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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불곰 엄마 Sep 16. 2022

회사원인 내가 했던 투자들의 반성

두 번째 이야기

마지막으로 코인이다.

원래 코인은 할 생각이 없었는데, 정말 친한 친구가 남편의 매형이 잘 아는 친구가 코인을 발행할 건데 거래소에 올리기 전에 어느 정도의 수량을 먼저 선점할 수 있다고 좋은 기회 같다며 조심스럽게 없어도 될 정도의 돈만 조금 해 볼래?라고 추천을 해 줘서 친구 따라 코인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내 친구는 정말 좋은 기회라 생각하고 조심히 말해 준거고 혹시 모르니까 적은 돈만 넣어보라고 했던 것이다. 

 선점한 코인은 거래소에 올라가기 전에 구입한 거라 거래소에 코인이 올라가면 가격 유지를 위해 바로 팔 수 없고 100일이 지나야 팔 수 있는 거래 구조로 되어 있었다.


드디어 거래소에 상장된 그 코인은 내가 샀던 금액보다 엄청난 금액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와~~ 드디어 나도 부자가 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에 하루하루 보냈다. 내 친구는 통이 커서 많은 돈을 투자했는지 남편이 펜트하우스를 알아보고 있다고 핑크빛 미래를 그리고 있었다.

하지만 코인이 상장되고 나서 엄청나게 올라갔던 가격이 우리가 팔 수 있는 때가 다가오자 하루가 다르게 쭉 쭉 내려가기 시작했고, 락이 풀리던 날은 팔기엔 너무 내려가 있어 팔 수가 없었다. 내 친구는 남편의 매형을 통해 정보를 얻으며 하루하루를 희망고문하면서 지내기를 2년.... 그동안 물타기를 열심히 한 친구는 빛을 드디어 보고 원금외 수익을 봤고 나 또한 투자한 돈의 원금과 작게나마 수익을 본 걸로 그 코인은 일단락됐다.

수익 봤으면 된 거 아니냐고?? 여기서 끝났으면 다행이다. 이게 코인의 발을 들여놓는 계기가 된 것이다. 왜냐면 그전에는 코인은 먼 얘기였고, 거래소 가입 하기까지 너무나 번거로웠기 때문에 쉽게 할 수도 없었다. 하지만 선점했었던 코인을 팔기 위해서는 지갑이란 것도 만들고 거래소도 가입하게 되어 다른 코인들을 쉽게 사고팔 수가 있었다.


주식처럼 코인도 투자가 쉽게 되자 많은 사람들이 하기 시작했고 일명 김치 코인이라고 불리는 코인으로 떼돈을 번 사람들이 나오게 되자 거기에 많은 사람들이 현혹이 되고 좋은 투자처란 생각에 많은 돈들이 거래소로 몰리기 시작했다...

나도 무슨 유행처럼 그 황홀해 보이는 세계로 첫 발을 들여놓았고, 이건 주식처럼 시간과 상한가 하한가가 정해져 있는 게 아니라 24시간 사고팔고 또 하루 동안 200% 이상의 수익률과 또 내려갈 땐 끝도 없어서 롤러코스터 타는 심정으로 잠을 편히 잘 수도 없었다.

 회사의 몇몇 직원들도 하기 시작했는지 쉬는 시간이면 초초한 표정으로 핸드폰 화면의 그래프만 쳐다보고 있는 걸 봤다..     


사람의 욕심이 얼마나 무서운지... 주식보다도 코인에서 느꼈다.

불나방도 같은 심리는 분명 타 죽을걸 알면서 뛰어드는 내 모습에서도 쉽게 볼 수 있었으니까

말이다. 

실체를 알 수 없는 코인에 내가 모아놨던 돈들이 들어가고 거기다 신용대출을 많지는 않지만 빚을 내서 돈을 넣고 있는 내 모습에서는 이미 정상적인 사고와는 거리가 멀어지고 있었다.

코인 거래소에 있는 돈들은 게임머니 마냥 사고팔기를 수시로 하며 돈이 생기는 족족 게임머니 만들기에 여념이 없었다. 

거래소에 있는 게임머니는 날로 줄어 들어가고 있고 실물 통장의 현금은 거의 없고 대출통장이 새로 생겨 있었다. 

정말 날 위해 뭐 하나 산 것도 없이 돈을 넣었지만, 내 손에 쥐어져 있는 건 빚 밖에 없었다.     

이렇게 3년 정도 하고 나니 점점 제정신이 돌아왔다.     

더 했다간 나의 회사생활이 의미가 없어져 버릴 것 같았고, 슬슬 주식이며 코인으로 들어가는 돈이 아까워지기 시작했다. 


내가 코로나 기간에 뭐가 단단히 씌었나 보다.     

내가 손해 봤던 돈을 계산해 보니, 한숨과 탄식만이 나왔다.  

이 돈이면 좋아하는 해외여행도 아이들과 여러 번 갔다 왔을 것이고, 거짓말 조금 보태면 중소형차 정도는 샀을 것이다.     


난 뭘 믿고 이 귀한 나의 노력의 결실들을 함부로 생각했던 것일까??     

다행히 신용대출은 간이 작아 많이 받지 않았기 때문에 정리한 돈으로 가능했고 조금 남은 돈은 은행 적금 통장으로 새롭게 변신했다. 적금 통장은 인터넷뱅킹의 쉬운 해지로 인해 직접 은행에 가서 통장을 만들고 해지도 직접 가야만 하는 걸로 만들었다.

은행 가는걸 너무 귀찮아하는 내가 적금을 쉽게 깰 수 없게 말이다... 하하!!     


난 내 성격하고 투자가 맞지 않았다... 우선 급한 성격과 예민함이 투자로 인해 삶을 힘들게 만들었고, 신중하고 많은 공부가 필요하며 인내가 밑바탕이 되는 투자자의 삶을 따라갈 수가 없다.      

예전처럼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시작할 것이다. 나에게 맞는 투자는 예금, 적금, 그리고 아이들과 함께 하는 여행으로 쌓아가는 신뢰가 나를 더 나은 미래로 만들어줄 것 같다.     


난 깊이 반성한다. 기존의 나의 불나방 같은 투자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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