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적당히 아낀다는 건

여러분을 아끼시고 계시나요?

by 유영

국어사전에서 ‘아끼다’ 단어의 뜻을 찾아보면, 첫 번째는 물건이나 돈, 시간 따위를 함부로 쓰지 아니하다. 두 번째는 물건이나 사람을 소중하게 여겨 보살피거나 위하는 마음을 가지다.라는 뜻이 나옵니다. 오늘 제가 여러분들과 같이 생각해 볼 이야기는 후자에 속하는데요. 여러분들은 스스로를 소중하게 여기시나요? 그래서 여러분을 아끼시고 계시나요?

저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아주 어릴 적부터 스스로를 미워하거나 심할 때는 ‘내가 자기혐오를 하고 있구나’라고 생각될 정도가 일상이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제 잘못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내가 좀 더 잘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거야. 그러니 이것은 내 잘못이야.라며 스스로를 자책하거나, 혹은 잘못한 상황이 아니더라도 그냥 스스로를 사랑하지 못했던 날들이 있었습니다. 아마도 어릴 적에 부모님에게 항상 꾸중을 듣거나 항상 제 잘못이라고 했던 말들에 영향이 있었던 것도 같아요. 칭찬을 들었던 적은 아주 드물었고, 어릴 적에 음료수를 쏟았는데 혼나지 않고 넘어간 일이 선명하게 기억날 만큼 혼나지 않은 기억은 손에 꼽았으니까요.

‘나를 사랑하지 않으면 남에게도 사랑받을 수 없다’라든지 ‘나를 사랑하지 않으면 남도 사랑할 수 없다’라는 말을 한 번쯤은 들어본 분들도 꽤 계실 것 같은데요. 저는 이 말을 실제로 들어본 적이 있습니다. 우울증이 꽤 심했을 때는 자기혐오도 같이 따라왔기 때문이에요. 그때는 이 말이 어떤 의미인지 잘은 알지 못했고, ‘남에게 사랑받지 못하는 건 내가 사랑받을 수 없는 사람이기에 당연한 것 아닌가?’라는 생각을 할 정도였습니다. 미운 놈 떡 하나 준다는 얘기는 있지만, 미운 사람을 사랑하거나 아껴줄 수는 없잖아요. 그건 제 스스로에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저를 사랑하지 않기에, 아껴주지 않았고. 하루를 대충 살아내고서 하루 종일 휴대폰을 붙들다가 의미 없는 하루로 마무리하는 것이 일상이었어요.

그런데 요즘은 저를 아껴줘야 하는 일이 의무가 되었습니다. 대학교를 다니면서 취업 동아리나 학생회에서 부캡틴과 회장을 맡거나, 조별 과제를 할 때 조장을 하는 일이 잦았고 여러 가지 공동체에 속하는 일들이 많았는데요.

그러다 보니 첫 번째로는, ‘나를 사랑하지 않으면 남에게도 사랑받을 수 없다’라는 말이 신경 쓰였습니다. 사랑받지 못하는 사람이 책임 있는 자리에 서서 일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요? 사람들은 저를 신뢰할 수 있을까요? 제가 맡은 자리들은 어느 정도 사랑받아야 할 수 있는 일들이었습니다. 미운 리더와 일을 함께 한다는 건 꽤 스트레스라는 것을 알고 있거든요. 그러니 미운 리더가 되고 싶지 않아서 저를 적당히 아끼고 사랑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두 번째로는, 저를 아껴주지 않으니 일정 관리나 여러 가지 일에 차질이 생긴다는 점이었습니다. 대충 하루를 살면 저에게만 피해가 가는 것이 아니라, 업무 조율을 하고 할 일을 해내야지 타인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았기에 저에겐 저를 아끼는 것이 책임을 지는 방식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저를 스스로 사랑하기를 바라며 저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존재했기 때문이에요. 그런 사람을 사랑하고 사랑받다 보니, 나를 적당히 사랑하고 아끼는 일은 그 사랑에 보답하는 방식이 되었습니다.

그러니 저에겐 저를 적당히 아낀다는 것이, 일종의 의무이자 타인을 사랑하는 방식이기에. 어찌하지 않을 수 있겠어요. 적당히 아낀다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나를 아주 심하게 다그치지도, 미워하지는 않고. 맛있는 것을 먹이고 적당한 휴식과 일을 병행한다는 것. 그리고 내가 나를 적당히 아끼고 있다는 것을, 아껴야 한다는 것을 잊지 않는 것들이에요. 혹시나 저처럼 자신을 스스로 미워하고, 아끼지 않았던 분들이 계시다면 한 번 즈음은 생각해 보셨으면 좋겠어요. 여러분들이 스스로를 아껴주길 바라는 마음이 여기 있으니까요.



여러분들은 스스로를 어떻게 아끼시고 계시나요?


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