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타인의 시간을 조금씩 빌리면서 살아가는 것
어느 날, 제 삶은 타인의 시간을 조금씩 빌리면서 살아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희귀난치성 근육병, 근육이 점점 약해지는 희귀병이 있기에 계단을 올라갈 때 타인의 손을 잡고 올라가거나 조금씩 도움이 필요한 일이 필연적으로 생깁니다. 그럴 때마다, 어쩐지 이 도움을 주는 사람의 시간을 계산하면 저는 얼마나 사람들의 시간을 빌려 가며 사는 것일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꼭 병 때문이 아니라도요. 살다 보면 누군가의 도움이 꼭 필요한 상황이 찾아옵니다. 가령 학생회 회장으로 일을 하면서도 임원들에게 일을 부탁해야 하는 상황은 필수적입니다. 그렇게 타인의 시간을 조금씩 빌리면서 사는 삶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어떻게 해야 타인의 시간을 가지는 것이 아닌, 빌려서 돌려줄 수 있는 것이 될까에 대해서요. 꼭 시간을 빌려준 사람에게 갚지는 못하더라도, 저 또한 누군가에게 선뜻 저의 시간을 빌려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구에게나 삶은 유한하고, 각자가 쓸 수 있는 하루의 시간은 정해져 있습니다. 그 시간을 건네어주거나 빌려주는 일은 어쩐지 다정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신의 시간들을 주고받는 것이 사람이 사는 방식이라고 생각하면 조금은 삶이 애틋하게도 느껴집니다. 제 삶이 오롯이 저의 것이 아니고, 타인과 나눠가지고, 나누어 받는 것이니까요. 사람은 홀로 살아갈 수 없다는 말이 이래서 생기게 된 것일까요?
이런 그림을 그리는 것도 어쩌면 타인의 시간을 빌리는 삶의 일환인 것 같습니다. 이 그림을 보고 계시는 여러분들의 시간을 빌려서, 제 작업물을 봐 달라고 하는 것이니까요. 어떻게 하면 좀 더 좋은 그림으로 여러분들이 제게 써주는 시간이 아깝지 않을지, 어떻게 하면 타인의 시간을 조금씩 빌리면서 살아가는 삶을 살아가며 보답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고민해 보는 요즘입니다.
여러분은 타인의 시간을 빌리는 삶에 대해서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