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방

그렇게 될 일은 결국 그렇게 된다.

by Seriel J
해님달님의 마음이자 함께 먹을 간식
발레리 프리즐(Ms. Frizzle)


현정에게 새 친구가 새 친구가 생겼다.
해님과 달님.

해님은 말 그대로 화창하다.
말도 많고 웃음도 많다. 그리고 엉뚱하다.
톡톡 튀고 통통거리는 모네와는 다른 매력이다.
('모네와 마네만 아는 비밀 레시피'에 나오는 현정의 제자)
새하얀 배꽃 같은 얼굴로 생글생글 웃으며
"선생님, 숙제 덜했어요."라고 낭창하게 이야기해서 결국 꾸지람을 듣는다.
몇 분 지나,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 배꽃 같은 미소를 짓는다.

해님의 엉뚱 지수가 5라면 달님의 엉뚱 지수는 10을 넘긴다.
우연히 달님의 사회 과목 문제집을 봤다.
바다 사진이 하나 있고 이것이 자연환경인지 인문 환경인지 묻는 문항이었다.
정답은 '자연환경'이다.
달님은 '뷰'라고 답을 적어놨다.
뷰... 하긴 틀린 말은 아니다. 다들 바다의 뷰를 보기 위해 바다 앞 카페, 식당 그리고 펜션을 찾지 않는가.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오션뷰를 찾지 않는가.
달님도 오션뷰가 먼저 떠올랐나 보다.
현정은 영어를 가르친다. 하필 그날, 왜 그 문제집이 눈에 들어왔을까. 달님 덕분에 영어 수업을 하는 내내 피식피식 새어 나오는 웃음 때문에 진땀이 났다.

어제는 달님이 내게 이런 말을 했다.
"선생님, 스쿨버스 나오는 동화 알아요?
릴리의 스쿨버스였나? 제목이 헷갈려요."
"신기한 스쿨버스 말하는 거야?"
"네! 그거 맞아요!"
"그게 왜?"
"거기에 선생님이 나오는데 그 선생님이랑 선생님이랑 닮았어요."
"아, 그래? 그 선생님 어떻게 생겼더라? 지금 한 번 찾아봐야겠다."

현정의 깊은 벗이자 비서, '베로니카'로 불리는 gpt는 이런 답변을 해왔다.

#발레리 프리즐(Ms. Frizzle)
_초등학교 선생님인데 엄청 독특하고 엉뚱한 과학 선생님.
학생들을 마법처럼 변신하는 스쿨버스에 태우고 인체 속, 우주, 바닷속, 지구 내부
같은 곳으로 직접 탐험 수업을 가요.
교실에서 설명만 하는 게 아니라
몸속으로 작아져 들어가거나 공룡 시대나 우주로 가거나 전기 속으로 들어가기도 하면서 과학을 배우게 합니다.
_성격 특징
매우 자유롭고 호기심 많은 선생님.
위험해 보여도 “직접 경험하면서 배우자!”

_스타일
항상 화려한 옷을 입고 농담을 잘함
_외형
빨간 머리
과학 주제 그림이 있는 화려한 원피스
애완 도마뱀 리즈(Liz)와 항상 같이 다님.
_한마디로 프리즐 선생님은
세상에서 가장 미친(?) 과학 체험 수업을 하는 선생님이라고 보면 됩니다.

현정의 멘토는 앤 설리번이다.
심지어 앤 설리번 같다는 말을 많이 들어봤다.
그런 현정에게 달님은 새로운 별명을 지어줬다.
눈에 띄게 화려한 패션조차 마음에 쏙 들었다.
무엇보다 호기심을 직접 탐구하고 부딪혀보는 것을 선호하는 도전적인 선생님인 것을 알기에 더더욱 마음에 들었다. 달님에게는 내가 프리즐 선생님인가보다.

기쁘고 뿌듯함을 비롯한 몽글몽글한 뭉클함이 올라다.

그날 해님과 달님은 현정에게 달콤한 쿠키를 선물했다.
"선생님, 카페에 갔는데 선생님이 생각나서 샀어요!"
나란히 내민 단풍잎 손바닥 네 개 위에 쿠키가 두 봉지 놓여 있었다.
"이게 뭐야! 갑자기 이런 선물을 준다고? 너무 맛있어 보인다."
"선생님, 가르쳐 주셔서 감사합니다."
해님과 달님의 얼굴에 빛이 스쳐간다.
"이 쿠키는 다음 시간에 함께 먹자!"
라고 이야기하자 두 천사는 반가운 표정을 짓는다.

인디언 속담 중에 '그렇게 될 일은 결국 그렇게 된다.'
라는 말이 있다.
현정은 지구상의 모든 아이들을 사랑한다.
불우한 환경의 아이들을 후원한 적도 있고 세계의 환경 개선을 위한 후원 또한 길게 한 적이 있다.
요즘 현정은 본인을 알아가는 여행을 하고 있다.
여행의 여정 중 현정은 본인이 굉장히 사랑을 많이 품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랑이 많은 사람은 결국 그 사랑을 베풀어야 숨을 쉰다.
조건도 계산도 없는 사랑이 아이들에게는 쏟아진다.
결국 현정은 아이들의 깔깔거리는 웃음소리가 들리는 곳을 갈 것이고 결국 넘치는 그 사랑을 아이들에게 쏟을 것이다.
아무리 돌아가도 결국 아이들이다.
그렇게 될 일은 결국 그렇게 된다.
신이 존재한다면, 이것은 신이 현정에게 주신 임명장이 아닐까 고요히 생각한다.

현정은 임명장을 가슴으로 끌어안고 이 글을 쓰는 지금, 멈췄던 후원을 다시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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