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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혜숙 Nov 01. 2021

버스안내전광판과 갈매기 조나단

--높이 나는 새가 멀리 본다.--

   대중교통 이용이 빈번한 사람이라면 버스 요금 체계나  이용 방법 등에 민감할 수밖에 없고 관심도  많다. 과거 먼 거리를 갈 때 갈아탈  때마다 돈을 지불했던 때가 있었다.  어느 날 대중교통  환승하기가 생기면서 요금이 절반 정도로 줄어졌고 그때 나는 몹시 기뻐했던 기억이 난다. 이 일을 시행한 어떤 정권과 관계없이 나는  그 혜택을 충분히 누렸고 그것에 감사했다.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버스 정류장에는 버스안내전광판이 등장했고 정류장에서 본인이 타야 할 버스가 몇 분 후에 오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무작정 버스 오기만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던 지난날과는 비교할 수도 없는 첨단과학을 이용할 수 있는 혁명과도 같은 일이 내 앞에서 벌어졌다.  세상에 이런  것도 있구나!  신세계가 펼쳐진 듯한 기쁨에 우리가 선진국의 국민임을 실감했다.


    물론 요즘  핸드폰만 켜도 버스, 지하철 도착 시간, 갈아타는 방법 등이  다 안내되는 최첨단 물질문명의 편리함을 당연하게 여기며 사는 시대를 보내고 있다. 이런 시대를 보낼 수 있게 된 것은 높이 떠서 멀리 볼 수 있었던  어느 과학자, 몽상가들의 덕분일 수 있다. 남들이 눈에 보이는 것에 연연해서 그 생활에 빠져 있을 때 갈매기 조나단과 같은 인물들이 있었을 것이다. 버스안내전광판이 안내하고부터 모든 사람에게는 몇 분을 잘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이 절약되기 시작했다.  자기가 기다리는 버스가 늦게 올 때 다른 버스를 활용하는 방법이 생겨난 것이다 더 빨리 오는 버스를 타고 목적지에 도착하는 방법을 찾아 지각이라는 낭패를 겪지 않게 된다.  물론 각자에게 주어진 몇 분은 아무런 시간도 아닌 그런 것일 수도, 아니면 금쪽같은 시간으로 쓰일 수도 있을 것이다.


   버스안내전광판  아래에서 하늘을 유유히 날고 있는 갈매기 조나단을 그려보았다. 바닷가에서 다른 친구들은 바다가 주는 혜택에 안주하면서 유유자적하게 현실의 축복을 즐기고 있었다. 일상의 기쁨을 행복한 갈매기들 속에서 조나단은 외로울 정도로 처절하게 더 높게 날기 위해서 끊임없이 실패를 반복하면서 나는 연습을 했다. 피땀 흘리는 노력 끝에 드디어 하늘을 날게 된 갈매기 조나단! 실패와 좌절 끝에 얻어낸 성공은 과연 조나단에게 어떤 만족과 기쁨을 줄 수 있었을까? 현실적인 이익을 외면하고 고난 속에서 얻은 결과물인 높이 나는 새는 과연 다른 갈매기들보다 더 행복했을까?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높이 오르게 되면 남들이 보지 못하는 희귀하고 멋진 광경을 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앞에 수풀이 있는지, 물이 있는지,  위험한  폭발물이 있는지 다 볼 수 있다, 그렇기에 위험에서 미리 대피할 수 있고 친구들에게 알려줄 수 있어 같이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생각해 본다면 나만의 즐거움을 택한 일반 갈매기보다  높이 날 수 있는 조나단의  노력이 더 가치 있고 위대하다고 말할 수 있다.  높이 나는 삶을 택한 갈매기와 같은 그런 분들이 개발한 버스안내전광판  앞에서 우리도 멀리 볼 수 있는 행운을 누리게 되었다.


      높이 날 수 있는 조나단과 같은 능력을 갖으려면  우리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경험이나 지식의 축적을 통해서 얻어진 판단력이나 지혜  등이 높이 나는 능력이 될 것이다.  미래에 대한 예견, 결정 등을 해야 할 때  높이 날 수 있는 능력이  있을 때 그 판단이 정확하게 이루어질 수 있고 미래사회를 더욱 전 하게 정착시킬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버스안내전광판에서 갈매기 조나단을 생각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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