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질 하는 마당쇠와 팩폭 날리는 아내
헬스장에 발을 들일 때만 해도
내 목표는 명확했다.
군더더기 없는 잔근육에
날렵한 몸매를 가진 이소룡.
하지만 운동을 하면 할수록
내 몸은 이소룡과는 거리가 멀어졌다.
오히려 쌀가마니를 번쩍 들어 올릴 것 같은
듬직한 마당쇠나 임꺽정의 형상에 가까워졌다.
이유는 단순했다.
식단을 포기하고 먹고 싶은 걸 마음껏 즐기며
쇠질을 했기 때문이다.
"잘 먹어야 힘을 쓴다"는 마음으로 운동했더니
근육의 결 대신 덩어리가 찾아왔다.
어느 날, 운동 후 뭉친 승모근에 파스를 바르려고
웃통을 벗고 있을 때였다.
뒤에서 나를 보던 아내가
빵 터지며 한마디를 툭 던졌다.
"와, 팔뚝 봐. 내 종아리만 하네? 완전 닭다리 같다!"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내 가슴을 보더니 쐐기를 박았다.
"야, 젖 봐라... 어째 나보다 큰 거 같다? ㅋㅋ"
순간 당황했지만
나는 지지 않고 가슴 근육을 움찔거리며 응수했다.
"왜, 자기보다 커서 부러워? 이게 다 매일 땀 흘린 노력의 결과라고!"
비록 이소룡의 날렵한 선은 없지만
아내의 놀림 섞인 감탄사가 터져 나올 만큼
듬직한 체구를 갖게 된 것도 나쁘지 않다.
나는 지금 단순히 나이 드는 게 아니라
나만의 방식대로 멋진 중년을 준비하는 중이다.
이소룡은 영화 속에서나 보고
나는 현실에서 잘 먹고 힘 좋은
'명품 마당쇠'로 살련다.
훗날 더 나이가 들었을 때
"그때 참 열심히 운동하고 열심히 먹었지"라며
껄껄 웃을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오늘도 나는 그저 묵묵히
마당쇠의 길을 걷기 위해
헬스장으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