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경험으로 감정을 숨기는 사람이 되었다.
어렸을 때 나는 솔직하게 답하곤 했으며, 그로 인해 곤란한 일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몰랐다. 내 잘못이 아닌데 마치 나의 말 때문에 이사를 간 것 같은 죄책감을 갖게 했다.
어릴 때 충격적인 기억인데, 6세 이후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 타인으로부터 안 좋은 평가나 인식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어린 나이에 깨달은 나는 지금까지 감정의 표현을 굉장히 조심스러워하고 있다. 동네 사람들이 소문과 이야기를 하는 것이 무섭기도 했다.
그래서,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나의 감정에 대해서 들여다보기보다는, 타인에 대해서 인터넷을 검색하고 정보를 찾아보는 등 나보다는 타인에 대해서 더 자세히 들여다보는 경우가 흔하다. 타인의 감정, 풍부하게 감정을 표현하는 사람이 좋았다.
어릴 때는 사소한 것 하나에 즐겁고, 슬프고, 화내고 단순했지만 이제는 무감각해지는 단계에 이르렀다. 무감각해진다는 것은 나쁜 것이 아니라 어느 하나의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평점심을 유지할 수 있는 상황이다.
내 첫째 아이는 6살로 감정에 대해서 자주 질문을 하는 편이다. 어떻게 생각하니? 어떻게 느끼니? 아직 솔직하게 "좋아요"라고 말하는 것을 보니 아직 사회적 감정, 가짜 감정은 형성되지 않은 것 같다. 아니 이미 형성되어있을 수도 있겠지만 본인 외에는 알 수 없다. 타인의 감정은 표현하기 전에 내가 알 수 없고 표현해도 있는 그대로 믿어야 한다.
나의 질문은 그냥 하는 질문이 아니라, 어릴 때 그나마 감정을 느끼는 기회가 커가면서 느끼는 감정보다 많으리라 생각하기 때문에 자신의 감정에 대해서 느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쏟아지는 정보에 부정적인 감정이 대다수 느껴지는 사회이고 뉴스에서도 좋지 않은 소식과 안타까운 소식, 분노를 유발하는 소식 등이 매일 쏟아진다.
길 가다 아무나 붙잡고 물어보면 더 자세히 알 수 있다.
" 지금 기분이 어떠십니까?" 혹은 " 지금 행복하세요? "
선뜻 십중팔구는 좋아요. 행복해요.라고 말하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사회는 감정을 표현하는 것에 매우 인색하다. 느끼는 감정을 말로 표현하기보다는 표현을 듣는 타인의 눈치를 보는 것이다. 유치원에 들어가면서 이렇게 부모, 형제, 선생님들이 좋아하는 행동을 하려는 사회적 감정에 익숙해지기 시작한다. 눈치를 보면서 '가짜 감정'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성인이 되면 점점 가짜 감정이 완성된다.
친한 친구에게 생각과 감정을 물으면 다음과 같이 답변하는 친구를 종종 볼 수 있다. 소위 내 느낌으로는, ~하는 것 같아. 내 생각으로 너는 ~ 같아 등의 표현을 자주 하는데 표현은 별문제 없을 것 같지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지 않는 것으로 잘못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나로부터 시작하는 감정이 아닌 상대방으로부터 받는 느낌이나, 이미지를 판단하여 타인을 평가하기 위한 표현일 뿐이다. 여자 친구나 애인이 있다면 다음과 같이 물어보자
"내가 생각하기에는 너는 나를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아"
이 말을 표현으로 했을 때 어떤 생각이 드는가? 너는 나를 좋아하지 않아의 판단일 것이다. 타인의 감정을 판단해버린 것이다. 조금 더 자신에게 솔직하다면 슬프고, 속상하고, 실망스럽고, 우울하다는 표현이 감정일 것이다.
감정은 오로지 내 안에 존재하며 타인은 내 감정에 주체가 될 수 없다. 다른 사람이 어떻게 행동하고 무엇을 나에게 요구하여도 그것은 나의 감정이 될 수 없다. 진솔한 감정을 표현하는 것은 내 안에 있는 것을 꺼내 쓰는 것이기에 세상의 주체를 일인칭으로 가져갈 수 있다. 타인의 시선을 많이 신경 쓰는 삼인칭보다는 일인칭으로 시점을 전환시켜 주체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해준다.
여자 친구에게 "너는 나를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아"라고 하면 인정하기보다는 아니야. 나는 너를 좋아해라며 나의 생각이 틀렸음을 인지시켜주고 설명하려고 할 것이다. 감정은 그런 것이 아니다. 그냥 솔직하게 "안 좋아하는 것 같아 속상해"라고 표현하면 여자 친구는 속상한 감정을 이해하거나 풀어주려고 노력을 할 것이다. 느끼는 것이지 생각하는 것이 아니다.
긍정적인 감정표현으로는 평안, 침착, 행복, 생동, 기분 좋음, 따뜻함, 사랑스러움, 자유로움, 감사함, 낙관적인, 흥미로움 등을 건강하게 표출할 수 있다. 반면, 부정적인 감정표현으로는 외로움, 질투, 시기, 우울함, 멍함, 무기력함, 화남, 짜증 등이 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는 공감할 것이다.
뛰다가 넘어져서 무릎을 다쳐서 피가 날 때?
"괜찮아, 아프지 않아. 크게 다치지 않았네, 금방 나을 거야" 등으로 자주 달래려고 한다면 아이는 아프다는 감정 표현은 말하면 안 될 것이라는 것이 학습화되어 감정을 숨기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솔직한 감정 표현 없이 타인의 눈치를 보며 감정을 표출하지 않으면 부작용이 심할 것이다. 정서적 성장 발달을 가로막을 수 있다. 감정이 형성되기 전에 가지면 안 되는 감정과 포장해야 되는 감정을 먼저 배우게 되는 것이다.
나의 감정을 먼저 알고 왜 그런 감정이 일어났는지 생각해보고 그것이 나라는 사람의 인격이라는 것을 아는 것은 자아 성찰에 큰 도움이 된다. 우리 주변에 남 탓을 하는 사람들이 심심치 않게 있는데 보통 이런 사람들은 자기 자신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고 감정에 대해 솔직하지 않아서 끊임없이 남 탓을 하게 된다.
솔직히 느끼고 다른 사람에 행동이 거짓 감정을 발생시키지 않도록 해야 한다. 타인의 감정 또한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고 교정하려고 하지 말자. 평가는 금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