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의가 권리인 줄..
참.... 밑에 직원에게 무시당하는 느낌은 진짜.. 그 기분은 말할 수 없이 참혹하다...
상사인 내가 왜 무시당하냐고??
그 직원보다 일을 못해서라고 당연히 생각들을 하겠지....
하지만, 아니다..
난 그 직원의 업무를 인수인계 해 줄만큼의 능력이 있고 이 회사에 오래 다녀 다년간 쌓아온 노하우와 다방면의 업무를 수행할 만큼의 자질 또한 갖추고 있다.
근데 왜 사원인 여직원의 무시를 당하냐고??
참... 아니러니 하게도 싫은 소리를 안 하고 무조건 잘한다 잘한다 해서 그런 거 같다.
호의가 권리가 되는 뭐 그런 거??
사실 회사가 조금 커지면서 내가 할 일이 너무 많아 내 업무를 좀 덜어줄 여직원을 뽑는데 의외로 힘들었다.. 무슨 조금 어려운 거 같으면 그만두고, 또 그전에 하던 일에 미련이 남아 또 그만두고,, 그러다 보니 신입 교육 시키다 내가 내 할 일을 못 할 정도였다.
회사가 조그만 소기업이다 보니 그냥 편하게 전화만 받으려고 왔던 직원들은 생소한 일에 겁을 먹고 그만두다 보니 나 또한 너무 힘들었었다.
그러다 현재 여직원이 오게 되었는데 여러 가지 사정상 일자리가 간절해 보이는 40대라 마지막이다 생각하고 채용을 했다..
말이 없고 조용해서 왠지 다가가기가 어려운 직원이지만, 그래도 차분하게 일을 하는 것 보고 그것으로 다행이다 싶었다..
근데, 사회생활을 안 한 직원도 아닌데 기본적으로 인사를 잘 안 했다.
뭐지..?? 성격이 소심해서 낯가려서 그런가? 싶어 따로 말을 안 했지만 다들 좀 의아해 하긴 했다.
그러다. 웬만큼 가르친 다음에 어느 정도 일을 할 수 있을 때 갑자기 나를 호출하더니 본인이 못마땅하던걸 다 쏟아내는데 참 어이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원이 나갈까 봐 노심초사하며 난 그 직원에게 싫은 소리 한번 하지 못하고 맞춰줬다. 집에 일이 있으면 몰래 먼저 보내기도 하고 직원이 힘든 거래처라고 하면 대신 처리해 주고 그렇게 몇 년을 보냈는데....
이젠 못 하겠다.
그만둔다고 해도 붙잡고 애원하지 않을 거다.
얼마나 나를 무시하면 내가 처음으로 싫은 소리 했더니 그 자리에서 다른 직원들 있는데 톡 쏘며 짜증을 냈다.
난 팀장이고 자기는 그저 사원인데.... 나보다 더 큰 소리를 내다니...
그리고 카톡업무를 볼 때도 다른 직원들한테는 대답을 하는데 나한테는 답이 없다... 확인했다는 대답은 해야 할 것 아닌가? 나 혼자 카톡 보내고 끝난 날도 있다...
물론 인사는 아직도 잘 안 한다... 사장님한테도....
내 잘못이 너무 컸다...
처음부터 그만둘걸 무서워하지 않고 기본 예의부터 가르쳤어야 하는데, 그걸 못해서 문제가 커진 것 같다..
난 잘해주면 상대도 고마워서 잘할 줄 알았다.. 하지만, 세상은 내 뜻대로 내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
이번에도 자기 업무 책임을 나한테 미루고 내 책임으로 돌리는 그 직원의 모습을 더 이상 간과하지 않을 것이다.
매번 잘한다.. 잘하고 있다고 칭찬해 줬는데 그 칭찬이 독약이 될 줄을 누가 알았겠는가?
얼마 전에 있던 심사에서도 직원이 대응하기로 한 건데, 처음이라 긴장할까 봐 심사 오신 분들에게 잘 말씀드리고 부탁드렸는데 결론은 내가 대응하고 직원은 멀찍이 쳐다보고.....
또 심사원들도 대응하는 직원의 태도에 문제를 얘기하시는데 난처해서 혼났다.
심사가 끝난 후에 뭐가 기분 나쁜지 얼굴에 불만은 잔뜩 품고 대답도 잘 안 하고 난 눈치만 보고 그러다.. 공황장애가 다시 왔다...
회사 출근하는 동안 갑자기 심장이 뛰고 힘이 들었다.. 그 직원 얼굴 보는 게 두렵고 힘들었다
병원 가서 상담하고 약을 지어먹으니 좀 나아졌지만, 그 직원 생각만 하면 정말이지 고통스러워 내가 그만둬야 하나 하고 생각이 들었다.
교육 중이라 당분간 회사에 오지 않는 지금 내가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고 내 마음을 정리할 기간이기도 한 시간이다.
이젠 예전처럼 눈치 보지 않고 상사로서 업무적으로 냉정하게 대하며 내가 그 직원을 미워하지 않게 미워하면 나도 힘이 드니 그냥 업무적 파트너로만 생각할 예정이다.
더 이상 잘해줘서 무시당하는 상사로는 남고 싶지 않다.
그리고 네가 무시할 만한 사람이 아니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네가 그만둔다 해도 붙잡지 않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