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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인하 협상

-마지막 몸부림-

by 불곰 엄마

마지막 글을 쓴 지가 벌써 두 달이 넘어갔다...

그동안 잘 해결돼서 글이 안 올라왔는 줄 아셨을 거다.


내가 이틀 더 여름휴가를 낸 기간에 회사에서는 조직개편이 있었고, 사무실도 자리 위치가 다 바뀌었다.. 물론 놀라지 말란 사장님의 언질이 있긴 했지만,..

따로 떨어져 있던 영업부와 생산부 관리부가 한 사무실로 전부 들어왔다.

업무 효율도 높이고 그동안 몇 안 되는 직원들이 떨어져 있으니 회사 분위기도 그렇고 해서 다시 새로운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사무직 전 사원이 한 곳에 모이게 됐고

물론 여직원과도 같이 다시 합치게 됐다.

휴가를 마치고 정리된 사무실을 보니 새롭게 보이고 다시 여직원과 같이 있어도 다른 직원들이 다 함께 있으니 이젠 좀 괜찮겠지 싶었다.

그렇게 다시 시작했다.

하지만, 나의 기대는 점점 사라졌다...

아니 내가 너무 지쳤다.

나와 여직원은 전생에 부부였었냐는 말을 들을 정도로 서로가 너무 안 맞았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너무 싫어했다.

회사 일은 힘들어도 어떻게든 버티는데 사람이 싫은 건 정말 어쩔 수 없나 보다.

여직원 역시 변함이 없이 다른 사람과 다르게 나를 무시하는 행동을 계속해 나갔고 난 그걸 또 무시하면서 있기엔 정신적으로 스트레스가 심했다.

회사에서는 네가 그래도 윗사람인데 포용해야 한다며 어머니의 넓은 마음을 요구했고 감정이 표정으로 드러나는 나와 입 꾹 다물고 대꾸가 없는 여직원 사이에서 사무실 직원들이 힘들어한다는 말에 일보다 직원들의 눈치를 보는 게 점점 더 힘들어졌다.

그저 참아라 다독여라 먼저 손을 내밀어라. 그릇을 크게 만들자 등등 점점 나에게 요구하는 게 많아지면서 난 어디까지 해야 하지? 한다고 했는데 얼마나 더 손을 내밀어야 하지? 내 손을 한 번도 아닌 계속 뿌리치는 직원한테 내가 어디까지 해야 하냐고..

내가 일하러 왔지.. 봉사하러 왔나?? 이것까지 내 월급에 포함된 건가?

그래서 내 월급을 다른 사람보다 많이 준거야??

여기까지 생각이 미쳤을 때, 이미 내 손에 사직서가 들려있었다.

그만하자.... 하다가,, 당장 그만두면?? 하는 생각에

워크넷에 들어가 현재 동종업체들의 급여 수준과 구인광고등을 보고 다시 한번 협상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난 바로 연봉 인하 협상안을 만들었다

연봉 인상 협상은 들어봤어도 인하 협상은 첨일 것이다.

난 내 월급을 과감하게 줄이고 내가 퇴사 시 매달 회사에서 들어가는 부수적인 경비등을 계산하고 그 경비를 빼면 난 최저임금을 받는 거란 구체적인 내용과 협상안을 적어서 사장님한테 들고 갔다.

연봉 인하 협상안을 보시면서 이런 경우는 첨 이라시며 이렇게까지 해야겠냐고 물으셨다. 난 더 이상의 모든 것들이 무겁다. 그러니 그냥 일 할 수 있게 만들어 달라. 어머니의 마음 같은 건 요구하시지 말아 달란 말을 하면서 제가 오죽하면 월급을 줄이면서까지 책임을 내려놓고 싶었겠냐고 말씀을 드렸다. 저를 최저임금으로 쓰시는 거니 거기에 합당한 책임만 주시면 좋겠습니다. 물론 여태껏 했던 대로 업무는 최선을 다해할 테니 그냥 있는 그대로 봐달라고 말씀드리고 사장실을 나왔다.

이게 추석 명절 바로 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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