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욕감을 주었어
햇살이 좋아 산책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한 아침, 오늘도 보통의 하루가 시작된다.
오늘은 모처럼 일정이 없는 날.
아이들의 등굣길을 함께 해주고, 아메리카노 한 잔을 들고 노래를 들으며 산책하고 돌아오면 너무 좋겠다는 계획을 세운다.
아침밥을 먹고, 합께 손을 잡고 집을 나선다. 도란도란 정답게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벌써 교문 도착 완료. 헤어지기 아쉬워서 인사가 길어진다.
"오늘도 잘 보내고 와, 점심도 맛있게 먹고, 아프지 말고, 이따 보자."
마지막으로 안아주고 보내면서, 크게 한 마디 덧붙였다.
"나의 뚱팽이들! 알라뷰."
계획대로 산책까지 마치고, 아이들 하교 시간에 맞춰 기분 좋게 집으로 돌아왔다. 때마침 집으로 들어오는 아이들. 반갑게 인사했으나, 나를 쳐다보는 아이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걱정되어 물었더니, 원인 제공자는 나였다는. 아침에 여러 아이가 있는 데서 '뚱땡이들'이라고 말한 것이 화근이었다.
기분이 나빴다고 하니 일단 사과 들어갑니다.
"기분이 나빴구나. 엄마가 그렇게 말해서 미안해."
사과와 함께 TMI(Too Much Information-과도한 정보)도 들어갑니다.
"엄마가 한 행동을 모욕적으로 느낄 수도 있었겠다. 공연히 사람을 모욕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되는데, 모욕에 대해 법대 나온 엄마가 좀 더 자세히 알려줄게."
"모욕은 사실의 적시 없이 피해자의 도덕성에 관하여 가지고 있는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인 감정표현을 의미하고, 농담, 불친절 등은 모욕이라고 판단할 수 없단다. 이러한 판단은 사회통념에 의해 객관적으로 결정돼. 아주 간략하게 설명해 봤는데 어때?"
"......"
역시 아무 대답이 없군. 내가 또 이긴 건가. 하하하. 이긴 듯도 하지만, 한편으론 억울하기도 하다. 귀여워서 뚱땡이라고 한 건데, 모욕하려는 고의는 하나도 없었는데, 그 말에 기분이 나빴다니. 이제 더 눈치 보면서 말해야겠군.
"흥! 등교도 하교도 함께 하지 않을 테다. 나도 삐침이야!"
오늘도 유치한 나의 육아는 '모욕죄'와 함께 살~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