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가 뿔났다]
2022년 1인 가구는 750만 2,000가구다. 1인 가구의 70%는 청년과 노인이다. 최근 이러한 1인 가구가 뿔이나서 온라인에 저마다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공공주택 특별법 시행규칙’을 개정했기 때문이다. 보통 영구임대, 국민임대, 행복주택은 가구원 수에 따라 공급할 수 있는 전용 면적이 정해져있다.
1명은 35㎡ 이하, 2명은 26∼44㎡, 3명은 36∼50㎡, 4명은 44㎡ 초과 이렇게 정해져있다. 기존에 1인 가구는 40㎡ 이하였는데 35㎡ 이하로 줄었고 2에서 4인 가정의 가구의 기준을 잘게 나누었다.
숫자로 보면 잘 모르겠지만 그림으로 본다면 차이가 크다. 방 1개의 거실이 있는 형태를 선택할 수 있지만 1㎡차이로 원룸만 가능하게 되었다. 결국 26㎡형 및 29㎡형의 원룸에만 살 수 있는 것이며 2인 가구는 방 2개가 아닌 방 1.5개로 줄었다. 이러한 환경에서 아이를 낳을 생각을 할 수 없다. 1인 가구는 원룸에서 살 수 밖에 없도록 해둔 것이다.
이러한 기준에 국토부는 저출산 대책의 일환으로 자녀가 많은 가구가 넓은 면적의 공공임대주택을 공급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형평성의 문제로 몇개 안되는 임대주택을 가구수가 많은 곳에 나누겠다는 이유가 이해되지만 집이 작아도 너무 작다. 이러면 정책의 목적에 맞지 않아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경제가 성장하고 선진국에 들어갈수록 안정적인 주거와 사람들의 눈높이가 높아지기 때문에 질 좋은 주택의 공급이 필요하다. 정책을 만드는 정부와 국회의원들이 다들 재산이 많아 혼자 비좁게 살아본 경험이 없다고 이런 정책을 만드는 것인지 궁금하다.
국가가 공공임대 주택 정책을 시행하는 주된 이유는 무엇일까?
공공임대주택은 저소득층이나 주거 취약 계층에 안정적이고 합리적인 비용의 주거 공간을 제공하여 그들이 사회적으로 경제적으로 안정감을 느끼고 삶을 누릴 수 있게 한다. 주거비가 높은 지역에는 중산층 이하 가구나 심지어 중산층의 경우에도 주거비 부담이 클 수 있다. 지난 몇 십년동안 오르기만 한 한국의 주택 시장에서 가격 폭등이나 임대료 상승을 억제하는 시장 안정화 역할도 한다.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통해 주택 수요와 공급 사이의 불균형을 완화하고 시장의 가격 안정에 기여할 수 있는 제도인 것이다. 우리나라의 낮은 출산율 중 가장 큰 문제는 집값과 안정적인 일자리다. 대부분의 일자리가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 있는데 수도권의 집값이 너무 비싸니 결혼과 출산은 아예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사회는 다양한 소득 수준의 사람들이 함께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여 사회적 통합을 도모해야 한다. 어떤 사람이든 직업의 다양화를 통해 사회시스템을 누리며 살고 있고 다양한 계층이 공존하는 커뮤니티는 반드시 필요하다. 나아가 도시 내에서 인구 분포도 조절하고 계획적으로 도시 발전도 공공임대 주택 정책으로 실현 가능하다.
근데 이러한 1인 가구의 반발에 온라인에서는 서로 싸우고 있다. 해주는 것이 어딘데 배가 불렀다. 호의가 계속되니 권리인 줄 안다, 돈 내고 집을 사면 되지 않나? 하는 이런 날이 선 말들 뿐이다.
신혼생활을 정말 단칸방에서 시작했던 내 입장에서 요즘은 단칸방도 너무 비싸다. 심지어 아이가 둘이나 태어나면 짐도 많기때문에 더 넓은 집에 살아야 할 필요가 있다. 아이가 있으면 정말 많은 돈이 필요하고 적어도 출산율을 올리고 싶으면 아이가 있는 가정이 지출하는 비용을 조금이라도 줄여주는 방향이 좋겠다. 그런데, 그 방식이 1인 가구가 불이익을 보는 방향이라면 곤란하다.
혼자 살아도 방이 2개 이상 필요하고 코로나 이후 주거 환경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면서 넓은 공간이 여유와 부의 상징으로 인식되고 있다. 집에서도 취미 활동을 하고 크기가 큰 가전 제품들로 인해 공간이 좁으면 그 만큼 편리함을 누릴 수 없다. 그렇다고 3인 4인 가구에 대해서 넉넉하게 넓은 평수를 제공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양극화가 점점 심해지기에 국가라도 나서서 임대주택의 평수와 품질을 개선해서 키맞추기를 해줬으면 하는 바램이다. 제도적으로 개선해서 부동산 가격의 안정화를 위해 양질의 임대주택을 제공해 부동산 가격 안정화에도 도움이 된다면 좋지 않을까?
P.S. 앞으로 이렇게 1인 가구에 대해 네거티브 정책을 통해서 결혼을 유도하려고 한다면 방향성의 수정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