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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빛소년 Nov 20. 2022

결혼 지옥, 당신은 안녕하십니까?

나는 안녕을 위해 부단히 도 노력 중입니다. 

결혼 지옥


"아빠, 엄마 빠빠 베베 베베, 배고파 " (챱챱챱챱 대충 얼굴을 때리거나, 배 위에 올라가서 점프를 한다)


아이 둘을 키우는 나는 평일도 힘들지만 주말은 정말 지옥이다. 아이들도 일찍 일어나는 편이라 새벽 6시부터 일어나 엄마, 아빠의 얼굴을 착착 때리고 머리를 쥐어뜯는 등 일어나서 밥을 주거나 놀아 달라고 꽥꽥- 거린다. 대한민국의 모든 부모님들 파이팅이다. 우리 부부는 별로 다투지도 않고 아이들도 좋아하며 육아와 일을 병행하며 버틸 수 있도록 서로 독려하며 행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모두 착한 아내 때문이다.


요즘 유튜브에서 알고리즘의 간택을 받아 오은영의 리포트 결혼 지옥이라는 프로그램에 입문했는데, 부부 설루션 프로그램으로 제목이 지옥인 것처럼 결혼생활이 지옥인 부부가 등장하여 시청률 7%에 육박하는 등의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참지 않고 빠르게 이혼하는, 결혼을 하지 않는, 출산을 하지 않는 시대에 결혼 지옥은 결혼에 대한 사회적 불신을 키우는 프로그램이 아닐지 고찰해 볼만하다. 부부들이 누구나 겪은 육아, 경제, 직업, 관계 등 갈등과 속내도 알 수 있어서 나는 재미있게 보고 있다. 오은영 박사가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화해를 강요하지 않고 적절하게 이혼도 권유한다는 점이다.


출처 : https://unsplash.com/photos/WJc87MVcDaA


한국 사회의 오지랖


혼자 사는 1인 가구가 늘어나고 1인을 위한 사회가 발전해도 여전히 사회의 오지랖의 스펙트럼은 넓다. 비사회적이라는 등의 불편한 시선을 보내는 사람들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인간은 혼자 서는 살 수 없다며 개인들의 삶에 관여하는 집단주의가 팽배하는데 예를 들면 출산율이 낮으니 빨리 결혼해서 애들 팍팍 낳으십시오. 낙태는 살인이다, 결흔을 해라 하지 말아라, 애를 낳아라 말아라, 이혼을 해라 말아라 등 개인의 선택과 삶을 공공의 소유로 만들고 투자자 마냥 모두 한마디 씩 걱정하는 척 숟가락을 얹는다.  그래서 개인이고 싶은 개인들은 부모, 친척, 친구들의 의해 크게 휘둘리며 본인이 원하지 않는 결혼을 억지로 하는 현상이 더 크게 나타나곤 한다.


실제로 주변과 온라인에서 보면 사랑하지도 않는데 결혼해서 애를 낳고 이혼하는 경우가 흔하다. 한국이 행복하지 않은 이유도 지나치게 뭉치고 싶고 집단 속에서 안정감을 느끼는 문화일지도 모른다. 어제 쓴 글 중 MBTI의 16가지 유형에 동질감을 느껴 빠르게 친해질 수 있는 이유도 한 가지 예시 일 것이다. 대학교 졸업까지 정신없이 공부하고 졸업해서 취업을 하면 이제부터 내 삶에 대해 생각해보고 방향성을 정할 시간도 충분히 갖지 못한 채 사람들과 사회가 나서서 이렇게 살아야 한다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결혼 지옥과 관련된 기사를 찾아봐도 수많은 사람들의 감정 섞인 오지랖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결혼 만족도


다시 주제를 전환해보자면, 결혼 만족도에 대한 연구가 궁금해서 이것저것 찾아봤다. 한국 여성정책연구원에서 19~64세 여성을 표본으로 삼아 생활, 의식변화 등을 2년에 한 번씩 조사하는'2019년 어성 가족 패널조사'자료를 참고해보자면 부부의 결혼생활 점수가 평균 6.8점이며 연령이 높아질수록 만족도가 떨어졌다.

가사가 여전히 여성의 몫인 것으로 조사에서 나타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여성은 평균 2시간 30분을 집안일에 쓰고 남성은 20분이 채 안 됐다. 사회가 많이 바뀌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멀었나 보다. 결혼 지옥에도 아내만 집안일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식사, 요리 준비, 설거지, 세탁, 장보기, 쇼핑, 집안 청소 등 가정 내에서는 일거리가 참 많다.

이러니 일하는 여성들이 나는 집에서도 일이야 라는 말을 하는 것이다. 가끔 나에게 결혼 생활에 조언을 구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나는 그때마다 경제적, 심리적으로 주도권을 가지라고 한다. 균형이 무너진 가정생활에서 어쩔 수 없이 참고 살아야 하는 경우도 종종 봤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은 남자들도 있겠지만, 결혼한 한국 남자들 육아와 집안일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출처 : https://www.joongang.co.kr/article/23685621#home


여기 재미있는 통계가 하나 더 있는데 강동우 성의학 박사가 출간한 기혼 남녀 1,000여 명을 대상으로 2022년 '한국판 킨제이 보고서'에 의하면 전 세계 부부들의 섹스리스 비율은 약 20%인데 한국인 약 40%로 세계 1위 수준이다. 부부간 성문제로 생기는 불화는 자연스럽게 아이들에게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고 한다. 통계에 따르면 행복 지수가 10점 만점에 9점 이상인 부부는 비율이 30% 이지만 하위권은 60%에 달한다고 한다. 비단 육체적인 관계가 모든 것을 말해줄 수 없지만 부부간 행복이 아이들의 정서적 안정에도 영향을 주는 것은 사실 일 것이다. 오은영 박사도 원인은 소통 리스로 밝힌 것처럼 우선 부부간의 소통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달빛 소년's 생각


#1 세상에서 제일 재밌는 구경거리가 불구경과 싸움 구경, 물 구경이라는 이야기가 있듯 멍하니 보고 시간을 보내기에는 좋은 소재 거리다. 물론 내가 말려들었을 때는 기분이 매우 좋지 않을 것이며, 싸우지 않는 부부는 없을 것이다. 권위 있는 부부 문제 전문가 존 가트맨 미 워싱턴 대학 심리학과 교수가 40년 간 3천 상의 커뮤니케이션을 녹화하여 분석한 결과 극단적으로 이혼까지 가는 부부의 공통적인 대화 패턴이 있음을 발견했다. 1) 비난 2) 방어 3) 경멸 4) 담쌓기가 그것인데 이 4단계의 대화 형태가 순환되기 시작하면 결국 이혼으로 가는 것이라고 연구에서는 밝혔다.

#2 이러한 부부 문제의 해결은 당장 사랑하기보다는 관심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배우자에 대한 작은 관심에서 사소한 대화, 행동, 사소한 것들을 주고받음으로써 회복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이혼을 결심한 부부가 어느 날 남편이 길거리 할머니에게 사간 귤을 매일 아내가 먹고 극적으로 이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커뮤니티의 글을 본 적 있다. 이처럼 연애 때나 결혼 이전에 상대방이 좋아하는 것을 기억하고 맞춰 준다면 닫힌 마음이 열리지 않을까? 나는 자극적이고 날 것, 이국적인 음식을 매우 좋아한다. 아내는 자극적이지 않고, 완전히 익힌, 한식을 매우 좋아한다. 외식을 하면 서로의 취향을 완전히 맞출 수 없어서 나는 약속이 있으면 내가 먹고 싶은 엄청 자극적인 음식을 먹어 나의 취향을 만족시키고, 가족들끼리 먹는 식사와 외식은 한식 위주로 만들거나 사 먹는다. 

#3 한국 사람의 오지랖에 정신 건강을 지키는 방법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 것이 가장 좋다. 그들은 내 인생 책임져줄 사람도 아니고 내 인생에서 중요한 사람들도 아니다. 억지로 하는 일이 세상에서 제일 싫은데 사랑하지도 않은 남자와 결혼해서 출산을 하고 서로 잘해보려고 노력을 하지 않는 다면 그것만큼 지옥 같은 일이 또 있을까. 죽을 때까지 사랑할 수는 없겠고 연애할 때 로맨틱한 마음, 뜨거운 열정이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우정이 된다면 죽을 때까지 서로에게 의리를 지키면 되지 않을까 싶다. 나의 경우도 결혼을 결심한 이유도 책임감과 의리인데 크고 작은 갈등과 굴곡은 있었지만 10년 동안 지키고 있어 참 다행이다.     

#4 마지막으로 가트맨 교수는 서로 이해하고 보듬어 주는 생활이 된다면 실제 면역력 약화에 따른 질병과 우울증 등의 마음에 병에 걸릴 확률이 현저히 낮아진다고 강조하고 건강과 장수에 기여한다고 강조했다. 행복한 부부 생활로 이끄는 7가지 원칙을 요약하면, 서로의 변화를 대화하여 알아가며 존중하는 마음을 갖는다. 서로 비판해도 두려워하지 말고, 부부 싸움을 해도 평정심을 갖고 서로 공유할 수 있는 인생의 청사진을 그리고 애정표현을 자주 하라고 한다. 나도 잘 실천하지 못하는 것도 많아 노력해야겠다. 정말 배움에는 끝이 없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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