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목표 달성은 개인의 이익과 연결되어야 한다.
조직의 정의가 무엇일까? 경영학의 관점에서 일반적으로 정의하자면 "조직은 공동의 목적(목표)을 달성하기 위하여 2인 이상의 사람들이 의도적으로 구조화된 시스템 내에서 상호작용하는 사회적 실체"이다.(출처: gemini) 그렇다면 조직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일까? 관점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회사에서의 조직은 "목표 공동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너무나 당연한 뻔한 소리라고 생각하겠지만 의외로 이게 쉽지 않다. 수 많은 조직개발과 리더십 분야의 도서에서 조직 목표 얼라인먼트라는 주제가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왜 어려울까? 우선 생각보다 조직의 목표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정의하고 조직원 전체가 동일한 수준의 이해도를 가지는 것이 매우 어렵다. 상위 조직의 목표는 대부분 재무 수치와 연관된 목표로 정해진다. 전년 대비 매출/이익/이익률 몇 % 성장, 시장점유율 1위 탈환, 불량률 몇 % 감소 등등.. 이렇게 단순한 목표인데 이게 하위 조직으로 쪼개지고 개인 업무 단위로 cascade (왠만하면 영어로 안 쓰고 싶은데, 할당도 분배도 좀 어감이 안 맞네..) 되는 건 생각보다 어렵다.
일례로 매출과 이익의 숫자를 목표로 삼으면, 사업 조직은 사람을 더 뽑고 가격을 낮추면서 수주와 판매량을 늘리는 접근을 하기 쉽다. 재무 관점에서 보면 가격을 낮추는 것에 반감을 가진다. 동일한 고객을 대상으로 몇 가지 가치를 추가하여 가격을 높여 받는 것은 왜 안되는지 물어보고, 가격을 낮추면 회사 수익률 관점에서 어떤 부작용이 있는지를 근거로 반대할 것이다. 인사 조직에서는 왜 정규직을 늘려서 고정비를 늘리고 회사에 부담을 주냐고 물을 것이다. 개인들이 일을 조금 더 하거나 일을 더 잘할 방법을 찾지 무턱대고 고용부터 늘린다고 욕할 것이다. 공통부서가 아닌 다른 사업조직에서도 왜 당신들만 사람을 늘리고 단가를 내리냐. 우리도 하게 해달라고 하거나 심지어는 상대가 못하도록 방해를 하기도 한다.
조금 더 파고 들어가면 해당 부서 안의 각 개인들별로도 매출과 이익을 늘리기 위한 이런 시도가 반갑지 않은 사람들이 많다. 왜 갑자기 새로운 기능을 추가해서 개발과 배포 일정을 꼬이게 하냐느니, 이렇게 하면 지금까지 유지되던 사용자 경험이 다 헝클어져서 동선 새로 짜야 하고 전사 UI/UX 정책에 위배된다느니, 이런 기획은 그동안 우리 서비스의 정체성에 맞지 않아서 유저들의 반발과 CS가 이만큼 생길 우려가 있다느니... 등등의 부정적인 반응을 직면하게 된다. 내용과 이유는 각기 다르고 나름 합리적으로 보이지만 대부분 이런 반응의 기저에는 "지금도 충분히 많이 일하고 있는데 왜 나의 일을 추가하나요?"라는 심리가 깔려있다. 한꺼풀 더 까고 내려가면 "이러면 나에게 어떤 이익이 생기는데요?"라는 마음이 자리잡고 있더라.
조직의 목표가 달성되려면 어떤 형태로든 변화가 수반되어야 한다. 개인 입장에서 변화는 대부분 반갑지 않다. 조직 목표가 상향되면 될수록, 해야 할 일은 많아지고 일의 난이도는 높아진다. 이제 출시해서 시장의 반향이 막 생긴 서비스에서 완성을 위해 달려가는 것보다는 성숙한 서비스에서 조금의 기능을 추가하는 것이 당연히 더 어렵다. 80점에서 90점 되는 것보다 90점에서 95점 되는 것이 어려운 건 너무 당연하다. 작은 차이와 차별화를 위해 노력하면 결실이 커 보이지 않는다. 작은 차이가 명품을 만들지만 그 차이가 만들어낸 이익이 노력의 크기보다 얼마큼 클지는 모른다. (다시 강조하지만, 가치 = 가격 - 원가다. 가치의 상승폭보다 원가의 상승폭이 크면 안된다. 아쉽게도 작은 차이의 구간에서는 이러기가 쉽다) 구성원 입장에서는 80만큼 일하고 80만큼 받았는데 90만큼 일하고 90만큼 못 받게 될 것 같으면, 변화 자체를 거부하기가 쉽다.
조직은 목표 공동체인데, 조직 구성원은 개인의 이익을 위해 일한다. 이익은 금전적 이익도 있으나 워라벨도 있고 커리어 성장도 있고 개인 성향에 맞는 업무도 있고 다양하다. 결국 리더는 어떻게든 조직의 목표를 개인의 이익과 연결시킬 수 있는 논리를 찾아주거나 만들어내거나 해야 한다. 그걸 위해서 리더는 내 조직원 한 명 한 명이 추구하는 이익을 찾아보는 작업을 해야 한다. 그리고 어떤 형태의 이익으로도 조직 목표와 연결되지 않는 개인이 있다면 조직에서 내리게 해야 한다. 정규직의 해고가 매우 어려운 우리나라에서 이걸 어떻게 할 수 있는지는 복잡한 논의와 지원과 리더의 마음가짐이 필요하지만.. (사실 회사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개인 입장에서는 내가 하는 일이 우리 조직(작게는 팀, 크게는 회사)의 목표에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는 늘 예의주시하고 확인받아야 한다. 확인의 주체는 물론 리더이다. 내가 조금 더 고생스러워도, 내가 조금 더 새로운 스킬을 배워야 하더라도 주기적으로 리더를 통해 내가 회사의 이익에 어떻게 기여하고 있는지 확인받아야 한다. 함께 일하는 리더의 역량에 따라 이 질문에 얼마나 답해줄 수 있는지는 차이가 난다. 생각보다 편차가 크다. 그렇지만 최소한 제대로 리더 역할을 수행하려는 사람이라면 당장 답하지 못한다면 함께 답을 고민해주기는 할 것이다.
많은 직장인들이 자신은 마음만 먹으면 충분히 더 좋은 조건의 다른 회사로 이동할 수 있다고 말하지만, 냉정하게 시니어 연차에 접어들면 확신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 귀찮고 번거로운 작업이겠지만, 이 회사 안에서 나의 가치를 주기적으로 확인하고 점검하는 건 결국 개인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