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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불곰 엄마 Aug 12. 2022

회사가 원하는 인재? 내가 원하는 회사?

가끔 인터넷으로 정보 검색하다가 눈에 띄는 내용들이 보였다.      

회사에서 신입을 구하는 구인 광고인데, 분명 나이 어린 이제 사회에 첫 발을 들여놓는 신입사원을 구하는 것 같았다.

 나이가 어리고 신입이니 연봉이 그만큼 적은 직원을 구하는 것이다.

근데 우대사항이라고 해야 하나? 거기에 적힌 내용이 가관이 아니었다.

동종의 업체를 한 십 년은 다녀야 할 수 있는 업무를 주저리주저리 적어 놓은 것이다. 

인터넷 카페에서 재미로 적은 글이겠지만, 그 내용을 보고 ’ 뭐 이런 회사가 있어? 장난해?‘

라고 어이없어했고, 댓글도 전부 ’ 미친 거 아니냐. 그런 직원이 어딨냐? 경력도 그 정도 못 할 거다. 월급 적게 주고 부려먹으려고 작정했다는 말로 도배가 되어 있다.

근데, 그 와중에 정말 저런 회사가 있다는 댓글에 사람들 엄청 놀랐다.     


회사가 원하는 인재가 바로 그런 직원이 아닐까 싶다.

좀 과장된 글이긴 해도 회사에서는 경력 사원 같은 신입 사원을 원하는 건 당연할 것이다. 

우선 어려야 일을 시키기 쉽고, 신입이어야 월급도 적게 줄 수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일도 경력자처럼 능수능란하게 처리하고 회사에서 필요한 업무들을 굳이 일일이 설명 안 해도 알아서 하는 말 그대로 손이 많이 안 가는 그런 직원, 예의가 있고 성격도 좋아 회사 분위기 망치지 않는 직원을 원할 것이다.     


반대로 대부분의 취준생들이 원하는 회사란 어딜까?

남들 다 알만한 최상의 회사에 들어가 높은 연봉을 받으며 나라에서 정해 준 권리인 연차를 꼬박꼬박 원하는 날짜에 다 사용하고, 사내 복지가 잘 되어 있어 남들도 부러워하는 회사 또, 상사의 눈치를 안 보고 정시에 퇴근하고, 더도 덜도 말고 딱 내 일만 하고 끝내는 회사?

뭐 이 정도?? 아참 한 가지 더 하자면 직원 중에 이상한 사람이 없어 분위기 좋은 회사!!     

 

회사에 들어온 지 좀 오래된 내 입장에서 직원을 구할 때를 한번 생각해 봤다. 

업무를 혼자 하다 다른 업무를 더 맡아야 해서 그전에 했던 업무를 도와줄 직원을 뽑는데 막상 내 맘에 드는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물론 신입을 구하기는 해도 기본 워드나 엑셀 정도는 해야 하지 않나 했는데, 그 마저도 잘 못하는 분들이 많았다. 물론 엑셀도 워드 정도의 아주 기본을 요하는 것인데도 말이다.

그래서 그저 오랫동안 성실하게 다닐만한 분을 뽑고, 일을 처음부터 가르치기 시작했다.

오래됐지만, 대학도 나와서 기본 문서를 당연히 할 줄 알았는데. 간단한 표도 힘들어하는 걸 보고 난감했다. 뭐 천천히 하면 되지 싶었지만 정말 문서 만드는 법부터 하나하나 아기 걸음마 가르치는 것 마냥 일일이 가르치는 게 정말 예삿일이 아니었다. 또 나이는 있지만 기본 사회생활을 별로 안 해 봤는지 결재 올리는 법도 모르고 어디부터 내가 가르쳐야 하는가 싶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입사한 지 9개월 다 되어가는 지금은 많이 좋아졌지만, 아직도 전화받는 법, 업체 대하는 법등 회사 생활에 필요한 일들을 가르치고 있다. 실수도 잦아서 내가 커버해야 할 일들이 많긴 해도 언제 가는 혼자서 잘하겠지 하는 마음으로 하루하루 보내고 있다.     


회사에 입장에선 업무의 효율을 위해 신입 이어도 하나를 가르치면 열을 알고 모든 눈치껏 잘하는 직원이 들어오면 정말 땡큐인 거고 거기다 성실하면 더 좋은 거다. 근데 그런 직원이 과연 몇이나 있을까? 잘할 것처럼 면접을 보고 막상 뽑으면 눈에 차지 않는 일이 비일비재할 것이다. 하지만, 그 직원도 처음이니 업무를 익히는 동안 실수도 하고 또 그런 일들을 통해서 배워나가는 거 아니겠나. 


또, 반대 입장에선 신입이라고 뽑아놓고, 잘 가르쳐 주지도 않고 못한다고 구박하고 실수하면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쳐다보고 그렇다고 회사가 쥐꼬리만큼 월급 주면서 월급루팡처럼 대하고 가끔 쓰는 연차에 온갖 눈치를 주는 회사를 과연 다니고 싶겠는가?  

   

회사는 원하는 인재를 쓰려면 그만큼의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대기업에서는 높은 연봉에 좋은 복지를 내세워 수많은 사람 중에 그에 합당한 인재를 구할 것이고, 합격된 사람들은 또 얼마나 많은 노력을 통해서 들어가겠는가.     

구인하는 회사나 구직하려는 사람들이나 본인들의 위치... 즉, 속된 말로 분수를 알았으면 위에 언급했던 어이없는 구인광고가 나올 수 있겠는가? 또 본인의 능력은 생각하지도 않으면서 높은 연봉과 복지를 주지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하는 사람들이 있겠는가 말이다.     

모든 노력 없이 생기는 건 없는 거 같다. 좋은걸 구하려면 그만큼의 피와 땀을 흘려 자격을 갖추어야 비로소 결실을 맺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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