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표현 릴레이]
쉼 없이 달려온 10년간의 회사 생활이 내일 끝난다. 회사를 옮기기 전에 리프레쉬를 위해 여행을 가는 사람들이 많지만 바쁘지 않으면 조금 불안해하는 사람이라 다음 주에는 곧 새로운 회사로 출근한다.
나름 회사의 각종 행사나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사람들과 잘 어울려 지내는 편이며, 그렇다고 ‘인사이더’는 아니지만 사회자도 하고 레크리에이션도 기획하고 성대모사도 했다. 갑자기 결정된 퇴사라 지난 2주간 주중의 점심, 저녁 약속을 모두 잡고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밥을 열심히 샀다.
함께 밥을 먹으면서 나는 “또 봐요”라는 말을 했다. 감사함의 의미로 밥을 샀던 이유는 같이 밥을 먹으면서 나의 회사 생활 10년을 서로 다 알 수는 없어도 마지막에는 회사 동료 이상의 유대감이 있었으며 관계가 끝이 아닌 어디서도 연결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았을 때나 덕분에 좋은 일이 생겼을 때, 감사의 마음을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방법 중 하나로 밥을 샀지만 고민이 되었다. 관계에 따라 밥 값이 달랐다. 나에게 좋은 일을 해주고 고마움의 정도에 비례했다. 어쩌면 미래에 받을 도움이나 호의를 기대하는 것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비싼 것을 대접하는 것이 고마움을 표시하는 한 방법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사람들이 기억에 남는 것은 늘 먹는 김치찌개나 돈가스와 같은 식사보다 특별함이 더 중요하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관계는 돈으로 살 수 없고 함께 식사하는 시간에 담긴 의미와 감정, 그리고 얼마나 마음이 전달되는지에 따라 다르지만, 비싼 것을 선물하거나 대접하는 것은 확실히 인상적이기 때문이다.
나는 진심을 표현하는 것에 대해 서투른 편이다. 관계에 있어서 감사하다는 표현을 많이 하기에 말로써 감사함을 표현하는 것은 의미가 퇴색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진심과 감정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이 선물이나 대접의 가격이 아닐까? 이런 생각에 관련한 연구를 조금 찾아봤다.
몇 건의 연구는 공통점이 있어서 감사함을 표현하려는 사람은 참고하면 좋겠다.
[선물의 가격과 감사의 표현]
선물의 가격이 비싸면 받는 사람에게 감정적인 가치를 얼마나 전달할 수 있을까? 놀랍게도 선물의 가격이 높을수록 받는 사람이 더 감사하게 느끼는 경향이 있었다. 더 감사하게 느끼는 경향이 있지만 감사하다고 선물을 주는 행위에 대한 진정성과 진심에 영향은 미치지 않았다. 의도와 선물의 의미가 받는 사람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친다.
[감사의 표현과 선물의 선택]
감사함을 느끼는 사람이 어떤 선물을 고르는지, 그 선물을 고르던 행동이 감사의 표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했을 때, 이미 감사의 표현을 하려는 사람이 감사의 감정을 표현하는 데 가장 적합한 선물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었고, 받는 사람도 선물의 가격보다 그 선물의 의미에 더 큰 영향을 받았다. 그러니까 내가 고마움의 정도에 따라 밥을 사준 행동은 정말 최적의 행동이었다. 가격에 상관없이 내가 밥을 사준 사람들은 모두 비슷한 수준으로 감사했다는 의미다.
[선물의 가격과 감사의 표현의 상관관계]
선물의 가격과 고마움의 표현 사이가 직접적인 상관관계는 없었다. 하지만, 선물의 가격이 높을수록 받는 사람의 기대치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었다.
P.S. 감사의 표현을 미리 알았으면 그냥 커피나 마실걸 그랬나?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은 가성비 있게 감사 표현 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