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식탁에 이상한 식물이 있었다.
큰아이가 교육원에서 관찰한 식충식물을 가지고 왔다.
너무 자랑스럽게 들고 왔지만 그 식물들의 생김새는 나의 취향이 아니었다.
무엇보다 기르기 까다롭다고 들었던지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우선은 베란다 볕이 좋은 곳에 놓고 키우는 방법을 검색했다.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가지 않는 친구들이었다 물이 마르지 않게 화분밑단을 물에만 담가두면 되는 거였다.
그렇게 잊고 있던 녀석들에게 꽃이 피어났다 징그럽게 생긴 모습과 다르게 꽃은 매우 앙증맞았다.
내가 어릴 때 그리던 그 꽃.
가운데 동그라미를 그리고 반달로 꽃잎 다섯 개를 그리던 그 꽃이 파리지옥이 피운 꽃일 줄이야!
긴 잎끈끈이주걱꽃은 청초한 보라색 꽃인데 부끄럼이 많았다 해가 뜨면 청초한 얼굴을 내밀었다가 햇볕이 진해지면 꽃봉오리를 살폿 접었다.
기특하게도 날파리도 잘 잡는 이 녀석들이 이제는 정감이 가기 시작했다.
미안, 첫인상으로 판단한 내가 미안해 나도 내 인상이 사나워서 어릴 땐 오해를 많이 받기도 했었다.
난 그런 적이 없는데 생긴 게 사나워서 생긴 오해들 너희도 그랬을 터인데 저리 이쁜 꽃을 피우는 아이들인데 단지 나의 마음에 차지 않는 모습이라고 반가워하지 않았던 날 용서해 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