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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불곰 엄마 Jul 01. 2022

드디어 우리 부서의 신입직원이 들어왔다.

회사에서는 각각의 부서가 존재한다.

작은 회사에서는 부서란 게 딱히 기준이 없는 거 같다. 굳이 부서라면 생산&구매팀, 영업 & 회계관리팀 이렇게 나뉘었다.

직원이 다섯 손가락으로 다 셀 수 있는 정도니 당영한 듯 싶다. 이 글을 보는 사람들은 뭔 회사가 이렇지? 하며 의아해 할 수 있겠지만, 의외로 우리처럼 작은 법인 회사가 많다. 솔직히 동네 식당 규모 정도라고 할 수 있는 회사니까. 

 

이런 작은 회사의 여직원은 거의 한 명!!! 

여직원 혼자 회사에 오는 모든 전화를 받고, 제품 구매 문의부터 영업부의 관리업무 4대 보험 업무 그리고 은행업무 돈에 관한 출납 등의 전반적인 관리업무를 다 하고 있는 것이다.

또, 생산&구매 업무는 생산만 하는 직원 1명에서 2명이고, 생산 업무도 하고 구매하고 관리하는 직원 1명이 있어 나름 팀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이 모든 업무를 총괄 담당하시는 분 즉 대표님 한 분

이렇게 구성이 되어 있었다.     

 여직원 혼자서 생산만 안 할 뿐 회사의 전반적인 전화 및 서류 업무는 혼자서 다 해야 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게 아주 작은 소기업들이 특징일 것이다.

물론 업무의 강도는 이 많은 업무를 소화하지 못할 정도로 센 편은 아닐 것이다. 회사 규모에 따라 업무의 양이 많고 적고 가 틀릴 것이니 말이다. 

나 또한 처음 입사할 때 회사는 하루에 전화가 10통 이상 오지 않을 정도로 조용한 하루를 보냈을 정도니 할 일이 많지 않았다. 

지루할 정도라 일이 많았으면 하는 게 오히려 바람일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러다 회사가 제품도 개발하고 그게 시중에 볼 수 없었던 제품이라 판매량이 많이 늘어나기 시작하자 난 더 이상 지루할 틈이 없었고, 하루가 훅 지나갈 정도로 바쁘게 보냈다.     

생산직원이 부족해서 1명 더 뽑고 때론 일용직 근로자를 부를 때가 많아지자 혼자 모든 관리업무를 담당한 나는 그저 생산팀이 부러웠다.      

생산파트는 제품을 만들어 나가야 하니 일손이 부족하면 바로 타격이 있는 부서라 직원을 뽑아야만 했고, 난 일이 늘어나긴 해도 조금 부지런하면 혼자 충분히 할 수 있기에 내 밑에 직원을 두는 건 생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다 품질 담당하던 직원이 갑작스레 그만둔 뒤 회사에서는 KS인증을 준비하던 터라 급하게 직원을 구하려고 했지만 구할 수가 없었다. 많은 생각 끝에 대표님께 내가 품질 자격증을 따서 일을 할 테니 날 도와줄 여직원을 뽑아달라고 말씀드렸고, 바로 품질 교육 일정을 잡았다. 또 구인광고를  올려서 이력서가 올라오면 신중하게 검토했다. 

’드디어 내 밑에 직원이 생기는구나. ‘ 하며 설레는 마음도 잠시 생각보다 우리 회사에 맞을 만한 직원을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간신히 구한 직원은 하루 일하고 집에서 다니기가 멀다며 안 나왔고, 다시 이력서를 받아뒀던 사람들 중에 한 명을 더 면접을 본 다음에야 직원을 구할 수 있었다. 

직원이 들어왔다는 기쁨도 잠시 접어둔 채 기존에 하던 업무를 인수인계를 하면서 인증 작업등

품질 업무를 새롭게 해야 하는 난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한 채 스스로 찾아서 해내야 했다.

새로운 직원은 나이가 있지만, 회사생활은 거의 안 해 봐서 기본적인 업무부터 가르쳐야 했고

또 혹시 이 바쁜 와중에 며칠 하다 그만둘까 봐 싫은 소리조차 할 수가 없어서 속앓이를 하며 혼자 끙끙 앓았다. 

 하지만, 하루하루 지날수록 눈치 보는 것이 더 힘들고 기본적 예의가 없는 행동에서 더 참을 수가 없었다.. 일을 못하는 건 아직 잘 모르는 것이니 내가 더 잘 가르치면 되는 거지만 수시로 인상을 쓰며 하는 예의 없는 행동과 잘못한 일에 대한 것은 변명으로 일관하는 그런 행동이 날 더 참을 수 없게 만들었다. 정말 이러다 내가 그만둬야 할 것 같았다.

내 부서의 후배가 들어왔지만, 너무 힘들어서 차라리 내가 혼자 다 하는 게 스트레스 안 받을 것 같은 생각이 들자. 이러다 죽도 밥도 안 될 것 같은 마음에 용기를 내서 대화를 시작했다.

그동안 내가 생각했던 것을 다 얘기하고 나서 노력할 수 없을 것 같으면 우린 여기까지가 인연인 것 같다는 말을 하고 그에 대답을 기다렸다. 

직원은 무심결에 한 행동들이 잘못된 걸 몰랐다는 말과 노력해 보겠다는 말에 안심을 하고 오늘 일은 여기서 끝내고 우리같이 회사생활 잘해보자고 말하며 웃으며 대화를 마무리했다.

진작에 말해볼걸..  신입이 그만둘까 봐 괜한 눈치를 보며 마음고생만 했다.

그 뒤로 직원도 노력하는 모습이 보였고 나 또한 업무를 열심히 가르쳐서 지금은 서로 농담도 주고받으며 즐겁게 회사 생활하고 있다.     


내 밑에 부하직원이 처음 들어온 거라 나 또한 상사로서 어떻게 해야 하는 몰랐던 거 같다. 무조건 잘해주고 참아 주면 되는 줄 알았는데 조금 더 나이 많은 사회 선배로서 또 직장상사로서 같이 생활하는 회사의 규칙이나 함께 하는 법 또한 모르면 가르쳐줘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회사도 작은 규모의 사회가 아닌가 사회에 법이 있는 것처럼 회사 내에서도 나 좋은 것만 하고 살 수 있는 곳이 아니라 서로에 대한 예의와 배려가 바탕이 되어서 모든 업무가 돌아가는 것일 테니까.. 난 그렇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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