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을 친구로 여겨라

by 노을 강변에서

2018년 영국에서 ‘외로움 담당 장관’이 임명된 것을 시초로 2021년 2월 일본에서도 사회적 고독・고립 문제를 담당할 부처가 신설될 것이라는 보도가 있었다.


le91gnf3.png 영국 외로움 담당장관 트레이시 크라우치


외로움은 흡연이나 음주보다 훨씬 위험한 사회적 질병이라는 인식이 기관 신설의 이유라고 언론이 친절히 설명해 주었다.


외로움이 신체 건강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도 속속 발표되고 있는데, 영국의 「조 콕스 고독 위원회」와 「미국 정신의학연합회」 등의 발표에 따르면 외로움은 하루에 담배 15개비를 피는 것만큼 건강에 해로우며, 비만보다 공중 보건에 더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한다.


괴테는 “홀로 파라다이스에서 살게 하는 것보다 더 큰 형벌은 없을 것”이라고 하였고, 실러는 “강자란 훌륭하게 고독을 견디어 낸 사람”이라고 했다.


명사들의 경구를 살펴보더라도 고독한 삶은 권장할 생활방식이 아닌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홀로 사는 것을 비정상적 삶으로 인식하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골드 미스(Gold Miss)’라는 말이 처음 등장할 때만 해도 독신 여성을 위로하는 말 정도로 여겼는데, 요즘엔 각종 매체가 경쟁적으로 ‘혼자 잘 사는 법’을 다양하게 쏟아내고 있고, 홀로 살아도 부족하지 않을 사회적 기반이 확보되면서 독신의 삶은 이제 연민의 영역에서 완전히 벗어나 어엿한 삶의 한 형태로의 지위를 가지게 되었다.


실제 통계상 추이가 이를 증명해주고 있다.


1970년대만 해도 5명을 넘었던 평균 가구원 수는 2000년에는 3.1명, 2019년에는 2.4명, 2023년에는 2.2명으로 점차 감소하고 있고, 주된 가구 유형을 보더라도 1990년에는 4인 가구였으나, 2010년에는 2인 가구였고, 2015년에 이르러서는 1인 가구가 되었으며, 2023년 기준 전체 가구 대비 1인 가구 비중이 35.5%에 달한다.


이런 경향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 추세가 되고 있는데, 2019년 말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행한 「국제사회보장 리뷰」에 따르면 노르웨이・덴마크・핀란드・독일 등은 1인 가구 비율이 이미 40%를 넘어섰고, 스웨덴의 경우에는 무려 56.5%에 달한다.


서울대병원 연구팀이 최근 발표한 다음 자료에 따르면 이제는 홀로 살아가는 것이 두려움이나 극복의 대상이 아니라, 오히려 삶의 질을 높이는 생활방식이라는 생각에까지 이르게 된다.


연구팀은 2016년 9월까지 무작위로 전국 100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를 토대로 ‘이상적인 기대수명’이 싱글인 경우보다 배우자 있는 경우가 더 짧다고 발표하면서 여기에서 ‘이상적인 기대수명’이란 개인이 주관적으로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수명을 말하는 것으로 얼마나 오래 살고 싶은가에 초점을 맞춘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다시 말하자면 배우자 없이 혼자 살기를 원하는 사람이 그만큼 더 많다는 것이다.


인간은 어둠 속에서 고독하게 잉태되었고, 누구의 동반도 없이 홀로 세상을 떠나게 된다.


조금이라도 일찍 홀로되어 고독에 적응할 필요까지는 없더라도 고독을 두려워 말 것이며, 마지막까지 함께 할 친구로 여기며 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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