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육을 경찰에게 맡기지 마세요.
형제끼리 아웅다웅
두 아이가 크는 모습을 보면서 기쁨과 화남 슬픔 즐거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세 살 차이의 녀석들은 이제 제법 티격태격 싸웁니다. 장난감을 두고도 싸우고 형이 놀려서 싸우고 소리를 지르며 싸우는 걸 보니 안되겠다 싶었는지 아내가 말합니다. " 너네 둘 자꾸 그러면 경찰서 간다? " 실제로 간 적은 없지만 나쁜 행동을 하면 경찰서에 간다는 것을 알았는지 둘 다 싫다고 합니다. 단순히 잘못을 하면 벌을 받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 나쁜 행동을 할 때마다 어떤 행동이 잘못되었는지 알려주고 그런 행동을 하면 경찰서에 갈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지켜 만 보면 아직 어린 애들이 UFC가 따로 없는지 격투기를 합니다. 발로 차고 밀치고 그래봐야 나이가 6살 3살 입니다. 싸워야 정든다고 하는데 맞는 말인지 어떻게 훈육을 해야 할지 고민 되기도 하지만 육아에 대한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는 요즘 책을 보거나 영상을 찾아보며 올바른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양육하고자 합니다.
그런데 실제로 경찰서에 가는 사람들이 있다고요!?
최근 경찰서 앞에 걸린 현수막 사진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 왔습니다. 어린 아이를 혼내기 위해 경찰서에 데려오면 아이 마음에 상처만 남고, 아이의 입장에서 묻고, 듣고, 답해주는 인내의 시간보다 더 나은 훈육은 없습니다. 저런 현수막을 보니 실제로 데려오는 부모님들이 많은 가 봅니다. 주로 통제가 안되는 초등학생들부터 데려갈 듯 한데 그 동안 얼마나 많이 찾아 왔으면 현수막까지 거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친구의 동창이 강력 반 형사인데 인상이 아주 험악합니다. 경찰서에서 중학생이 자신에게 담배 하나 달라고 하길래 하도 어처구니가 없어서 "야, 너는 아저씨가 뭐 하는 사람 같니?" 하고 물으니 "모르겠는데요.. 경찰이에요?" 하면서 겁내지 않았답니다. 요즘엔 초등학생들은 경찰도 무서워 하지 않는다고 하네요. 만약 무서워 한다고 해도 아이들이 경찰을 무서워 하면 실제로 위험에 처해서 도움을 청해야 하는 상황에서 주저하여 스스로를 보호하지 못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실제로 경찰서에 데려가 "경찰 아저씨, '이놈'해주세요" 하며 훈육을 부탁한 일도 있다고 하니 오죽 했으면 그랬을까 하면서도 부모가 훈육을 해야 아이가 부모의 사랑과, 올바르게 성장하기 위해 교육을 시켰다고 이해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네이버 카페 고.우.리 OO아지매 수다방 출처
훈육으로 포장된 아동학대, 훈육과 학대의 경계는 어디일까?
아동학대의 대부분은 부모에게서 발생하며 76%에 달하는 비중이라고 합니다. 부모도 아이의 잘못은 때려서 훈육 시켜야 한다는 사회 인식으로 잘못된 고정관념이 학대로 이어집니다. 잘못된 양육 태도 및 방법의 부족이 훈육을 경찰서에 맡기거나 과도한 훈육으로 때리기도 하게 만드는 것이죠. 실제로 훈육과 학대의 경계를 부모님들에게 물어보면 부모의 기분이나 화풀이, 감정적인 이유였으면 학대로 생각하고, 부모가 이성적이고 체벌이 약했으면 훈육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전국 0~18세 사이 자녀가 있는 부모 40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1)부모가 생각하는 기준이 있으며 훈육, 기준 없이 하면 학대 2)체벌을 아이가 이해하고 행동이 교정되었으면 훈육, 아이가 무서워 하면 학대 3)부모가 이성적으로 행동하면 훈육, 화나는 기분에 의해 감정적으로 체벌 했으면 학대 4)체벌의 횟수, 세기, 사용한 도구, 형태 등이 상식적인 수준이고 정도가 약하면 훈육, 아니면 학대라고 생각했습니다. 결국 각자 가정의 부모에 기준에 따라 주관적인 기준으로 이중 잣대가 보였으며 자신과 다른 사람의 체벌에 관대한 것으로 보아 사회가 체벌을 금지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을 널리 알려야 합니다.
그렇지만, 자식을 부모의 소유물로 생각하고 체벌이 다른 훈육보다 효과가 눈에 보이니 체벌을 해서라도 아이를 교육해야 한다는 신념을 갖기 시작하면 홍보 방법으로도 신념을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 입니다. 이런 성향이 바뀌지 않는 흥미 있는 조사는 체벌을 가하고 있는 가정에서는 전문가의 말보다 실제 체벌을 하는 가정의 경험담을 더 신뢰하고 공감하다는 점 입니다. 실제, 연구에 따르면 체벌은 아이들의 정신건강 문제뿐만 아니라, 공격성, 반사회적 행동과 같은 문제와 관련성이 있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결론적으로, 부모의 훈육과 학대는 고무줄처럼 기준 없는 잣대이며 상황에 따라 다르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학대를 당한 아이가 성장해서 학대를 받아서 내가 올바르게 성장했겠구나, 학대를 당하지 않았으면 비행 청소년이 되었거나 나쁜 길로 빠졌겠구나. 하는 잘못된 생각을 갖게 됩니다. 지나치게 강압적인 훈육과 학대는 정서적인 불안을 만들며 성인이 되어도 자존감을 낮추고 애착 증상을 보일 수도 있습니다.
자녀체벌금지법
민법 제915조에 친권자가 자녀를 보호하거나 교양하기 위해 필요한 징계를 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지만 아동학대 가해자들이 가혹한 체벌이나 학대를 훈육으로 합리화 하는데 활용되었기에 정부가 2020년 10월 징계권을 삭제하는 내용을 담은 개정안을 발의 했고 21년 1월 8일 국회에서 처리되었습니다. 징계권 폐지로 자녀체벌이 더 이상 안 돼지만 인식하고 있는 부모들이 몇 이나 될지 모르겠습니다. 홍보를 하지 않은 것인지 아직도 잘못된 인식이 만연하는지 모르겠지만 현재 체벌은 금지입니다.
마치며..
금쪽같은 내 새끼 오은영 박사님의 신드롬은 우리 사회의 아이들의 행동에 대해서 문제로 규정하여 문제를 바로 잡기 위한 솔루션을 제시하는 모습만 보여줍니다. 문제가 아닌 것도 문제라는 인식이 부모에게 훈육을 어렵게 만드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가정은 사회의 축소 판 입니다. 정신과전문의 오은영 박사는 아이는 자기감정을 조절하기 힘들기 때문에 공격적인 행동을 하거나, 다른 사람을 위험하게 할 때, 욕을 할 때는 아이의 몸을 딱 잡고 훈육하는 방법을 써야 한다고 조언 했습니다. 부모들이 감정조절을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공공장소에서도 애들을 혼내기도 합니다. 정신과전문의들 사이에서도 훈육에 정답은 없지만 체벌은 좋지 않다고 입을 모아 말합니다. 권위적으로 하더라도 작은 사회인 가정에 위계질서를 보여 준다면 올바르게 성장한다고 생각합니다.
참고자료
1) 훈육과 학대의 경계(2021),정규희,김희송,김종한,양경무,최인석,박재홍, 보건사회연구 41(4),2021,225-242
2) 전국 발생 유형별 보호조치 아동 현황(교육부)
3) Gershoff, 2002; Gershoff & Grogan-Kaylor,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