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월급 300만 원으로 1억을 만들기까지

장바구니 목록: 서울 집 (5년 전 담음)_05

by Posy 포지

내 첫 월급은 300만 원, 세금을 떼고 나면 통장에 260만 원 정도의 숫자가 찍혔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마저도 첫 직장은 무작정 퇴사했기 때문에, 두 번째 직장에 가기 전까지 얼마 남아있지도 않은 돈을 전부 다 써버렸다. 그렇게 리셋된 상태에서, 두 번째 직장을 다니며 0원에서부터 다시 시작했다.



첫 번째 직장의 경력이 길지 않아서 두 번째 직장에 들어갈 때에도 경력직이 아닌 신입사원으로 입사했다. 역시나 월급은 별반 다를 바 없었다.


더군다나 나는 사회생활도 늦게 시작한 편이다. 대학을 다니던 도중 시험을 준비한다고 몇 년을 휴학했고, 대학 졸업 후에는 곧바로 취직하지 않고 대학원에 진학했다. 그러니 군대를 가지 않고 칼졸업한 여자들을 기준으로 하면, 나는 사회에 꽤 늦게 발을 디딘 셈이다.



늦은 취업에도 불구하고, 20대가 다 지나도록 경제관념은 생기지 않았다. 오랜 기간 월급이 통장을 스쳐 지나가기 바빴다.


사회인이 되고 나서도 내 생활은 대학생 때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오히려 월급을 버니 더 자유롭게 돈을 썼다. 여기저기 놀러 다니고, 옷 사고, 구두 사고, 화장품 사는 데 돈을 다 썼다. 저축은 생각조차 하지 않았고, 해외여행을 가지 못하면 국내에서 호캉스를 다녔다.


그때의 나는 부모님께 손 벌리지 않는 것만으로도 스스로 대견했다. 월세를 내가 낸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내 몫을 다한다고 생각했던 시절이다.




SE-6C67F70F-13D1-4288-B237-126ED209D825.jpg?type=w773 호캉스를 하며 읽던 책, 제목에서 괴리감이 느껴진다




"65,000,000원? 뭐지?"



어느 날 한 번은 내 계좌를 열어봤는데, 6천 5백만 원이라는 당시 나로서는 생각지도 못한 큰 금액이 찍혀있는 것이 아닌가.



내가 이제까지 모은 거라곤 사회 초년생 때 아빠가 자동 매수 시킨 펀드와 주식 조금 뿐이었는 데, 코로나를 지나며 그게 엄청나게 불어있던 것이다.


자산의 증식을 목격한 우연한 사건 이후로 나는 '돈'이라는 것에 조금씩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어쩌면 1억이라는 꿈의 숫자가 생각보다 멀지 않았을지 모른다는 생각도 어렴풋이 해보았다.








그렇게 회사를 다닌 지 5년 만에 나의 인생에 진한 점 하나가 찍힌다. 아빠와 처음에 같이 세팅했던 작은 금액이 기적을 만들었다. 내 자산이 드디어 1억이 되어 있던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작게 느껴질 수도 있고, 누군가는 어려서부터 일찍이 철이 들어 벌써 그 금액을 만들었을지 모른다. 나는 사회생활을 시작한 지 5년이 되어서야 1억이라는 숫자를 만들었지만, 남들이 뭐라든 그건 내 투자 인생에서 아주 큰 사건이었다.



해를 거듭할수록 나의 연봉은 빠른 속도로 올랐고, 주식, 채권, 코인 등으로 나의 포트폴리오도 다양해졌다. 처음 1억을 모드는 데 5년이 걸렸는데, 그다음 1억을 만드는 데는 2년 밖에 걸리지 않았다. 자산이 모이는 텀은 갈수록 점점 더 짧아져가고 있었다.



누군가에게 그런 말을 들었다. 1억만 모으면 그 때부터는 부동산 시장에 발을 들일 수 있다고.




SE-135A3CE7-378D-4F4B-832B-A5B894DE4CA6.jpg?type=w773 자산관리 앱으로 사용하고 있는 토스 (수치가 정확한 지는 잘...)




keyword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
이전 04화사람 마음이 참 간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