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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빛소년 May 04. 2024

밸류업 프로그램? 기업 자율 어이없네.

[한국 회사는 주가가 오르는 걸 원하지 않습니다]


누구도 피할 수 없는 것은 죽음과 세금뿐이라고 했습니다. 한국의 세금은 공평하게 내지 않습니다. 소득이 많으면 더 내야 하고 소득이 적으면 거의 내지 않습니다. 세금을 많이 내고 부자가 되면 욕을 더 먹습니다. 고소득자와 부자 그리고 대기업 그들은 항상 대역죄인입니다. 고소득자는 50%의 세금을 내고 상속세도 50%를 부담합니다. 


주가가 오르는 걸 싫어하는 사람은 기업의 오너입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가장 큰 원인은 한국 회사에 투자해 봤자 투자자나 주주에게 돌아오는 가치가 없기 때문입니다. 오너도 대주주인데 주가가 올라봤자 상속세와 증여세를 더 내야 합니다. 증여세를 3번 내면 회사의 경영권을 잃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주가를 올릴 의지도 이유도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한국 증시 저평가를 해결하기 위한 밸류업 프로그램을 꽤 시끄럽게 홍보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쓸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김 빠진 콜라보다 더 심심합니다. 시장의 반응은 싸늘해졌습니다. 기업의 가치를 올리기 위해서는 회사가 밸류업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당근을 줘야 합니다. 그 당근은 세금 감면이죠. 


정확히 말해서는 회사가 돈을 많이 벌면 그 돈으로 배당이나 자사주를 소각해서 기업의 가치를 올리고 실제로 회사에 투자한 주주에게 이익이 돌아가게 해야 합니다. 참여하는 회사에게 법인세의 부담을 줄여주거나 회사 경영을 잘하거나 사회적으로 고용을 창출하면 상속세나 증여세를 줄이고 나눠서 낼 수 있는 제도로 개선해야 합니다. 여기에 강제성이 없는 기업의 자율에 맡긴다면 회사는 지금처럼 당연히 하지 않죠. 


한국의 증시는 엄청난 악재가 있습니다. 바로 금융투자소득세라는 무시무시한 법입니다. 국내외 주식, 채권, 펀드, 파생상품 등에 투자해서 연간 수익이 5,000만 원을 넘으면 초과분에 대해 20%의 세금을 부과하는 것입니다. 2023년에 시행될 예정이었지만 국민의 힘과 더불어민주당이 2025년 시행으로 합의했습니다. 정부는 이러한 세금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더 심하게 만든다고 완전하게 폐기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할 수 없습니다. 더 웃긴 것은 이 금융투자소득세는 기관이나 외국인에게는 적용되지 않고 개인투자자에게만 적용됩니다.


더욱더 코스닥, 코스피 등의 한국증시를 통해서 한국 회사에 투자할 이유가 없어지는 것이죠. 이렇게 계속 회사에 투자하기 힘든 환경을 만든다면 개인투자자는 다 털고 떠날 겁니다. 만약, 금융투자소득세를 찬성하는 사람이 있다면 어차피 주식을 안 할 거니까 내 알바 아니야 하는 사람이 꽤 많을 겁니다. 실제로 한국의 주식 투자자 수는 1,400만 명 밖에 없습니다. 


정말 많지 않은 사람만 주식을 투자하지만 그 마저도 한국 주식이 지속적으로 나쁜 흐름을 보여 수익이 좋아지지 않자 하나 둘 떠나고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많이 오른 나라의 주식 시장을 찾아 떠나는 것이 현명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주식투자 어차피 안 하는데 하는 사람만 세금을 내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잘못된 이유는 한국사람도 외면하는 한국 주식을 외국인이나 기관이 살 이유가 없어요. 기울어진 운동장, 정보의 비대칭성 다 이해하지만 기본적으로 주식을 하는 사람이 적기 때문에 그런 것들이 더 크게 느껴집니다. 


모든 국민은 세금을 내는 것이 표면적 원칙인 한국에서 일부 사람들에게 더 세금을 부과하는 방식은 반드시 부작용을 만듭니다. 근로소득도 약 40%가 세금을 내지 않습니다. 정치적으로 유리하고 불리함에 따라서 세금을 깎아주는 면세자를 수 없이 만들어 내기 때문입니다. 한국은 내야 할 세금도 진짜 많아요. 그리고 상위 10%가 전체 80%의 세금을 채웁니다.


돈 많은 사람의 편을 드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이 병들어가는 이유 중 하나도 부자들이 더 이상 한국에 사업을 할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과거 성장기에는 열심히 한 만큼 돈을 투자한 만큼 회사가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 한국은 인건비, 유통비, 땅값, 임대료 등등 모든 것이 비싸서 대충 계산해도 수익을 낼 수 없는 구조입니다. 규제와 세금은 정말 무섭습니다. 사업자들이 사업을 계속 접는 이유도 정말 버틸 수 없기 때문이에요. 


여기에 앞으로 미래는 더 암울합니다. 헬조선이란 말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아직 헬은 오지 않았어요. 초고령화 사회에서는 세금만 훨씬 높아질 가능성이 큽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앞으로 몇 십 년 동안 부동산에 과도하게 쏠린 돈을 주식시장으로 돌려놓지 않으면 한국 경제는 더욱 암울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밸류업 프로그램은 강제성을 부여해서 자본이 주식시장으로 들어올 수 있게 하여 국가가 노후 소득을 대체하는 국민연금 등의 정책을 완화해서 개인의 자본소득을 늘리는 구조로 만들어야 했습니다.


지금 금융투자소득세를 도입한 나라는 미국과 독일 그리고 영국, 일본 등 기업들이 잘 버티고 증시가 안정적인 나라입니다. 이런 금융선진국이라고 말하는 나라는 주주에게 배당금을 주거나 주식을 매입해서 소각합니다. 밸류업 그것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삼성전자가 특별배당을 시행했을 때 주주들은 환호했습니다. 투자자들에게 투자할 보람을 주면 됩니다.


P.S. 기업의 가치와 주가가 같이 움직이지 않는 지금의 상황에서 금융투자소득세가 확정되는 순간 한국 증시는 날개 없이 추락할 것이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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