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이라는 이름으로 차마 건져내지 못한 수심

이해라는 문턱을 넘어, 사랑이라는 강물로

by 온새미로


​몬태나의 강물 위로

눈부신 햇살이 부서져 내릴 때

당신은 그 빛을 낚아채는

가장 자유로운 새였습니다.


​손끝에서 풀려나가는 낚싯줄이

허공에 그리는 유려한 곡선은

당신이 이 짧은 생애에 남기고 간

가장 아름다운 필기체였습니다.

​강물은 멈추지 않고 흐르는데

왜 당신의 시간만 그 찬란한 오후에 멈춰 서서

나를 향해 소년처럼 웃고만 있는지.


​우리는 서로를 다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당신의 무모한 용기도, 위태로운 방황도

형이라는 이름의 좁은 그물로는

끝내 건져 올리지 못한 깊은 수심이었습니다.


​하지만 아버지는 말씀하셨죠.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어도

완전히 사랑할 수는 있는 것이라고.


​강바닥의 둥근돌들 사이로

태초의 시간이 흐르고

그 위로 흩어진 포말들이 점점이 떠내려갑니다.

부서진 물보라가 강물에 몸을 맡기듯

나도 이제 당신이라는 그리움을 흐르려 합니다.

​기억의 강가에 홀로 앉아 낚싯줄을 던지면

물결 아래서 당신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모든 것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고

그 중심에는 여전히 우리가 사랑했던

강물이 흐른다고.


​이해라는 얄팍한 단어 없이도

나는 당신을 여전히, 온전히 사랑합니다.



이 시는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A River Runs Through It)을 감상하며

생의 황혼에 형인 노먼(Norman)의 관점에서 동생을 향한 그리움을 담아 써 내려간 글입니다.


​세월이 흘러 홀로 강가에 앉아

지난날을 회상하는

노먼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니


젊은 시절 그토록 눈부셨던 폴(브래드 피트)의

찬란한 미소와 그의 비극적인 죽음이

다시금 가슴을 아프게 파고들었습니다.


영화를 다시 보면서도

그 먹먹한 슬픔은 좀체 가시질 않았습니다.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어도, 완전히 사랑할 수는 있습니다."라는 영화 속 아버지의 말씀처럼


우리 또한 누군가를 다 알지는 못해도

온 마음을 다해 사랑할 수는 있을 것입니다.


​이 시가 소중한 사람들과의 추억을 반추하고

곁에 있는 이들에 대한 깊은 사랑을

다시금 확인하는 소중한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