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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빛소년 Apr 09. 2023

혜자스러운 사회를 꿈꾸며


[도시락 광고 아입니다!]


가격 4,500원 출시 기념으로 600원 할인! 3,900원 통신사 할인 10%, GS 구독하면 20%할인!! 최종 구매가 3,250원!!!

# 혜자 선생님! 고물가시대에 직장인들의 가벼운 주머니를 달래 주시는 메시아!


점심 식대 8 천원! 점심 평균 9 천원에서 1 만원을 넘는 가격이다. 커피를 꼭 마셔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커피까지 마시면 최소 1만 5천원이다.


대출 이자, 카드값, 휴대폰 비용, 보험료, 구독료, 관리비까지 탈탈 털어 내고 나면 마이너스 시작이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고 하지만 티끌만큼 남은 돈으로 편의점 도시락도 겨우 사 먹는다. 


[얼마나 올랐을까!?]


한국소비자원에서 제공하는 서비스가격정보에 대표 음식들을 살펴봤다.


2021년에서 2023년 불과 2년 만에 외식비가 폭등했다. 근데 삼계탕은 원래 비쌌구나 King계탕 보다는 치킨을 먹어야겠다. 2년만에 약 15%이상 올라버린 음식 가격에 마음 편히 점심을 먹기 힘들다. 


냉면 : 9,000 원 -> 10,692 원 (19% ↑)

비빔밥 : 8,769 원 -> 10,000 원 (15%↑)

김치찌개 : 6,769 원 -> 7,654 원 (13%↑)

삼겹살 : 16,581 원 -> 19,031 원 (15%↑)

자장면 : 5,346 원 -> 6,569 원 (23%↑)

삼계탕 : 14,462 원 -> 16,000 원 (11%↑)

칼국수 : 7,308 원 -> 8,615 원 (18%↑)

김밥 :  2,654 원 -> 3,100 원 (17%↑)


[외식 비용 인상의 의미]


내가 좋아하는 갈비탕 한 그릇 가격이 1만 6,000원까지 오른 런치 플레이션(Lunchflation)의 시기를 지나고 있다. 런치 플레이션은 물가가 올라가서 점심값이 부담스럽다고 생긴 용어인데 그냥 경제 관련자들이 밀고 있는 억지 밈이다. 대충 아무 이름에 플레이션을 붙이면 완성된다. 애그(ag), 베케(vaca), 슬로(slow), 카(car), 그린(green), 밀크(milk), 슈링크(shrink) 등 이쯤 되면 물가 오른 것도 성질 뻗치는데 놀리는 기분이다. 물가 멈춰!!


� 참고


애그(ag) - 농산물 가격이 올라 다른 물가를 올리는 것

베케(vaca) - 기름값 등이 올라 휴가를 보내는 가격이 오르는 것

슬로(slow) - 경제 성장이 멈추고 회복되지 않았는데 물가가 오르는 것

카(car) - 자동차 공급 부족으로 자동차 가격 폭등!

그린(green) - 친환경정책으로 다른 물가를 올리는 것

밀크(milk) - 우유 값이 올라 크림, 커피 ,빵, 과자 등 우유를 사용한 가공품 가격도 오르는 것

슈링크(shrink) - 가격은 그대로인데 제품의 크기나 수량을 줄이거나 품질을 낮추는 것. 밑장 빼기 

플레이스테이션(PlayStation) - 유부남인데 아내가 허락 안해주는 것(?). 일단 저질러라 허락보다 용서가 빠르다. 당근에서 샀다고 하소!



외식 비용 인상은 항상 마지막에 오르는 물가 인상의 N번째 사이클의 마지막 단계이다. 재료비, 인건비, 공공 요금 등 버티고 버티다 마지막에 오르기 때문에 인상 사이클의 끝이라고 보면 된다. 또 다시 원가가 오르면 상품, 서비스 가격이 올라 소비자에게 부담이 반복된다. 오르면 좀처럼 내려오지 않는 특성에 회사원들의 부담이 커진다. 원가가 내려도 기업의 이익이 증가하고 주주의 이익이 오르지 상품과 서비스 가격은 거의 내려가지 않는다. 원유 가격이 상승하면 빛의 속도로 기름 값을 올리고, 원유 가격이 떨어지면 기름 값을 거북이처럼 늦게 내리는 것을 떠올리면 된다. 


이런 상황에서 월급이 물가상승률만큼 오르지 않으면 실질 소득이 줄어든다. 가만히 있어도 가난해 진다. 삼각김밥, 도시락 찾아 ‘캐시워크’를 키고 돌아다녀야 한다.


점심 시간을 기다리며 열심히 일하던 회사원들은 이제 점심은 그저 저렴한 가격으로 때워야 하는 존재가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편의점을 찾아 조금 늦으면 참치 마요네즈, 전주 비빔 등의 삼각김밥은 이미없다. 아침에 사야한다.


혜자 도시락이 인기 있는 이유는 가성비가 좋고 푸짐해서 편의점 도시락이지만 집에서 해먹는 밥 같은 느낌을 주기 때문이리라. 직장인의 가벼운 주머니를 달래줄 수 있는 혜자스러운 도시락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무지출챌린지, 냉장고 파먹기, 회사 탕비실 도둑이 지속될 전망이다. 


지출과 소비를 극단적으로 줄이는 것은 좋은데 “아들아, 무지출챌린지가 뭐길래 아빠가 사놓은 소고기와 장조림을 가져가는 거니”, “ 과장님, 저 무지출챌린지 하는 중인데 커피 한잔만 사주세요!” 이런식으로 남의 등골 빼먹는 챌린지로 변질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물가 부담은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2월 14일 미국 CPI가 발표되었다. 예상 6.2%, 지난 달 6.4%, 실제 6.4%가 나왔다. 근원 CPI는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상품, 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확인한다. 예상 5.5%, 지난 달 5.7%, 실제 5.6%가 나왔다. 중요하게 살펴볼 점은 물가가 잡히지 않았다는 점이다. 오히려 식품과 에너지의 물가가 폭등했으며 서비스 물가 자체도 높다. 비극적인 튀르키예 지진은 엄청나게 안타까운 사망자가 발생했고, 물가 상승에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부디 하루 빨리 해결되기를 기원하며 최대한 많은 기적이 일어나길 기원한다.   


CPI의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실업수당 청구는 예상치 보다 큰 폭으로 낮게 나왔고 고용지표 가 상당히 양호 하다. 미국 경제가 계속 탄탄하다는 의미이다. 무엇보다 잡히던 물가가 반등을 했다. 이건 미국을 제외한 국가들에게는 좋지 않은 신호다. 목표 2%까지는 장기간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연하게도 금리를 더 많이 내릴 수 없는 상황인데 오히려 올려 마땅한 상황이 연출 된 것이다. 금리 상승이 가파르게 진행될 확률이 높아졌다. 물가의 반등이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한국의 물가 상승도 어지러운 수준이며 미국도 마찬가지인 이유는 금리 인상을 하지만 정부에서 대출로 돈을 풀고 지원금을 주는 상황에서 물가는 잡힐 수 없다.


Fed의 연설 내용을 살펴보니 이미 물가가 올랐다는 것을 예상했다고 하지만 애써 태연한 척 한다. 예상보다 높은 CPI가 잡히는 데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며 지속된다면 금리를 인상할 수도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이상한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결국 인플레이션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소리다. 이러한 태도에 경제 관련 전문 보도는 "Fed가 이렇게 까지 금리를 올렸는데 물가가 안 잡혔는데, 금리를 여기서 더 올리는 건 무리가 있다" 하고 지적하고 있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 패트릭 하커는 올해 금리를 5%까지 올리고 동결해 물가를 잡을 수 있는 제약적인 금리에 가까워졌고 그대로 놔두면 충분히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경제는 올해 침체에 빠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지만 그건 미국만의 이야기가 될 수 있기에 등골이 서늘하다. 당분간 갈비탕을 자유롭게 먹을 수 없을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물가가 내려오기는 하는데 영 내려오는 속도가 느리다. 그런데,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이러면 안 된다. 


미국도 급격하게 물가를 올려서 물가가 잡힐 것으로 잘못 전망했다. 물가가 잡힐 때까지 연준은 금리를 올릴 수 밖에 없다. 0%에서 4.7%까지 금리를 올렸는데 물가는 고작 2% 낮아졌다. 마이크 타이슨은 말했다. “누구나 그럴싸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 쳐맞기 전까지는”   


P.S  통화 정책을 조정했으면 정부가 긴축을 하거나 세금을 올리던지 뭐라도 하자. 이도 저도 아닌 정책으로 우회적으로 돈은 잔뜩 풀면서 회사원만 때려잡는다. 못 잡겠으면 임금이라도 올려 달라 !! 공공 요금 인상 못 살겠다! 그리고, 게임의 불문율이 있다. 입 털면 필패.. 인플레 둔화 소리 나올때 내 이럴 줄 알았다.(응,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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