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회사가 좋은 회사야?
회사를 약 10년 다니고 이직을 결심한 순간 입사 지원과 면접에 굶주린 사람처럼 닥치는 대로 봤다. 처음에는 면접 때 말도 제대로 못 하다가 여러 경험 끝에 여유가 생겼고 결국 지금보다 좋은 조건으로 상승 이직에 성공했다. 있는 힘을 다해 달린 결과 여러 곳의 회사에 합격했다.
나는 왜 회사를 옮기려고 하는지 고민했고 나름 좋은 회사의 기준을 세우게 되었다. 가급적 이직을 하는 것이 좋은 기회인 이유는 경력을 쌓으면서 이직할 수 있는 기회는 나이 때문에 쉽지 않고 흔히 말하는 경력이 제대로 쌓이지 않은 이력서에 쓸 것 없는 물경력이면 갈 곳도 별로 없기 때문이다.
‘좋은 회사’라는 기준은 너무 범위가 넓고 애매하다. 그래서 개인적인 기준으로 좋은 회사의 기준을 딱 세 가지만 골라봤다.
첫째, 성장
회사에 취업하기 위해 이력서를 제출하고 이력서 합격되면 면접에 꼭 물어보는 질문이 있다. 왜, 우리 회사에 지원하셨어요!? ‘왜는 무슨 먹고살려고 지원했다’하고 말하고 싶지만 면접을 보면 대부분 비슷한 말을 하지만 회사의 비전과 방향성이 일치하고 본인도 성장하기 위해서 지원했다는 답변이 바람직하다. 정말 오래 다닐 수 있고 망하지 않을 회사라 지원했다고 밝힐 수 없으니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회사의 비전과 미션, 오너의 가치관을 잘 살펴야 한다.
성장의 기본은 경력이다. 즉, 내가 일하려는 직무가 블루오션인지 레드오션인지 산업에 대해서 자세히 알고 있다면 충분히 경력을 쌓을 수 있다. 예전에는 한 회사를 오래 다닐 수 있었지만, 지금은 비교적 젊은 사람들만 버틸 수 있는 지금의 구조에서 성장하지 못하는 직무라면 과감히 직무를 변경해 다시 시작하는 것도 길게 보면 때로는 좋은 강점이 될 수 있다. 평생직장이 아직도 유효한 곳이 분명 있다. 조직에 뼈를 묻을 수 있는 회사, 연봉과 복지가 우수하고 전공을 살릴 수 있는 회사면 좋은 회사였다. 과거 형인 이유는 10년만 지나도 새로운 산업이 발전하고 죽어가는 산업이 등장해 많은 회사가 생기고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요즘은 회사를 갑자기 사모펀드에 팔거나 사업부 자체를 없애서 정리하는 경우도 있기에 경력을 쌓아 성장할 수 있는 기준으로 회사를 보는 것이 좋겠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시간이 지나면 적응하고 적응하면 현실에 눌러앉고 그러다 보면 환경의 변화에 대응이 늦을 수밖에 없다. 한 회사에 오래 머무는 것은 몸값을 올리기 어렵다. 물이 끓는지도 모르는 개구리와 같은 상태가 된다.
예를 들면, 과거에 화장품 산업이 중국의 수출과 보따리 관광객의 폭풍 매수에 엄청난 성장을 했지만 결국 인플루언서가 직접 화장품을 쉽게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진입 장벽이 낮아졌고, 경쟁이 치열하면서 수요 자체가 사라져 산업이 위기에 빠졌다. 결국 변해가는 산업에 대해서 빠르게 판단해서 생존하는 회사에 살아남을 수 있는 직무를 선택하는 것이 좋은 기준이다.
지속가능하게 성장하는 회사와 그렇지 않은 회사를 분류하는 기준은 내 경우 매출의 어느 정도를 연구와 개발에 투자하는지 관심 있게 지켜본다. 매출은 유지하거나 커지지만 연구와 개발에 투자하는 비용이 매년 줄어들거나 영업이익이 늘어나도 주식 배당금을 나눠주거나 자사주를 매수하여 소각하는 등의 행동을 하는 회사는 미래 성장동력이 조금 부족하다.
농심, 삼양, 오뚜기 등의 식품회사도 라면이나 과자 등의 제품 개발에 끊임없이 투자하며 신제품을 쏟아낸다. 매출의 10%에서 20% 이상을 연구 개발에 투자한다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회사라고 생각한다. BBQ, 교촌치킨 등의 잘 알려진 외식 프랜차이즈 회사도 신제품 개발을 위해 전문적으로 연구한다.
둘째, 문화
문화는 아주 복합적으로 쌓아 올린 지식의 탑이다. 회사의 창업주부터 이어진 가치, 신념, 구성원의 행동 양식과 기대치를 반영하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최근 젊은 세대의 소비기준에 ESG 가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면서 갑질을 일삼거나 하는 기업 문화가 바람직하지 않은 회사는 성장에 한계가 발생하며 그 한계를 느끼지도 못한 채 스트레스를 받아 “안녕히 계세요 여러분~ 전 이 세상의 모든 굴레와 속박을 벗어던지고 제 행복을 찾아 떠납니다~”하고 탈주하기도 한다.
회사가 직원들에게 어떤 행동을 기대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업무 해야 하는지에 대한 지침과 조직 내에서 일관된 행동과 의사 결정을 책임지고 배가 산으로 가지 않도록 해준다. 뭐, 어느 정도 규모 있는 회사에서 젊고 유능한 MZ세대를 맞이하고 싶어서 좋은 문화라고 포장하는 경우가 있는데 문화가 좋은 회사는 그냥 잡플래닛, 블라인드 등의 기업 평점이나 연간 퇴사율로 확인할 수 있다. 오너가 갑질하고 막말을 하는 회사라면 문화가 좋을 수 없고 그런 분위기의 회사라는 말이다.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빠르게 대응하고 적응하는 능력은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 요소이며, 유연한 기업 문화는 시장에 적응력을 향상하는 데 도움을 준다. 갑질하는 회사의 직원은 협력사에게 갑질하며 그러한 부분은 요즘 같은 시대에 외부에 나쁜 이미지를 전달하고 고객, 투자자, 파트너와의 관계를 해치는 상황을 만든다.
매일 야근하고 회식에 경직되고 보수적인 문화라면 일부 경영진에 지시를 빠르고 신속하게 실천하는 회사이며 변화하는 추세에 대응하기 힘들다. 직원에게 욕하고 막말해서 KBS, SBS, YTN 등 방송에 대대적으로 등장하는 회사에 좋은 문화는 있을 수 없다.
문화에 대해서 복잡하고 어렵게 이야기할 부분은 아니지만 적어도 말이 통하는 회사 의견을 들어주는 상사와 동료가 있다면 그것으로 괜찮다. 아무리 이름 있는 회사라 하더라도 긍정적이고 건강한 기업문화가 아니라면 업무 만족도와 팀워크가 떨어져 오래 다닐 수 없다.
좋은 기업문화는 직원들이 일에 만족하고 헌신적으로 일하며 고객에게 좋은 서비스를 할 수 있어 회사의 브랜드, 정체성 그리고 생산성이 향상된다.
셋째, 안정
경쟁력 있는 월급과 다양한 복지 혜택을 제공하는 회사는 직원들의 생활 수준을 높이고, 만족도와 충성도를 높일 수 있다. 이것을 바탕으로 사회적 자긍심을 높이고 개인의 역량 개발과 승진의 기회를 제공하여 동기를 부여하고 장기적인 커리어 계획을 세울 수 있게 도와줍니다.
100세 시대에 인생도 긴데 언제 일자리를 잃을지 모르면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기 어렵지 않을까?
재무적으로 안정적이며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회사에는 경제 상황이 어려워도 일자리의 안정성을 제공하여 업무와 개인 생활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회사의 직원들의 스트레스를 줄인다. 이 또한 생산성을 높이는 중요한 요소다.
2019년 코로나19로 인한 경영악화로 많은 회사들이 정리해고를 진행했고 무급/유급 휴직, 임금삭감, 희망퇴직 등의 방법으로 구조조정을 했다. 지금은 회복하고 있지만 대면하는 산업이 많이 위축되었고 신의 직장이고 높은 연봉을 받는 비행기 기장이 급여를 받지 못하고 생계를 위해 배달과 택배로 버티거나 전혀 다른 업무를 했다.
예측하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회사에서 중요한 요소는 사람이다. 인재가 있어야 좋은 회사를 유지할 수 있고 성장할 수 있다.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서 최소 B+ 이상의 사람이 있어야 하며 안정감은 그러한 사람들을 머물 수 있게 하는 요소가 된다.
좋은 사람들을 머물게 하려면 안정감이 있어야 한다. 안정된 회사는 꾸준한 교육과 경력 개발의 기회가 제공될 가능성이 높아서 전문성과 경력을 발전시킬 수 있다. 이 세 가지 요소에 대해 회사를 선택할 때 5만 점을 기준으로 성장, 문화, 안정 모두 균형감각 있는 회사를 선택할 수 있기를 바란다.
P.S. 다 갖춘 회사는 거의 없다는 것이 업계의 정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