에 참가해서 기량을 과시하고 있는데요, 그래서인지 영화 속에서도 악당에게 레이싱으로 불맛을 보여주는 장면을 서비스 컷으로 넣기도 했습니다.


이 배우의 포스가 궁금하신 분은 넷플릭스에 《투니부》라는 영화가 있으니 참조하시면 좋을 것 같은데요… 그런데 그 영화처럼 킹왕짱짱세가 아니라 악당들에게 두들겨 맞으며 ‘아내의 생사라도 알려주시오’하는 캐릭터라 현실적이고 불쌍하기도…


혹시 영화가 궁금하신 분들은 넷플릭스와 계약되어 있으니 언젠가는 보실 수 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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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장의 분위기

사실 이 상영은 한국에 거주하는 인도인을 위한 상영회입니다. 그러다보니 일단 한국어 자막이 없고 대신 영어 자막이 있습니다. 그리고 춤-노래 장면이나 액션 장면이 나오면 환호도 있고 휘파람도 불고 합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진지한 스릴러 영화를 표방하다보니 춤-노래가 나오는 장면도 두 주인공의 결혼식 장면을 제외하면 그런 것이 안 나온다고 봐야 할 것이고요.


대신에 후반부에 악당들을 응징하기 위해 몰아치는 액션 장면에서도 각종 함성과 응원(!)이 튀어 나옵니다. 조용히 영화 보러 온 관객이라면 아쉽지만 포기하심이…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인도영화도 잘 개봉 안 하지만 러닝타임 긴 영화는 더더 안 하기 때문에 《브루탈리스트》에서 인터미션 준다는 이야기 들었을때 ‘저것이 권력의 맛이구나’하면서 좀 부러움을 느꼈는데요… 이 자주상영의 인도영화들은 ‘인터미션’을 줍니다. 그리고 그 인터미션동안 뭘 하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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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 인도의 간식거리 등을 팝니다 ㅋ


저는 아침과 점심 중간의 애매한 시간대를 선택해서 사모사(인도식 만두)와 짜이를 택했습니다. 사모사가 뜨거웠으면 더 좋았겠지만 일단 맛있었습니다. 짜이는 달게 먹고 싶다면 설탕을 제공해주기는 하지만 저는 노슈가로…


IMK팀의 경우 1회때부터 KU 시네마테크를 대관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KU가 4K시설에 음향도 좋아서 고스펙을 자랑하는 인도영화들을 틀기 좋은 공간이긴 하지만 한 편으로 더 다양한 상영공간이 있으면 하는 욕심도 있고 그렇네요.


이를테면 일본은 ‘미니시어터’가 많이 있어서 이런 인도영화 자주상영도 많고 자주상영 팀도 한 4~5개 팀이 되는 것에 비하면 우리나라에서 더 활성화 되려면 더 많은 분들, 더 많은 공간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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