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맛 잃은 조카를 살려낸 '이모부표 떡볶이'의 기적

이모의 크렘브륄레, "이모부, 떡볶이랑 같이 팔아주세요!"

by 온새미로

​이번 명절 연휴, 우리 집에는 아주 특별한 손님들이 찾아왔다.

수원 고모네 집에서 지내던 처제 아이들, 서령이와 서현이다.


오랜만에 만나는 조카들이 반가우면서도,

엄마의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게 잘 챙겨줘야겠다는 책임감이 앞섰다.


​반가운 인사도 잠시, 둘째 서현이가 방학 동안 입맛을 잃어 식사량이 부쩍 줄었다는 걱정스러운 소식이 들렸다.


한창 잘 먹고 뛰어놀 나이에 식욕이 없다니, 이모부로서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나는 곧장 팔을 걷어붙이고 주방으로 향했다.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메뉴이자,

내 자부심이 담긴 특제 떡볶이를 만들기 위해서였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떡볶이를 내놓자,

한 입 먹어본 서현이의 눈이 번쩍 뜨였다.

“이모부, 이거 진짜 대박이에요! 저 죽기 전에도 꼭 먹고 싶은 맛이에요!”


​입맛이 없다던 아이의 입에서 나온 최고의 찬사. 젓가락질을 멈추지 않고 복스럽게 먹는 그 모습에 요리하느라 흘린 땀방울이 눈 녹듯 사라졌다.


떡볶이 하나로 조카의 식욕을 소생시켰으니, 이 정도면 '금손 이모부'라고 자부해도 되지 않을까 싶어 어깨가 으쓱해졌다.


​이모부의 매콤한 떡볶이 뒤에는 아내(이모)의 달콤한 필살기가 기다리고 있었다.


아내가 정성껏 준비한 '크렘브륄레'가 디저트로 등장하자 아이들은 다시 한번 난리가 났다.


숟가락으로 설탕 막을 톡 터뜨려 부드러운 커스터드 크림을 한입 가득 넣은 서현이는 급기야 진지한 사업 제안까지 던졌다.


​“이모부, 이거 떡볶이 가게 차려서 이 디저트랑 같이 팔아야 해요! 진짜 팔면 대박 날걸요?”


​매콤한 떡볶이와 달콤한 크렘브륄레의 환상적인 조합이라니.


조카들의 열렬한 반응을 보니 우리 부부,

은퇴 후에 정말 '떡볶이&디저트 카페'라도 차려야 하나 진지하게 고민하게 된다.

​아이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만 봐도 배가 부르다는 어른들의 말이 무엇인지 다시금 깨닫는 하루였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우리 부부의 손맛이 엄마를 그리워했을 아이들의 마음속 허기까지 조금이나마 채워주었기를 바란다.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달콤한 디저트 향기로 가득 찼던 거실.

이번 명절, 우리 집은 그 어느 때보다 따뜻하고 풍성한 '진짜 집'이었다.