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팁 문화가 불편한 이유]
당신은 소박하고 아늑한 식당에서 식사를 마쳤다. 기분 좋게 계산을 요청한다. 그런데 갑자기 아르바이트생이 '팁 주세요!'라고 쓰인 거대한 팁 항아리를 들고 웃으며 나타난다. 이 항아리는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크고 자신감 넘치게 항아리를 테이블 앞으로 내민다.
당신은 어이없고 놀란 표정으로 항아리를 봤고 주변의 다른 손님과 직원들도 이 광경을 보고 웃으며 SNS에 올리기 위해 사진을 찍는다. 키득거리는 소리와 놀라움이 식당에 교차하고, 아르바이트생은 마치 팁이 자연스러운 것처럼 눈을 반짝거리며 기대하는 표정을 짓는다. 이 상황은 마치 코미디 영화의 장면 같은 기분이 든다. 떠밀리듯 팁을 주고 당신은 이제 다시는 식당을 방문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도망치듯 나온다.
팁 문화가 한국에서 시행된다면 자영업자는 지금보다 훨씬 어려워질 것이다. 물류와 택배가 하루 만에 도착하는 한국의 빨리빨리 문화 너무 좋다. 하지만, 함께 발달한 배달 플랫폼의 과도한 배달비 인상으로 배달로 코로나 시기에는 좋았겠지만, 외부 활동이 많아진 지금은 음식 장사를 하는 사장님도 힘들고 배달비가 부담스러워 음식을 시켜 먹는 걸 꺼려하는 분위기다.
물가 올라서 외식이 부담스럽고, 높아진 음식 가격에 배달 비용이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팁 문화까지 시행된다면 외식을 줄일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한국에서 팁 문화가 불편한 이유는 친절하지 않아서다. 친절했다면 돈 더 주세요라는 말이 불편한 이유는 한국은 팁 문화가 발달한 미국과 다르게 최저임금제도가 존재한다. 법이 근로자의 월급을 보장하는 나라에 팁으로 추가 수익을 창출한다!? 월급을 받으면 기본적으로 자기의 일은 충실해야 한다. 서비스 업에서 일을 하면 손님에게 서비스를 잘하는 것은 기본이다.
2024년 최저임금은 시간당 9,860원이다. 주 40시간, 주휴시간을 포함하면 약 2,060,740원입니다. 2023년보다 약 5 만 원 인상되었고 연봉으로 계산하면 24,728,880원이다. 적은 금액은 아니고 약 2,200만 원대를 수령한다. 받는 사람은 적다고 하겠지만 음식과 술로 매출을 발생시키는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많은 금액이다. 최저 임금으로 월급을 보장받는 입장에서 당연히 친절해야 하는 상황인데 요즘은 손님이 아르바이트생의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이다. 강요할 수 없지만 인사를 하지 않는 것은 기본, 물어보면 귀찮고 퉁명스럽게 대답하고, 스마트폰만 보고 있는 경우도 있다. 정말 화가 나는 상황은 키오스크나 결제, 1+1 행사 등 어르신이 잘 모르는 상황에 화를 내는 사람도 있다. 친절한 사람이 귀하다. 그런 관점에서 불편한 가게보다 키오스크가 더 편한 경우도 있을 정도다.
아르바이트생을 구하기 힘든 것은 알지만 서비스가 불만이면 할인이나 추가 혜택을 주는 것도 아닌데 팁을 달라고 하면 손님들 마음이 편하지 않다. 대화가 사라지는 사회에서 음식이 맛있는 것은 기본이고 불편하지 않아야 하는데 불편하면 그냥 재방문을 하지 않는다. 팁이 당장 생활이 어려운 저임금 근로자에 직접 도움을 준다는 데 의미가 있지만 한국에서 어렵지 않은 근로자가 없다. 근로자들 평균 임금을 보면 200만 원에서 300만 원이 대부분이다. 팁을 줄 정도로 여유 있는 사람이 드물다는 소리다.
음식값에 비용이 모두 포함되어 있는데 따로 또 청구하는 기분인데 팁을 천 원 단위로 줘도 애매하고 오천 원을 주면 음식 가격대비 비싸고 주다 보면 손님은 탕진하고 나중에 손님에게 당연히 요구하는 상황이 생긴다.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 그럼 팁을 주는 손님에게는 친절하고 팁을 주지 않으면 불친절해지는 구조가 생긴다. 같은 음식 값을 지불하고 차별 대우를 받게 된다.
음식이 아닌 대부분의 서비스 비용이 상품이나 서비스 가격에 이미 포함되어 있다. 미용실 가격이 점점 오르는 이유도 서비스 비용이 미용실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소비자는 추가적인 팁을 주는 것은 불필요하고 과도하게 느낀다.
한국에서는 대놓고 서로 평등하게 대우하지 않으면 비난을 받는다. 한국인들은 모든 직업이 존중받아야 한다고 표현하지만 서비즈 직종을 낮은 직업으로 인식하고 있다. 팁을 주는 것은 특정 직업을 낮게 보는 행위로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기에 조금 조심스럽다. 실제로 팁을 줄 때 일하시는 이모님들은 정말 좋아하는데 MZ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기대치와 눈높이가 높다. 팁을 줄 때 받는 사람마다 태도가 다르기에 불편하다. 신용카드나 간편 결제를 이용하는 문화에서 개인 간의 현금 거래를 피하는 경향이 있다. 돈이 아까운 것이 아니라 그냥 현금이 없고 찾으러 가기 귀찮다. 과거에 팁 문화가 일반적이지 않았고 현재도 그렇다.
만약, 당신이 팁을 받는 입장이라면 얼마를 주면 고마움을 느끼겠는가!? 적어도 오천 원이나 만원 이상이라고 답할 것이다. 고기와 같이 기술이 필요하여 정말 끝내주게 잘 구워주고 서비스해준다면 그 정도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음식은 주방에서 조리가 완료되어 종업원이 손님들 테이블로 가져다주는 역할을 한다. 이 상황에서 어떠한 친절이 있을까!? 밥 먹는데 돌아다니면서 반찬이 떨어지면 알아서 가져다주고 물이 떨어지면 물을 주는 정도밖에 없다. 요즘 손님들은 밥 먹는데 누군가 자신의 테이블 공간에 다가오는 걸 불편해한다.
팁을 줘야 하는 음식점은 피하고 오히려 '저희 가게는 팁을 받지 않습니다' 이것이 마케팅의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경쟁 사회에서 스스로 경쟁에서 밀려나는 행위를 선택하는 사장님이 있을까? 결론적으로 한국에서 팁 문화가 불편한 이유는 직원이 친절하지 않아서이며 테이블마다 키오스크와 태블릿으로 주문하고 서빙 로봇이 가져다주며 팁 문화 정착은 당분간 어려워 보인다.
P.S. 배달 플랫폼에 사장님 응원하기 +2,000원 이런 것좀 하지 말자. 이제 손님에게 식탁 닦고 가라는 식당까지 등장했는데 팁이요!?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