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씨 한 톨:입의 문을 조심하라.
길게 내리쬐는 아침해 위로
한 톨 두 톨 뿌려진 말씨
처마의 한 자락을 차지한
새 한 마리,
말씨 한 톨 물고
골목 어귀 지나가고
담장 너머 넘어간다.
칠흑 같은 어둠 위로
살포시 얹어지는 달빛에
가지런히 놓인 남은 말씨
살곱살곱거리는
쥐의 발소리,
말씨는 온데간데 사라진다.
낮말씨는 새가
밤말씨는 쥐가
살곱살곱 말씨들이
세상의 귀에 닿는다.
넘실넘실 바람이 불어와
휘ㅡ휘ㅡ
말씨는 뒤엉켜
이집 저집 쓸고 간다.
말씨는
그저 엉켜 밭이 된다.
밭은
온갖 말씨들로
온종일 요란하다.
무심코 뿌려진
말씨 한 톨
쥐도
새도 모르게
바람에 실려와
나 집 앞마당에 놓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