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가 나온 김에 잠시 짚어보고 싶은 내용이 있다.
다시 모닥불 장면이다. 그 드라마의 모닥불 신에서는 흙바닥에 돌을 둥글게 쌓아두고 그 안에다 장작을 태우고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렇게 하면 안 된다.
지금 대한민국은 600만 인구가 캠핑을 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전국의 산과 계곡, 그리고 바닷가에서 이렇게 마구잡이로 모닥불을 피우고 즐긴다면 그 결과가 어떠할까. 산과 바다에 타다 남은 재가 나뒹굴고 검게 그을린 돌들이 여기저기 버려져 있다면?
캠핑에서 모닥불을 피울 때는 반드시 화로대를 사용하는 것이 기본이다. 화로대의 열기가 바닥에 직접 닿으면 땅에 있는 생물들이 위협받는다. 풀, 곤충, 각종 생명을 품은 씨앗들, 땅에는 온갖 생명이 깃들어 있다. 그래서 화로대는 바닥으로부터 어느 정도 떨어져 있는 것을 사용해야 하다. 또한 모닥불을 피우고 화로에 남은 재는 캠핑장에 마련된 재통에 따로 분리수거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캠핑장에 와서 그냥 흙바닥에 불을 피우고 놀다가 검은 재를 땅에 묻어버리고 가는 사람들이 있다. 그렇게 재로 얼룩지기 시작하면 다음 사람이 그 자리를 사용하기가 어렵게 된다. 어떤 이는 알고도 귀찮아서 그냥 버리고 가고, 어떤 이는 그렇게 해야 된다는 사실을 모르고 일을 저지른다.
캠핑장의 이러한 상황이 전국의 산과 들로 확장되지 않으리란 법은 없다. 방송제작진들이 좀 더 섬세해져야 하는 이유기도 하다.
물론 앞의 드라마에서는 주인공들이 캠핑을 떠난 것도 아니고, 모닥불이라는 장치가 멜로드라마의 달달한 분위기를 위한 장면으로 연출된 것이지만, 그렇다 할지라도 맨땅에 장작을 피우는 장면이 낭만으로 보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방송이라는 특성상 그것이 ‘표준’이자 ‘공인’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기 쉽기 때문이다. 방송에서 담배를 피우는 장면이 금지되는 이유와 마찬가지다. 담배는 건강에 해로운 기호품인데 그것을 공공연하게 보여준다면 마치 누구나 그래도 되는 것만 같은 ‘공공성’의 영향력을 가질 수 있기에 금지하는 것이다.
이제는 캠핑을 소재로 하는 방송 프로그램이 한둘이 아닐 정도로 캠핑이 대중화되었다. 유명 연예인들까지도 다투어 캠핑 유튜브를 개설하는 시대다. 방송의 영향력을 생각할 때, 방송 관계자들의 인식과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이제는 방송계도 캠핑에서 담보해야 될 기본적인 안전 문제와 캠핑 문화에 대해서 좀 더 폭넓은 가이드라인을 습득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