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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빛소년 Mar 16. 2024

당신만의 정원을 가지고 있나요?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은 자기 자신에게로 이르는 길이다. 그 어떤 사람도 완전히 자기 자신이 되어본 적은 없었다. 그럼에도 누구나 자기 자신이 되려고 노력한다. 어떤 사람은 모호하게 어떤 사람은 보다 투명하게, 누구나 그 나름대로 힘껏 노력한다. - 헤르만 헤세 데미안 중



헤르만 헤세의 소설 데미안의 주인공은 내면의 성장과 자아를 찾기 위한 여정을 떠납니다. 어린 시절부터 청년기에 이르기까지 겪는 마음과 외부의 시련을 통해서 사람의 본성, 선과 악, 개인주의, 정신적인 성장에 대해서 알 수 있는 좋은 작품이죠. 데미안에서 정의 내린 삶은, 삶 그 자체가 자신을 찾아가는 길이고, 그 길을 가려는 시도를 통해 본모습을 찾으려는 노력 그 자체라는 말입니다. 여기서 저는 사람의 본모습에 대한 고민을 했습니다. 누구든 세상에 원치 않아서 태어나지만 죽을 때까지는 주위의 환경에 따라 다르게 성장합니다.


우리가 태어난 경제적 환경, 건강 상태, 가족과 친구 등 어떻게 관계를 맺는지에 따라 다양한 모습의 옷을 입습니다. 그 옷이 자신의 본모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죠. 우리가 입었던 옷들은 잃어버리거나 달라질 수 있습니다. 태어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본모습이 가려지는 것이죠. 개인의 삶은 힘들겠지만 시간이 지나고 성장의 경험을 주는 것은 삶의 고난과 시련이 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아프거나 경제적으로 어렵거나 가족끼리의 갈등, 친구와의 다툼 그리고 교통사고와 같은 예상하지 못한 사고는 대표적인 삶의 시련입니다.


개인이 감당할 수 있는 시련은 정말 힘들고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치지만 자신의 존재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보게 됩니다.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행운과 성공의 기회를 잡지 못하고 더 큰 불행을 불러오는 경우도 흔합니다.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기회, 잘못된 결정 그리고 욕심의 삼박자가 어우러져 만들어집니다. 


모두 자아를 찾지 못하고 내면의 정원을 가꾸지 못해서 발생한 일이죠. 갑작스럽게 복권에 당첨되었는데 도박이나 사치로 인해서 다시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지 못하거나 갑자기 대중의 주목을 받아 SNS에서 인플루언서가 되었지만 논란으로 삶이 힘들어지는 경우도 흔합니다. 기회는 항상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지지 않고 기회를 잘 살리지 못하는 경우도 많아요. 그래서 우리는 항상 겸손함을 유지해야 합니다. 돌고 돌아 우리가 어디서 또 만날지 모르잖아요? 당신은 나에게 좋은 동료가 아니어도 나는 당신에게 좋은 동료가 되겠다는 의지입니다.


오랜만에  바쁘다는 이유로 돌아보지 못했던 저의 정원을 살펴봤습니다. 물을 주지 않은 나무와 꽃들이 시들었습니다. 감성이 한 스푼 부족했습니다. 물을 주고 싶을 때는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영화를 봅니다. 영화를 원래 좋아했지만 같은 영화를 보고도 많은 관객이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는 점이 참 재미있는 분야라고 생각해요. 


조금은 삭막한 감성에 물을 주고 싶어서 당장 넷플릭스를 열고 가장 슬퍼 보이는 영화를 봤습니다. 3일의 휴가라는 영화인데 정말 소박하지만 감동적이었어요. 가족이 붕괴되는 현실에서도 가족의 소중함을 알려주는 영화입니다. 모든 것은 다 때가 있고 우리는 바쁘더라도 그때를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순간을 놓치지 않는 것도 정원을 풍부하게 만드는 행위죠. 우리의 자아를 찾는 시간은 그런 순간에 찾아옵니다. 삶을 안정적으로 만들어주는 것이 흔들릴 때 우리는 본모습을 찾을 수 있어요. 


올 해도 어김없이 봄이 옵니다. 일 년이 지나 다시 봄이 찾아오고 꽃들도 다시 피겠죠. 이상하지만 매년 꽃을 보며 느끼는 다양한 감정이 사그라지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마음의 정원이 꽃피지 못해서 영혼이 쉴 수 있는 은신처가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중년의 나이가 되면 삶 자체가 나의 정원이 아닌 가족의 정원을 돌봐주기 위해 애를 쓰기에 내 정원에 잡초가 자라는 걸 볼 수 없습니다. 아무래도 삶 자체가 내 위주가 아닌 먹고살기 위해서이기 때문일 겁니다. 그럴 때 내 정원의 상태가 어떤지 봐야겠습니다. 돈이 중요한 시대에 사람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돈이며 돈을 벌어 성공을 하면 다시 삶이 편안함에 이를 수 있다는 잘못된 믿음이 있습니다.


일을 너무 열심히 한 나머지 가족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해 서먹해진 시간은 되돌릴 수 없습니다. 아무래도 삶 자체가 내 위주가 아닌 먹고살기 위해서 헌신하겠지만 요즘은 여기저기서 행복한 모습을 만들 수 있어 가짜와 진짜를 구별하기가 어려워요. 사람들은 속일 수 있어도 자신은 속일 수 없죠. 헤르만 헤세는 자신만의 길을 찾는 과정에서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선과 악을 포용하고 창조를 통해 자기 자신을 표현하는 것의 중요성을 말하고자 했습니다. 요즘에 유독 바쁜데 주말에는 무리해서라도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야겠습니다.


P.S. 당신의 정원은 지금 어떤 상태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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