ㅇㅇ하지마

by 달빛소년

스마트폰과 소셜 미디어의 발전은 언어를 파괴하고 있다.


시대의 변화와 함께 지속적으로 파괴되겠지만 주기적으로 경적을 울리고 싶다.


[안할게]


ㅇㅇ을 쓰는 이유는 동의한다는 뜻이다. 이응이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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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아내가 안 쓰던 ㅇㅇ을 쓰길래 쓰지 말라고 부탁했다. 왜 쓰냐고 물었는데 너무 바빠서 그냥 ㅇㅇ을 쓴다고 답했다. 집안일, 육아, 일을 아내는 아주 든든하고 매우 바쁘다. 육아 요즘 들어 달라 진 습관은 넷플릭스에 재미있는 콘텐츠가 많아져서 틈만 나면 본다.


취미가 없던 아내에게 좋은 취미다. 공통의 주제로 대화를 할 수 있으니까. 빠르게 대답하고 영상을 보려고 줄임 문자를 쓰는 모습이 보였다. 대화를 갈구하기 보다는 생각을 즐겨하는 나로써는 ㅇㅇ보다 지금 넷플릭스 보느라 바빠 나중에 이야기해 하고 말해준다면 응. 알겠어. 나중에 이야기하자. 말할 수 있다.


결혼생활에서 항상 첫 번째가 가족이라고 생각하고, 최고의 가족이라고 할 수 없지만 가족끼리 대화는 바람직한 언어를 써야 한다고 본다. 밖에서 잘못된 말을 듣고 집에 오더라도 교정하고 정화했으면 좋겠다.


내 말을 존중해주는 아내는 바로 안 쓴다고 말해줘서 진심으로 고맙다. 대화가 없는 것은 이해할 수 있어도 가까운 사이에서 자음을 쓰는 것은 도무지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지 나도 머리 속이 텅 비어버린다. 나도 ㅇㅇ이라고 해줘야 하나? 그냥 읽고 씹을까? 무슨 생각으로 ㅇㅇ을 했지? 별별 생각이 들지만 내버려 둔다.


대화를 할 때 습관적으로 줄임 문자를 쓰는 사람이 있다. 줄임 문자를 쓰는 이유는 편리하고 쉬운 언어를 사용하고 주위에서 많이 사용하기 때문이다. 문자를 쓰는 이유는 소통을 위함인데 자신의 생각과 사고 방식을 줄여서 표현하고 싶은지 ㅇㅇ, ㄱㄱ, ㅉㅉ,ㅈㅅ,ㅎㄷㄷ,ㅋㅋㅋ 등의 자음은 이미 널리 쓰인다.


이해 할 수 없는 언어는 소통이 아니다. 사회의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려면 서로가 알고 있는 언어를 사용해야 하는데 쓰기 쉬울뿐이지 이해하기는 어렵다. 일상에서 다양한 사람과 소통하지만 줄임말을 쓰는 사람과 말이 없는 사람은 관계의 난이도가 어렵다. 말이 많은 사람은 들어주면 된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소셜 미디어 사용이 자음 사용을 가속화 시켰다. 습관적인 자음 사용은 개인의 발전에 도움 되지 않는다. 줄이면 줄일수록 사고의 범위가 좁혀지지 않을까? 아니면 내가 과하게 해석하는 걸지도 모르겠다.


예전에 어떤 커뮤니티에서 ㅇㅇ의 다른 의미가 대화 차단, 의미 없음도 있다고 하던데 줄임 문자는 해석하기 나름이다.


[청소년 언어사용 실태]


응답의 결과를 다 믿지 않는다. 줄임말 및 신조어를 절반이나 사용 하는데 비속어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수치가 너무 높다. 비속어라고 인지하지 못하고 사용하며 단순한 설문에서는 감추기 위해서 솔직하게 응답을 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청소년 1,14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서 750명(65.6%)이 습관적으로 줄임말, 신조어를 사용한다고 한다. 메신저, SNS, 일상생활 속 대화, 커뮤니티 활동, 게임 순서로 가장 많이 사용했다. 편하고, 또래가 대부분 쓰고, 재미있고, 유행에 뒤처지고 싶지 않은 마음에 쓰는 말이 성인이 되어서도 사용하게 만든다.


문제는 욕설이나 저급한 표현이 아니면 계속 써야 한다는 인식이 크기에 바뀌지 않는 요소다.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는 응답자가 적었다. 영향력 있는 사람도 관심이 곧 돈인 것을 알기에 자극적인 언어를 쓰고 그대로 유행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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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세계를 자음으로 축소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


영국의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은 유독 언어에 대한 명언을 많이 남겼다.


물론, 공감한다.


- 말할 수 없는 것에 침묵해야 한다.

- 언어는 만물의 척도다.

- 생각도 일종의 언어다.

- 말에는 음악이 깃들어 있다.

- 내 언어의 한계는 내 세계의 한계를 의미한다.

- 낱말의 의미란 언어 안에서 사용이다.


자음을 사용하거나, 줄임 말, 신조어 등을 사용하는 세대는 잘못된 언어 습관을 당연하게 강요한다. 문해력 논란에 어려운 용어를 알아야 한다고 강요하는 점과 닮아 있다. 무슨 소리인지 알아들을 수 없는 답답함에 유행어를 쓰지 못하면 대화를 할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어린 친구들이랑 조금 친해지면 그것도 모르세요? 공부 좀 하세요 ㅎㅎ 하고 일침을 날리기 일쑤다. 못 알아듣는 사람을 질책한다.


아무리 바쁘더라도 나는 자음만 쓰지 않는다. ㅇㅇ을 쓰지 않는 이유는 완성되지 못한 자음은 무성의함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이 나에게 써도 아무렇지 않지만 가족이 사용하면 잔소리를 시작한다. 아무 생각 없이 쓰는 말이 더 무섭다. 습관처럼 나올 수 있기 때문에 평소에도 조심하자는 주의다.


꼰대라고 한다면 적어도 언어는 꼰대가 되고 싶다. 줄임말로 써있고 자음으로만 쓴 책이 있다면 그 책은 읽기가 어렵고 이해하기도 어렵다. 공개적인 자리에서도 사용하기 힘든 말은 생활 속에서도 쓰지 말아야 한다. 바쁘더라도 ㅇㅇ을 쓰지 않는 이유는 자음만 쓰는 무성의함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은 나에게 써도 된다. 그러나 소중한 사람이 쓰는 것은 말려주고 싶다. 상대방에게 관심이 없다는 오해를 줄 수 있다. 친한 사이라도 ㅇㅇ을 쓴다면 괜시리 말하고 싶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


확대 해석일지도 모른다. 최소 ㅇㅇ은 바람직하지 않다. 서로의 관계에 대해서 깊게 생각하지 않는 것일지도 모른다. 고상한 언어를 쓰라고 강요하지는 않지만 세대가 선호하는 언어를 안다면 중간은 갈 수 있다. 사회에서 권한을 갖고 있는 사람들과 소통이 원활하다면 조금의 장점이 있다.


상대방은 알지만 나이 듦에 따라 말하지 않을 뿐이다. 친구 중에 한 명은 아직도 욕을 달고 산다. 아주 가까운 사람도 대화에 욕을 섞는다. 성별에 상관없이 친구들끼리 있을 때는 욕을 하면서 재미있게 웃고 떠들 수 있다. 더 이상 젊은 나이가 아님을 알지만 아무도 지적하지 않는다. 듣기 불편함에 자연스럽게 멀어질 뿐이다.

언어가 갖고 있는 힘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말로 호감을 쌓는 일은 어려워도 욕 한마디로 비호감을 쌓는 일은 쉽다. 소통이 어려운 시대에 내가 먼저 언어 사용을 조심해야겠다.


P.S 당신이 나쁘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언어 습관을 생각해보면 자연스럽게 조심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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