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 사부 2

by 엄마캠퍼 방성예

그리하여 나의 첫 캠핑 사부님과의 1대 1 텐트 피칭 강습이 시작되었다.

“자, 지금 시각이 4시 20분입니다. 20분 안에 이 텐트를 완성할 거예요”


대체로 텐트 치는 방법이란 말로 설명하자면 간단하다. 스킨을 펼친다, 폴대를 제 위치에 끼운다, 그리고 세운다, 팩을 박아 고정시킨다. 하지만 실제로 해 보면 구체적인 디테일에서 헤매기 마련이다. 어느 부분에 폴대를 끼워야 하는지 몰라서 몇 번을 넣었다 뺐다 하기 일쑤고, 이쪽을 끼워두면 저쪽이 빠져서 다시 끼우러 종종걸음 쳐야 한다.

텐트를 세우는데 마침 바람이라도 불게 되면 펄럭이는 텐트와 바람의 무게까지 버티고 잡느라 안간힘을 쓰기도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혼자 텐트를 치는 상황이기 때문에 누군가 살짝 잡아주면 간단하게 마무리될 상황에도 혼자 여러 번 왔다 갔다 하느라 체력 소모가 크다. 때문에 거실형 텐트를 칠 때는 동선을 잘 계산하면서 움직이는 것이 좋고 디테일한 요령이 필요한데 경험치가 없는 초보자는 절대 알 수가 없다.

그런데 그날 짚신여행님이 나에게 가르쳐 준 것은 바로 그러한 것들이었다. 오래 경험하지 못하면 알 수 없는 정돈된 노하우. 이를 테면 이러한 것들이다.


1. 폴대와 스킨을 체결하고 반대편 쪽으로 가기 전에 팩을 박아 두면 반대쪽에서 폴대를 끼울 때 빠지지 않고 사람 하나가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2. 텐트의 팩을 박을 때는 처음부터 깊이 때려 박지 말고 빠지지 않을 정도로만 해두어야 나중에 각을 잡을 때 다시 뺐다가 고정하기 쉽다

3. 텐트의 중심축은 어디고 어느 지점부터 팩을 박아야 하는지 알아야 모양새가 쉽게 잡히고 텐트에 텐션이 생기면서 힘의 균형을 이룬다.


이렇게 세심하게 하나하나 설명하고도 실제 피칭은 20여 분 만에 끝이 났다. 신기하고 놀라워하는 나를 두고 그는 쿨하게 수업을 마무리했다.

“이제 혼자 치실 수 있겠지요? 잘하실 겁니다. 아내가 차에서 기다리고 있어서, 저는 이만”

감사와 경탄의 눈빛을 발사하는 초보 캠퍼를 두고 그는 총총히 사라져 버렸다.


지금도 나는 생각한다. 아마도 그날의 1대 1 강습이 없었다면 나는 캠핑을 계속했을까? 배운 직후에는 혼자서 거뜬히 할 것만 같았지만 다음에 혼자 쳐보니 생각대로 되지 않았는데 그나마 그날 1대 1로 배웠던 기억이 없었다면 바람 부는 캠핑장에 퍼질러 앉아 얼마나 막막했을까.

사실 그날 나의 사부님이 전해 준 것은 텐트를 치는 노하우뿐만이 아니었다. ‘당신도 할 수 있다’ ‘혼자서도 해 내려는 그 용기를 응원한다’ ‘어려우면 도와줄 사람이 있다’는 어떤 메시지였다. 그것이 없었다면 나는 이래 저래 쩔쩔매다가 캠핑을 포기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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