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달빛소년 Mar 09. 2024

우리는 왜 다른 사람의 행복을 빌어주지 못할까?

[우리는 왜 다른 사람의 행복을 인정하지 않는 걸까?]


현대 사회에서 개인의 성취와 행복을 중요하다. 동시에 다른 사람의 성취와 행복도 중요하다. 

지금의 사회분위기는 이전과 다른 미묘하게 특별한 느낌이다. 다른 사람의 행복을 인정하고 기뻐하지 못하는 모습이 흔하게 보인다. 명랑하지 못하고 안개가 낀 음침한 느낌이다. 최근 사상처음 출산율이 0.6명대로 내려왔고 사람들 사이에 한국은 이제 망했다고 입에 오르락내리락하며 다들 놀라워한다. 


두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아이가 점점 크고 힘들기도 하지만 행복한 상황이라 두 아이의 미래가 있는데 나쁜 전망이 듣기 좋지 않다. 최근에는 다른 사람과 연애와 결혼 그리고 육아에 대해서 자신의 기준으로 바라보며 불행할 것이라고 추측하는 사람이 늘었다. 


회사에서 동료가 연인과 사귄 지 3개월인데 행복하다고 말하면, 고작 3개월 만나서 모른다고 1년 만나면 연인이 달라진다고 말한다. 동료가 3년을 만나고 결혼하고 신혼기간에 행복하다고 말하면 사람은 누구나 변한다며 애 낳으면 또 싸우고 달라질 것이라고 말한다. 아이를 낳고 힘들지만 그래도 여전히 행복하다고 말하면 행복한 척이라고 아이를 키우느라 미래도 없다며 책임질 가족이 있는 걸 별로라고 말한다. 사람들이 베베 꼬였다. 먹고살기 힘들어지니까 사람들이 내적 불안과 시기, 질투가 드러난다.

행복도 전염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먹으며 이 현상에 대해서 조금 시간을 두고 생각했다.


첫째, 사회적 비교의 함정이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다른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려는 경향이 있다. 사회적 비교의 함정인데, 우리는 자신의 위치와 능력을 평가하기 위해서 다른 사람과 비교한다. 소셜 미디어의 확산으로 다른 사람의 성공과 행복이 더욱 눈에 띄게 되었고 상대적으로 자신이 덜 성공적이고 불행하게 느끼게 만든다. 행복해 보이는 모습을 보며 가식이라고 말하고, 때로는 시기나 질투로 이어진다. ‘나 정도면 괜찮지’ 하는 생각이며 나보다 덜 괜찮은 사람을 보면서  그 사람의 행복을 인정하지 않는다. 


둘째, 행복을 제로섬 게임으로 인식한다. 제로섬 게임은 한 사람의 이득이 반드시 다른 사람의 손실로 나타나는 상황이다. 포커 게임, 주식 시장의 옵션이나 선물 거래 등 한 투자자나 플레이어의 이득은 반드시 다른 사람의 손실이다. 플러스와 마이너스가 만나 제로가 되는 그런 게임. 한국은 기형적이고 극심한 경쟁적인 구조로 경쟁에서 승리하면 원하는 걸 얻고 경쟁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원하는 걸 얻지 못한다. 다른 사람의 행복이 나의 불행과 손실이라고 인식하고 믿기에 사람들은 성공과 행복을 경쟁해서 얻어야 하는 걸로 바라본다. 실제로 행복이라는 자원은 무한하고 다른 사람의 행복으로 내 행복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걸 인식해야 한다.

 

셋째, 개인주의 문화다. 개인의 성취와 독립성이 높게 인정되는 사회에서 내가 아는 사람과 같은 소속이라 해도 친하지 않은 사람의 불행과 행복은 내 알바가 아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개인은 다른 사람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성공과 행복이 우선이기에 다른 사람의 성취는 인정하지 못한다. 내가 일찍 퇴근하는 건 일을 잘해서이고 동료가 일찍 퇴근하지 못하는 건 일을 못하기 때문이라는 단순한 생각을 한다. 실제로는 그 사람의 일이 정말 많지만 관심이 없어서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를 가능성이 크다. 물론 일을 처리하는 능력이 각자 다르겠지만 가끔은 동료가 어떤 걸로 힘겨워하는지 관심을 갖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다른 사람의 행복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는 사회나 조직의 구성원들이 개인적인 불만족과 사회적 분열을 만든다. 행복은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 무한의 자원이지만 비교와 질투는 행복이라는 자원을 감소시킨다. 심리적으로 스트레스와 불행의 원인이 되고 공동체 의식과 사회적 연대감이 떨어져 외로움을 느낀다. 사람은 혼자살 수 없다. 서로의 행복을 기원하기 위해서 자신과 다른 사람을 비교하는 대신, 스스로의 기준을 세워 행복을 측정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행복하다는 생각이 행복을 부른다. 다른 사람의 성공은 속으로 배가 아플 수 있지만 공감 능력을 키우고 진심으로 축하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나도 언젠가는 축하받을 수 있다. 옆에 있는 사람은 내가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친구가 될 수도 적이 될 수도 있다.


행복은 마치 여름날의 따사로운 햇살과 같다. 부드럽게 우리의 피부를 감싸며, 우리 내면의 어두운 구석조차 밝히는 따뜻함을 제공한다. 깊은 숲 속에서 길을 잃었을 때 늑대와 여우의 울음소리보다 새소리가 안정감을 느끼게 하듯 행복의 존재는 우리를 평온하게 만든다. 무엇보다 다른 사람이 불행하다고 내가 행복해지지 않다는 걸 인지하자. 당신이 진심으로 잘됐으면 좋겠다.


P.S. 목마를 때 마시는 물 한잔도 행복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한 살이라도 빨리 친구라고 생각하는 것들을 정리하세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