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불곰 엄마 Jul 22. 2022

왜 문제 있어? 간단해!!

회사의 규모가 작다고 기본 업무 중 하나를 빼고 일을 할 수가 있나?? 그건 아니다.

기본 업무 중 하나는 부품을 매입해서 제조를 하고, 그것을 시장에 판매하고, 판매된 금액을 정리해서 나라에 세금을 낸다. 이것만 보면 아주 간단하다.

하지만 부품을 매입하려면 그 부품이 우리 제품과 맞는지 확인해야 하고, 그와 같은 사양의 부품을 좀 더 싼 곳을 찾아야 이익을 더 남길 수가 있다.

판매는 가만있으면 주문이 들어오는가? 이것도 아니지... 여기저기 우리 제품을 써 줄 만한 회사를 찾아다니던지 전화. 이메일 등으로 광고를 한다던지 뭔가 행동을 보여줘야 필요한 곳에서 구매를 하는 것이다.

또, 분기별로 꼬박꼬박 나라에 세금을 내야 문제없이 회사가 살아있을 수 있다.

이건 아주 간단하게 회사가 돌아가는 모습을 적은 것이지 이게 다가 아니라는 건 모든 회사원이 알고 있을 것이다.

각각의 업무에서 파생되는 문제들이 있다.

근데, 난 문제가 생길 때마다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어떻게 일을 하는 게 능률적인지를 고민할 때가 많았다. 

그러다 내가 나서기 어려운 문제들을 사장님께 보고하면 아주 간단하게 말씀해 주셨다....

그 말씀만 들으면 정말 간단하게 느껴지고 또 고민했던 내가 바보 같았다.

아~ 역시 사장님은 좀 다르구나!!! 이렇게 생각했던 적도 있다.

(지금 생각으로는 내가 권한이란 게 없다 보니 맘대로 판단을 할 수 없어서 당연히 고민할 수밖에 없는 문제였다. 내 맘대로 했다간 모든 책임이 나한테 있을 테니까 )     

하지만, 회사에서 여러 가지의 사업을 확장해 나가면서 생기는 업무는 기존에 해왔던 업무가 아닌 새로운 일을 해야 할 때가 많아졌다.

예를 들어, 우리 회사가 일반 유통업체에 납품하던 시절은 그저 제품의 인증만 준비하면 별 다른 업무는 없었다. 근데, 시장의 사정이 좀 안 좋아지면서 다른 곳으로 눈을 돌렸다. 공공조달제품 즉.. 공공기관에 제품을 판매하고자 나라장터에 가입을 하는 것이다.

기존에 해 왔던 업무가 아닌 새로운 일을 하는 것이라 준비할 사항도 많았고 쇼핑몰에 우리 제품을 올리기 위해서 공부할 것도 너무 많았다.

처음 접하는 업무라 신경 쓸 것도 많고 도움을 받을 만한 곳이 없어 혼자서 알아보고 일을 하느라 전화를 붙잡고 살았을 정도였다.

뭔가 일이 진행이 안 되어서 사장님께 말씀드리면 본인도 처음 하시는 일이여도 어김없이 간단하다면 말씀해 주셨다. ’ 그래 사장님은 뭐든 간단하지.... 근데 이건 그런 게 아니라고요!!‘라며 속으로만 외치곤 다시 자리에 와서 일을 했다. 한마디로 도움이 안 됐다는 것이다.     

사장님은 문제 해결만 간단한 게 아니었다.

일을 시키실 때도 쌩판 처음 하는 업무를 아주 간단한 일인 것 마냥 시키시고는 당황하는 나에게 뭐 문제 있어? 하는 표정으로 보셨다.

예를 들어 남들은 수백만 원의 컨설팅 업체를 껴서 하는 일들도 인터넷으로 대강 알아보시곤 당연히 우리가 쉽게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아무렇지 않게 간단하게 지시를 내리신다.

준비하기에 벅찰 것 같다고 말씀드려도 돌아오는 대답은 ’ 뭐가 문제인데? 이렇게 저렇게 하면 끝이야 뭐가 어려워??‘

 난 더 이상 할 말이 없어진다. 말해봐야 내 말이 수용되지 않을걸 알기에 여기서 더 해봐 안 좋은 인상만 찍히니까 그저 묵묵히 생존을 위해 일을 할 뿐이다.

여기저기서 얻어터지면서 일을 마무리해야 하는 건 내 몫이니까.


이렇다 보니 누구의 도움 없이 어려운(?) 일들을 해 내고 나름 커리어도 쌓이면서 온전히 내 것이 되었다. 이건 긍정적인 결과물이었다.     

물론 회사에서는 간단한 일을 한 것뿐이니 성과라고 볼 수 없고 당연한 결과일 뿐이지만 말이다     

가끔 우리 회사를 동종의 다른 업체 사람이 보면 놀란다.  어떻게 직원들이 컨설팅도 안 받고 일을 했는지  능력 좋다고 칭찬하면 사장님 말씀하신다..

’ 컨설팅은 무슨!!! 간단한 걸 가지고 ‘                                                       

작가의 이전글 드디어 우리 부서의 신입직원이 들어왔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